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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안개 자욱한 한려수도 끝자락 쪽빛바다, 붉으스레한 황토밭이 억세지만,정겹고천천히세상을 周流하듯구불구불 여유로운 해안 길앞만보고 달려가는 내 발길 멈추게 하네알고자 하거든...80리 뱃길우에품었던것,움켜쥐었던것뱃머리에 하얗게 토해내고그냥먼 바다한점 섬이고 싶지.
문화·관광
육정숙
2008.05.31 1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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햇 빗살 곱게 빗어 내리는 오후! 아득한 시절, 그 어느 시간에 머물러 비몽사몽 세월을 더듬고 있었다. 따스하고 포근한 햇살이 무기력해져 있는 내 작은 육체의 세포들을 분주히 움직여, 멈추게 한 곳은 미호천 둑길. 지난겨울 굽이굽이 흐르던 삶의 애환들을 툭툭 털어내며 날아오르는 청둥오리들의 힘찬 날갯짓에서 봄 햇살이 보석처럼 부서져 내렸다. 어느새 봄이 소리 없이 찾아 왔다. 여름처럼 요란한 빗소리도, 천둥도, 번개도 치지 않고 어느 날, 문득 산수유 노란 꽃망울에서 사람들은 봄을 알아보고 옅은 깔의 봄옷들을 입느라 분주하다. 그러나 화사한 봄 역시 순조롭게 고요한 눈길로 어울러주지를 않는다. 바람의 질투는 그 어느 것 보다 까시락지다. 허나 이십대의 맨다리 짧은 미니스커트 앞에서는 휘
문화·관광
육정숙
2008.03.29 2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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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길 물속은 알아도 한 치 사람 속은 겪어봐야 안다’는 옛말이 있다. 길을 가다보면 수많은 사람들을 만나게 된다. 잘생긴 사람. 못생긴 사람, 키가 큰 사람, 작은 사람, 어른,아이, 남자, 여자, 옷을 잘 입은 사람, 행색이 초라해 보이는 사람, 능력이 대단한 사람 등등. 그뿐인가? 한평생을 살다보면 많은 일들을 보고 겪으며 살아가게 된다. 좋은 일, 슬픈 일, 기쁜 일, 가끔은 오해도 생기고, 때론 억울할 때도 있다. 그런 모든 일들은 사람들과의 관계에서 비롯되기에 쉬운듯하면서도 어렵고 어려운 것 같으면서도 수월 할 때가 있다 큰아들이 옥수수 잎처럼 생긴 분 하나를 얻어온 일이 있다. 외할머니가 애지중지 아끼던 화초인데 외손자인 저한테 주셨다고 꽤나 기분이 좋아 보였다. 꼴이 하도 볼품없
문화·관광
육정숙
2008.03.29 2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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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쪽으로 난 창에 고개 내밀고, 별을 헤다가 삼베 보자기에 달 빛 우려내어, 밤새도록 그려 낸 무채색 화폭!그 화폭에 별똥별이 선하나 쫙 그어댔다. 기별도 없이...사색의 구도조차 그려 보지 못했던, 쇠심줄 보다 더 질긴 인연을 속살까지 태워버린 담금질로 빚어 낸, 한줄기 섬광으로.툭잘라 버리고, 노역에 지쳐 뒤척이는 대지에 맨발로 나는 서 있다. 오늘밤도, 어젯밤도, 그제도...tv를 보면서 혼자 밥을 먹었다.때때마다 밥을 짓지 않아도 되었다.언 땅위에 맨발로 서서, 시린 발보다 더 시린 가슴 쓸어내리며 두 발로 모둠 세우고 습관처럼 별을 헨다.별 하나 나 하나, 별 둘 나 둘...별 하나 힘겹게 따내려 내 화단에 심어 두었다. 아니 하나 더.달빛도 꼬드겨 불
오피니언
육정숙 시민기자
