“앞으로가 중요하다” 진상조사 결과 이행 여부 확인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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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다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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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수) 이재학 PD 사망 사건 4자 대표자(언론노조·CJB 청주방송·유가족·시민사회)가 합의를 타결하면서 CJB 청주방송 본사에서 하던 농성은 오늘로 마지막이다. 합의안에는 △이재학 PD 명예 복직 △CJB 청주방송 비정규직 고용 구조 개선 △진상조사 결과 이행 등이 담겼다. 

“오늘…. 합의 발표가 나올 때까지도…. 마음을 졸였습니다. (CJB 청주방송이) 하도 여러 번 뒤집혀서 또 뒤집을 수도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이수희 충북민주언론시민연합 사무국장은 결국 울음을 터트렸다. 그는 지난해 7월 이재학 PD를 처음 만났을 때 기억을 꺼내 놓았다. 갑질 피해를 받았고, 부당해고를 당했다는 기사를 접하고 이재학 PD를 찾아갔다. 

물었다. 왜 그렇게 오랫동안 CJB 청주방송에서 그런 대접을 받으면서 일했냐고. 이재학 PD는 방송이 너무 좋고, 동료들이 너무 좋아서 버틸 수 있었다고 답했다. 이재학 PD의 싸움은 길었다. 비정규직 처우 개선을 요구하다 부당해고 당했을 때부터 근로자지위확인소송에서 패소해 목숨을 끊었을 때까지 외로운 시간을 보냈다. 

“이재학 PD에게 미안한 이유는 제가 조금만 더 힘이 컸다면, 제게 믿고 맡기셨을 수 있을 텐데 그런 걸 보여주지 못해서 더 긴 시간이 걸렸다는 생각이 들어 너무나도 미안하고 부끄러웠습니다.” 

이수희 충북민언련 사무국장 ⓒ 김다솜 기자
이수희 충북민언련 사무국장 ⓒ 김다솜 기자

이행 여부 지켜보는 게 관건 

이행안은 6개 분야, 27개 과제로 나눠서 발표될 예정이다. 항목별로 이행 기간을 명시해뒀다. CJB 청주방송이 이행 기간을 잘 지키는지 지역 사회가 지켜봐야 한다. 특히 비정규직 처우 개선 문제는 CJB 청주방송 내부에서 관심 있게 지켜봐야 해결될 수 있다. 

조종현 민주노총 충북본부장은 “지금까지는 충북대책위가 이재학 PD의 뜻을 앞세워서 싸워왔지만 앞으로는 CJB 내부 비정규직 노동자에게 더 큰 과제가 남아 있다”며 “우리의 힘이 필요할지도 모르겠다”고 전했다. 

합의가 끝이 아니라는 얘기다. 김정수 전국공무원노조 충북본부장도 “합의문 완성으로 끝내는 것이 아니라 타 방송사와 5인 미만 사업장 등 노동조합으로 보호받지 못하는 사람들이 제 자리를 찾을 때까지 투쟁하겠다”고 덧붙였다. 

ⓒ 김다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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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지현 비정규직없는충북만들기운동본부 공동 대표는 CJB 청주방송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비정규직 노동자들에게 기대를 걸었다. 선 대표는 “정규직 72명, 비정규직 42명으로 CJB 청주방송 직원 53.8%가 비정규직”이라며 “CJB 청주방송을 지키고 움직이는 일은 비정규직 노동자도 하고 있으니 바꿔낼 힘도 있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바로 23일(목) 오전 10시에 CJB 청주방송에서 공동 기자회견이 열린다. 이 자리에서 합의안 세부 내용이 공개될 예정이다. 이재학 PD 사망 사건 충북대책위는 기자회견이 끝나는 대로 CJB 청주방송 앞에서 진행했던 천막농성을 철수한다. 충북시민사회연대회의는 CJB 청주방송 보이콧 선언도 거둘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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