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도립대 2024년 2월 4700만원 들여 1박2일 워크숍 진행

명단 부풀리는데 국회의원과 도의원까지 끌어들여

참석자 명단엔 김꽃임‧김호경 의원도 포함, 결과보고서에 서명까지 첨부해,

김꽃임‧김호경 “참석한 적 없다…내 사인아냐. 조작된 것”

엄태영 국회의원과 보좌관 2명의 서명도 위조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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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월 충북도립대학교는 두 차례에 걸쳐 연수나 워크숍을 핑계로 제주와 부산을 오가며 1억여원이 넘는 세금을 사용했다. 명목은 연수였지만, 실상은 관광이었다. 5성급 호텔에 머물고 요트를 타고, 전신 마사지를 받았다. 제주도 연수는 총장과 부인, 보직교수 등 4명이 갔는데 15명이 간 것처럼 서류를 조작했다. 1인당 1000만원 가량 세금으로 흥청망청했다. 부산 연수도 참석자가 조작되고 비용이 부풀려졌다.

이것은 빙산의 일각이었다. 충북도립대는 교육부에서 지원된 ‘도립대 혁신사업비’ 수십억원을 제 맘대로 썼다. 실험실습 기자재를 구입한다며 구입하지도 않은 물품을 구매한 것처럼 서류를 조작했다.

일부는 예산낭비 수준을 넘어 범죄로 의심되는 행위였다. <충북인뉴스>는 국민들이 피땀 흘려 낸 세금을 훔쳐간 충북도립대 일부 구성원들이 벌인 ‘세금 도둑질’ 내역을 탈탈 털어 연속으로 보도한다. <편집자주>

충북도립대가 작성한 '2024년도 DX직업전환교육센터 성과공유회 및 워크샵' 결과보고서 표지
충북도립대가 작성한 '2024년도 DX직업전환교육센터 성과공유회 및 워크샵' 결과보고서 표지

 

부산과 제주에서 참석자를 조작해 경비를 부풀려 호화연수를 진행했던 충북도립대가 국회의원과 보좌관, 도의원들의 서명까지 조작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해당연수에는 국가보조금 지급을 심사하는 유관기관 소속 직원 7명도 참석했는데, 이들에게는 1인 당 20~30만원대 고급리조트 객실 하나씩이 배정됐고, 한우 식사 등이 제공됐다.

본보가 입수한 ‘2024년도 DX직업전환교육센터 성과공유회 및 워크샵’ 결과보고서에 따르면 충북도립대학교(총장 김용수, 이하 충북도립대)는 지난 해 2월 5일부터 6일까지 1박2일 일정으로 제천시 소재 ‘레스트리 리솜’으로 연수를 진행했다.

충북도립대는 총 35명에 침석했고, 4700만원을 지출했다고 결과 보고했다. 참석자들은 20~30만원대 고급 숙박업소에서 1인 1실을 사용하며, 1박 2일 일정에 1인당 134만원을 사용했다.

행사는 첫째 날인 2월 5일 오후 3시에 워크숍을 시작해, 한 시간짜리 특별강연, 40분 분량으로 성과공유 발표, 40분 개선방향 논의 등 총 2시간 20분 동안 진행됐다.

오후 7시부터는 인근에 있는 ‘○○○한우촌’에서 만찬을 즐겼다.

둘째 날 아침 ‘레스트리 리솜’에서 조식을 먹고, 한 시간 정도 특강을 진행한 뒤 점심을 먹는 것으로 행사가 종료됐다.

워크숍 일정표
워크숍 일정표

 

참석자 명단에는 엄태영(국민의힘) 국회의원과 보좌관 2명, 김꽃임‧김호경(국민의힘) 충북도의원, 충북라이즈센터 직원 7명, 충청대학교, 충북보건과학대학교 교직원이 포함됐다. 충북도립대학교 직원은 김용수 총장 등 10명이 포함됐다.

이외에도 민간기업 관계자 2명 등 총 35명이 참석한 것으로 서류상엔 돼 있다.

객실은 기본인원 2명부터 4명까지도 사용할 수 있도록 돼 있지만 참석자 모두 1인 1실을 사용했다. 

그 결과 1인당  비용은 134만원에 달했다. 호사스런 연수였다는 지적을 받는 이유다.

참여기관 중 ‘충북인재평생교육진흥원 충북라이즈센터’는 충북도내 대학에 지급되는 ‘라이즈사업비’를 심사하는 기관이다.

김꽃임‧김호경 도의원 “참석한 적 없는데요”

2025년 2월 각각 5000여만원이 사용된 제주와 부산연수와 마찬가지로 2024년 제천 ‘레스트리 리솜’ 연수도 참석자가 부풀려진 것으로 것으로 나타났다.

충북도립대는 결과보고서에서 2024년 2월 5일 엄태영 국회의원과, 김꽃임‧김호경 충북도의원이 참석했다고 기재했다.

2월 6일에는 엄태영 국회의원과 보좌관 2명, 김꽃임‧김호경 도의원 등 36명이 참석했다고 보고했다.

충북도립대가 결과보고서에 첨부한 참석 확인 서명지. 엄태영(국민의힘) 국회의원과 김꽃임(국민의힘), 김호경(국민의힘) 도의원의 자필 서명한 것으로 돼 있다. 하지만 이들은 행사에 참석하지 않거나 하루만 머물렀다며 서명이 조작됐다고 밝혔다. 
충북도립대가 결과보고서에 첨부한 참석 확인 서명지. 엄태영(국민의힘) 국회의원과 김꽃임(국민의힘), 김호경(국민의힘) 도의원의 자필 서명한 것으로 돼 있다. 하지만 이들은 행사에 참석하지 않거나 하루만 머물렀다며 서명이 조작됐다고 밝혔다. 

 

더불어 2월 5일과 6일 두차례에 걸쳐 참석자들의 자필 서명이 담긴 참석자 서명지를 첨부했다.

하지만 참석자 명단이 실린 김꽃임‧김호경 도의원의 참석 자체를 부인했다. 이들은 한결같이 이 행사에 참석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결과보고서에 첨부된 서명에 대해서는 “내 서명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엄태영 국회의원과 보좌관들의 서명도 조작된 것으로 의심된다.

엄태영 의원실 관계자 A씨는 “첫날 의원님이 들러 격려사를 한 것은 맞다. 저 포함 다른 보좌관도 동행했다”면서도 “이곳에서 숙박도 하지 않았고, 둘째 날 행사에는 참석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서명과 관련해서는 “서명을 한 적이 없다. 둘째 날 참석도 안했는데 서명을 어떻게 하겠냐”라며 “하지도 않은 일에 대해서 따로 할 말이 없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충북도립대학교 핵심관계자는 “경찰 수사와 충북도 감사가 진행되고 있는 만큼, 일일이 답변하지 안겠다”며 “조만간 학교차원에서 공식적인 입장을 밝힐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충북도립대는 올해 2월 진행된 제주도 연수에서 실제 참가자는 김용수 총장과 부인, 보직교수 3인 등 5명에 불과했지만 15명이 참가했다고 허위로 보고했다. 같은 달 부산 연수에선 18~19명이 참석했지만 30명이 참석한 것처럼 허위로 기재해고, 참석자가 서명을 한 것처럼 서류를 기재하는 방식으로 경비를 부풀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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