2007.03.0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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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덧 또 한해가 저무는구나!' 해마다 이맘때면 내 심연으로 깊이를 알 수 없는 동굴이 자꾸만 생겨난다. 그곳에서 바람소리 들려오면 그리운 이, 보고픈 이, 하나, 둘 불러 모아 삼삼오오 꺼리 만들어 술잔이라도 기울이고 싶어진다. 일 년 중 마지막 달, 12월은 그래서 언제나 시끌벅적하다. 시월은 온 산야를 붉게 물들이느라 호들갑스럽고, 11월은 이별 준비에 조용하고 엄숙하다. 12월은 이별과 만남의 관문이다. 그러하기에 슬픔과 희망이 교차하는 달이요, 새로운 해를 맞이하기 위해 또한 분주한 달이다. 성당에서는 세속에서 내가 묶어놓은 매듭, 고해성사로 풀어내 티끌 없는 순백의 영혼으로 거듭나게 하고, 개신교 마당으로 하늘의 별 총총 꿰어 휘장처럼 장식을 드리우고 이 땅에서 가난
오피니언
육정숙 시민기자
2006.12.2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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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녘의 모든 것들이 하나 둘 사라 져 갈 무렵이면 내안에서는 그리움이 하나, 둘 깨어나기 시작 한다. 고운 단풍잎에 꿈 담고, 사랑실어 바람 속으로 날리던 여고시절...교련복이 멋졌던 아이에게 노란 은행잎으로 띄우던 사랑의연서, 갈래머리에 베레모, 하얀 제비칼라의 추억들을 스케치 하며 이 가을, 낙엽 서성이는 길모퉁이에 서 본다.해마다 이맘때쯤이면 잃어버린 시간들에 대한 목마름에 심한 갈증이 인다. 이렇게 가을은 무심히 보냈던 시절, 잊혀진 날들, 또 세월 따라 잊혀져 간 사람들을 생각나게 한다. 찬바람 문틈으로 스며들 때면 길가는 아무나 붙잡고 곡차 한 잔 나누고 싶다. 넉넉하지 않아도 나누고 싶고, 누군가와 함께 하고 싶은 건, 세월 따라 깊어져가는 정 때문이리라 바람에 낙엽 하나!
오피니언
육정숙 시민기자
2006.11.2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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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둠의 장막을 밀치며 달려 온 빛! 찬란한 아침햇살이 내 가슴을 뛰게한다. 그것은 보이지 않는, 아니, 앞으로 전개 될, 그 어떤 새로움에 대한 기대요, 이 순간까지 알았고 또 이미 겪었기에 익숙해져 있는 것에 대한, 무미건조함이 아닌 새로움에 대한 호기심,신선함,설레임 같은 것이다. 그러나 하루 일을 마치고 지친 육신으로 바라 보는 석양! 피곤에 지쳐 쓰러질듯한 몸이지만 또 하나의 하루를 태우며 쏟아지는 노을빛! 그 장엄한 아름다움앞에서, 다만 숙연해 질 뿐이다. 그것은 참고 견디며 보듬어 온 세월 속의 빛이기 때문이리라.이젠 제법 아침 저녁 찬 기운이 느껴진다. 짙은 초록, 강렬한 태양의 열정에 흔들리던 내 옅은 삶의 빛깔이 원색미의 여름에 익숙해져 갈 무렵, 어느새 거슬러
오피니언
육정숙 시민기자
2006.10.0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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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름이고 싶다. 바람이고 싶다.언제 내 얼굴에 주름이 찾아 왔는가!언제 내 머리카락에 서리가 내렸는가! 눈물이 핑그르르 돈다.어린시절이 그리워진다.어머니가 그리워진다.어느새 늙은 아낙이, 어느새 늙은 사내가내 곁에 누워 자고있다.나 어디서 왔는가!
문화·관광
육정숙 시민기자
2006.08.3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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잊어가야 할 그 모든 것들인데... 나 또한, 어디두고 나를 찾았는가! 겨울이 춥다고 아우성쳐 대더니 이젠 여름이 덥다고? 무엇이 옳고 그르다는건가! 제 자신조차 모르면서. 삶의 언저리만 뱅뱅 돌면서. 저 바람은 누구를 향한 비아냥인가 너도나도 모두 거기서 거긴걸
문화·관광
육정숙 시민기자
2006.08.1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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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탁소리... 가녀린 손끝을 타고장삼자락 흔들어 대는 저 바람 속으로 흩어지는데비구니의 저녁 예불소리절절하니 도량으로입술을 당차게 오무린 한송이 연꽃대궁시끌벅적한 세상을 향해 소리없이 치솟는다 도량에 돌틈새 비집고 나온 여린 풀꽃들그저 온몸을 드러 냈을 뿐인데바람에 흔들리는 저 모습은 왜 그리도 고운고!법의 향기런가진리의 향기런가도량 가득한 풀내음은 또 어쩌려구 저리도 향긋 하던가!저녁놀은 타고 칠월의 해거름은 석류알을 맘껏 토해낸다시나브로 어둠자락 깔리는 산사는속옷 속으로 언뜻언뜻 비치는 여인네의 속살이 듯아른거리는데나그네는 바람따라 흩어지는 목탁소리에속내를 털어내고 또 털어 내 보지만저
문화·관광
육정숙 시민기자
2006.07.0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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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리없이 스치듯 지나가는 세월!흔적만 두고 사라져버린 시간에 대한 아쉬움에, 애드러워 손을 뻗어 보지만 잡을수도 되돌릴수도 없다. 그 안타까움에 가슴으로 한가득 그리움만 고여온다올봄에도 벚꽃은 어김없이 피었다.오늘 하루도 바득 거리다, 문득 뒤돌아보니 어느새 꽃진자리 파랗게 잎이 돋았다.이미 사라져 간 날들, 꽃진자리!한참을 서성거렸다.흐르는 세월처럼 냉정한 것이 또 있을까?벚꽃 그늘 자근자근 밟고 서서 추억만 파랗게 물들여간다. 모아쥔 고사리손에 한 가득 따 온 꽃잎을 어미에게 뿌리며 해맑은 웃음 던지던 어린아들녀석들 모두 어디로 갔을까?젊어서 곱던 모습 그리고 저 꽃 바람속에서 두 어린아들과 웃음꽃 흠벅지게 날리던 벚꽃그늘...그
문화·관광
육정숙 시민기자
2006.05.1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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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향기 진하더이다설레는 맘으로귀기울였더니창밖에 서성이는 건그저 바람이더이다꽃그늘자리엔그리움만 가뭇하게늘어지고...행여 그리운이 음성이라도 들릴까!숨조차 쉬지 못하는데먼 곳에 개짖는 소리는 짧은 봄 밤꽃잎만 떨구더이다.
문화·관광
육정숙 시민기자
2006.05.0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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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일 오후!모처럼만의 여유인듯 싶다. 갑자기 주어진 나만의 시간이 오히려 내게 잠시 부담처럼 여겨진다? 그러나 아니지 얼마만인가 싶어 난 여유속의 여유를 부리기 시작했다. 예닐곱살 되뵈는 녀석들의 조잘거림이 사무실 창을 넘어왔다. 긴겨울 움츠렸던 아이들, 조금은 얇아진 옷을 입고 노는 모습들이 귀엽고 천진스러웠다. 그들에게서 나는 아주 까마득한 날들을 낚아 올리고 있었다.아지랑이 흔들고 오는 꽃바람은 눈사위를 희끄무레 흐려 놓았다. 흐릿한 시야 덕분에 실눈을 뜨고 바람속에서 먼 남쪽의 소식을 듣는다. 창틈을 비집고 들어 온 봄햇살이 멍한 내 모습에 흠칫 놀라 사무실 바닥으로 길게 누워 버렸다. 긴 겨울을 달려오느라 지친 탓인가! 그사이 은근슬쩍 졸음이 그림자처럼 덮쳤다. 어느새 참으로
문화·관광
육정숙 시민기자
2006.03.1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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휘장처럼 드리운 어둠 속으로, 나의 잃어 버렸던 시간들이 하얗게 쏟아지고 있었다. 나는 우두커니 서서 골목으로 사라져가는 사람들의 잰 발걸음 소리를 듣고 있다. 순간 나는 부리나케 그들을 쫓아가 나의 향방을 묻기라도 해야 할 것 같은 불안감으로 점점 오그라드는 나를 의식하며 어둠을 응시하고 있다. 그 어둠의 공간은 마구 흔들리는 가로등 불빛을 쫓아 까슬까슬하게 마른눈으로 채워지고 있었다. 어둠에 쌓인 골목길을 가로등이 희미하게 비추고 있다. 그 빛이 휘청거릴 때 마다 품속을 파고 드는 바람은 행인들의 옷깃을 자꾸만 자꾸만 여미게 했다. 묵직한 삶의 그림자를 등에 지고 종종 걸음으로 사라져 가는 어느집 가장의 등 어깨엔 어느새 눈이 하얗게 쌓여 노곤했던 하루를, 마치 다독이고 있는
문화·관광
육정숙 시민기자
2005.12.2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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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을 오르다 보면 버린다는 의미, 진실한 땀의 대가, 자연의 질서 앞에 온전히 순응 할 줄 아는 겸손함을 배운다. 생각지도 않았던 삶의 변화에 뒤늦게 생활전선에 뛰어들게 되었다. 반평생 살아 온 생활 패턴의 급격한 변화를 받아들여야 한다는 것이 무척 힘들었다. 그리하여 매사 안정적이지 못 한 것이 미래에 대한 불확실로 다가와 자꾸만 나를 뒤흔들었다. 무슨 일이든 미리 생각하고 걱정하다보니 과거, 현재, 미래 할 것 없이 일어나는 시간의 공황증세에 시달리기 시작했다. 어두워지기 시작하면 밝은 아침이 다시는 오지 않을 것 같은 두려움, 군에 간 두 아들이 집으로 돌아 올 시간들은 까마득하기만 하고, 또 이런저런 해결해야할 일들을 금방 내 눈앞에서 뚝딱 해결하지 못한다는 강박관념으로 인해, 순간
문화·관광
육정숙 시민기자
2005.09.2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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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바람 불어온다.가을은 과일 익어가는 단내로, 온 산야를 곱게 물들이는 따스한 햇빛살로, 달빛이 고운 가을밤! 가슴을 파고드는 풀벌레소리로 바람 속에 사랑의 밀어를 품고 온다. 이런 가을날, 며칠동안 누군가에게 전화 한통 오지 않고 또 아무도 찾아 주는 이 없고, 아무 할일도 없이 우두커니 혼자 빈방만 지키다가 그 지독한 외로움에 거리로 뛰쳐나왔다. 이 광활한 천지에 나 홀로 서성이다 허전해서 너무도 허전해서 멍하니 공허한 하늘만 바라보고 서있다. 바라만 보아도 푸른 물 뚝뚝 흘러내릴 것만 같은 맑고 투명한 하늘색! 그 도도한 빛깔에 한참 넋을 놓았다. 멀리서 비행기소리 여운처럼 들려 왔다. 어디로 가는 여객기일까? 이별과 만남의 통로. 만남은 헤어짐의 시작이요, 헤어
문화·관광
육정숙 시민기자
2005.09.1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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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은 모든 사람들을 시인이 되게 한다. 초록 숲에, 벼가 누렇게 익어가는 들판에, 졸졸거리며 흘러가는 개울물에, 가을빛이 튀면 그 맑고 투명함에 가슴이 울렁거린다. 그 가을빛을 따라 시인들의 눈은 아름다움을 쫒고 가슴은 사랑을 쫒는다. 이 가을은 잔잔한 호수면의 파문처럼 사랑이 사람들의 가슴으로 잔잔하게 퍼져 갔으면 좋겠다. 이렇게 가을이 오면 가끔 생각나는 부부가 있다. 십삼사 년 전 무렵, 청주 외곽으로 산이며 과수원, 논밭을 경지정리 하여 아파트를 짓고 분양을 했다. 그래서 아파트 근처엔 미처 아파트 부지로 들어가지 못한 허름한 집들이 더러 있었다. 작은 오두막 한 채! 늦은 저녁, 오렌지색 불빛이 작은 종이 창문 틈새로 새어 나오던 집, 가을 저녁이면 청국장 끓
문화·관광
육정숙 시민기자
2005.09.1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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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새 구월이다. 무덥던 여름이 소리 없이 떠난자리, 아침 저녁 선들바람 찾아오니 이제야 살 것만 같은 그 어떤 안도감 때문에 평온한 마음이다. 사람을 빨래 짜듯 땀을 흘리게 하던 태양의 그 강렬함도 어쩌지 못했나보다 자연의 순리 앞에선. 한 여름, 푹푹 쪄대는 무더위를 견디지 못해 에어컨을 틀어 댔지만 어디 요즘 아침 저녁 불어오는 서늘한 바람의 맛만 하던가! 상반된 모순성이 있어야만 그 진가를 느끼게 되는 것인지. 세월 따라 오묘한 자연의 이치가 새록새록 더해 감에 따라 나 역시 점점 묵은지가 되어 가야 하건만, 여전히 어리석은 모습으로 삶 속을 헤맨다. 어느 한 순간도 애쓰지 않고는 살아 갈 수 없는 것이 우리의 삶인데 반항처럼 애쓰다가 지쳐 잠시 눈을 돌리다 보니 아스팔트 틈새를 비집
문화·관광
육정숙 시민기자
2005.09.0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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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월의 태양은 이 세상 모든 것들을 마치 아이스크림처럼 녹여내기라도 할 듯 강렬했다. 숨 막히는 무더위 속에서 흐르는 땀을 씻어내며 사람들은 이렇게 몇 날만 더 견디고 나면 머잖아, 아침, 저녁 선들 바람 부는 가을이 소리 없이 달려와 우리 곁에 머물 것이라고 말한다. 이렇게 사람들은 가슴으로 희망의 샘물을 길어 올리기 위해 힘겹지만 수없는 일상을 맞이하고 보낸다. 지인의 부음 소식에 병원 장례식장을 찾았다. 오기로 한 지인들이 아직 도착 하지 않아 잠시 기다리는 동안, 땀에 끈적이는 손과 팔을 씻을 요량으로 화장실 세면기 앞에 섰다. 수도 꼭지를 틀자 기다렸다는 듯 쏟아지는 물줄기는 세면기 속에서 아우성을 쳐댔다. 내 손과 팔뚝을 시원하게 씻어 내리고는 이내 작고 검은 홀 속으로 순식간에 사라져
문화·관광
육정숙 시민기자
2005.08.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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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든 가슴에 품을 그리움 하나 있다면, 그래도 삶이 아름다웠다 할 수 있지 않을까? 쟈스민의 향기가 첼로의 감미로운 선율 속으로 촉촉이 젖어드는 찻집! 계절이 저무는 가을도 아닌, 폭염이 아스팔트위를 난무 하는 이 여름날, 찻집창가에 걸린 노랑장미꽃이, 야윈 몸짓으로 옅은 바람결에 마른 기침소리를 뱉어 내고 있었다. 화려했던 꽃빛깔은 어느새 퇴색되어가고 싱그럽던 초록의 줄기들은 바싹 말라 있었다. 그 창가에 걸린 마른 꽃을 바라보다가 문득, 며칠 전 길에서 우연히 만났던 할머니의 모습이 영화의 한 장면처럼 떠올랐다. 할머니를 보던 그 순간! 나는 내 젊은 날이 다 가기 전, 죽어도 여한 없을 사랑, 아니 내가슴이 시키는 사랑, 한번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번개처럼 나의 뇌리를 스쳐갔던 것이다
문화·관광
육정숙 시민기자
2005.07.17 0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