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파리바게뜨 제빵사 노조탈퇴 강요 혐의 SPC그룹 허영인 회장 긴급체포
황재복 공동대표는 지난 4일 구속…강선희 씨, 황 대표 구속 2일 전 돌연 사임
판사출신 강선희 씨 2023년 3월 각자대표 취임, 법무‧대관 업무 등 총괄
김진모 후보 “노조탈퇴강요는 3~4년 전 일, 배우자와 무관”


국민의힘 청주서원 선거구 김진모 후보의 배우자 강선희씨가 지난 3월 초까지 대표로 있던 SPC그룹이 위기를 맞고 있다. 지난 3월 4일 강선희씨와 공동 각자대표로 있던 황재복 대표가 구속된데 이어, 2일 그룹 허영인 회장이 긴급체포됐다.
2일 SPC그룹의 '파리바게뜨 제빵기사 노조 탈퇴 강요'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소환조사에 여러 차례 불응한 허영인 SPC그룹 회장(74)을 체포했다.
서울중앙지검 공공수사3부(부장검사 임삼빈)는 허 회장에 대해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위반 혐의’로 법원에서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이날 집행했다.
검찰은 이날 오전 8시께 허 회장이 입원해 있던 서울 시내 한 병원에서 영장을 집행한 뒤 서울중앙지검으로 압송해 조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SPC는 국민의힘 청주서원 선거구 김진모 (전 서울남부지검장) 후보의 부인 강선희씨가 2023년 3월부터 올해 3월 2일까지 각자대표로 재직했던 회사다.
SPC는 SPC그룹의 지주회사인 특수법인이다. SPC는 황재복 대표 체제로 유지해오다 지난 해 3월 강 전대표를 영입하면서 2인 각자대표 체제로 유지돼 왔다.
SPC 그룹에 대한 검찰조사 혐의는?
검찰은 현재 2019년 7월∼2022년 8월 SPC 자회사인 PB파트너즈에서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화섬식품노조 파리바게뜨지회 조합원들을 상대로 탈퇴를 종용하고 승진 인사에서 불이익을 줬다는 의혹을 수사 중이다.
지난 3월 4일 서울지법은 구속영장이 청구된 SPC 각자대표 황재복 대표에 대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앞서 검찰은 지난 2월 27일 황재복 대표에 대해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위반과 뇌물공여 혐의로 황 대표의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검찰은 황 대표가 2021년 SPC그룹 계열사인 피비파트너즈 대표이사로 있으면서 파리바게뜨 제빵사의 민주노총 탈퇴를 종용하는 등 부당노동행위를 했다고 보고 있다.
검찰은 또 허영인 에스피씨 그룹 회장이 배임 등 혐의로 2020년 9월부터 2023년 5월까지 서울중앙지검 공정거래조사부 수사를 받을 때 황 대표가 영장 청구 정보 등을 제공받는 대가로 검찰수사관에게 향응을 제공하는데 관여한 것으로 보고 있다.
SPC그룹 계열사, 연달아 노동자 사망사고, 노동계는 ‘중대재해 살인기업’ 호칭
SPC그룹은 노동계에선 악명이 높다. 노조탈퇴 공작뿐만 아니라 ‘죽음의 공장’, ‘살인기업’이라고 호칭한다.
그만큼 중대재해가 빈번하게 발생했고, 노동자의 안전은 지켜지지 않았다는 것이다.

2022년 10월 SPC그룹 계열사인 평택 SPL 제빵공장에서 끼임 사고로 20대 노동자가 사망했다.
가로·세로·높이가 약 1m, 깊이 50∼60㎝ 정도 되는 오각형 모양의 교반기에 마요네즈와 고추냉이 등 배합물을 넣어 섞는 작업을 하다가 사고를 당했다.
내용물이 제대로 섞이지 않으면 직접 손을 넣어야 하는 등 위험 요소가 있어 2인 1조로 일해야 했지만, 혼자 작업을 한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SPC그룹은 20대 근로자의 사망사고 당일에도 공장 가동을 멈추지 않은 것으로 드러나 사회적 비난을 샀다.
당시 윤석열 대통령까지 나서 “아무리 이윤이 좋아도 인간적인 배려를 해야 하는 것 아닌가”라며 경위 파악을 지시하기도 했다.
당시 경찰은 안전 조치 의무를 다하지 않은 책임을 물어 강동석 SPL 대표이사를 포함한 공장 관계자 5명을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로 입건해 검찰에 송치했다. 지난 해 2월에는 경기고용노동지청은 강동석 SPL 대표이사를 중대재해처벌법,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혐의로 기소 의견을 달아 수원지검 평택지청에 송치했다.
이 뿐만이 아니다. SPC그룹 계열사 직원은 지난해 11월 노동당국이 계열사 전체를 대상으로 실시한 산업안전보건 기획 감독 과정에서 감독관의 서류를 뒤져 감독계획서를 무단 촬영하다 적발되기도 했다. 이 직원도 지난 해 2월 방실침입죄로 검찰에 송치됐다.
SPC그룹 검찰 전방위 수사등 사법리스크 커질 즘, 판사출산 강선희 씨 영입
서울남부지검장 출신인 김진모 후보자 배우자인 강선희씨는 판사출신으로 지난 해 3월, SPC의 각자대표로 선임됐다.
강 씨는 판사출신으로 노무현 정부시절 청와대 행정관을 지냈고, SPC 각자대표로 취임하기 직전에는 법무법인 광장 소속의 변호사였다.
그 이전에는 오랜 기간동안 SK그룹 계열사에 근무하면서 부사장 지위까지 올랐다.
SPC가 판사출신인 강 씨를 영입한 것을 두고 업계에서는 “경기 평택 소재 SPL공장 안전 사고로 인한 법적 이슈 대응 및 기업 문화 쇄신 차언에서 전문가를 영입한 것”이라고 풀이했다.
강 씨가 각자대표로 영입되면서 당초 경영을 총괄하던 황재복 대표는 사업 관리 등 내부 업무로 영역을 줄이고, 강 대표는 법무·대관·홍보 등 대외 업무를 각각 나눠 맡은 것으로 전해졌다.
강선희 전 SPC 각자대표, 무슨 역할 했나?
판사출신의 강선희씨가 사법리스크에 휩싸인 SPC그룹에서 어떤 역할을 했는지에 대해서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에 대해 김진모 후보는 “ 이제 뭔가 문제가 생기니까 시스템을 좀 정상화하고 대기업의 어떤 바람직한 인사 관리나 노무관리 시스템을 또는 법률(적인 측면에서) 어떤 사전 체크 시스템을 도입하겠다”했다며 “SPC 그룹을 정상화하는 데 도움이 되려고 갔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강선희 전 대표는 SPC에서) 법(률 업)무도 담당하고 또 홍보도 담당했다. 사장(=대표)을 했으니까 대관(=관청업무) 업무를 했다”며 “(그룹측과) 의견이 (맞지 않았다). 예를 들면 (강 전 대표가) 강하게 개혁을 추진하려고 했는데 그게 뜻하는 것과 잘 맞지 않아서 퇴직한 것”이라고 말했다.

김진모 후보는 강선희 전 대표가 SPC 각자대표로 가게 된 것에 것에 대해 자신이 권유했다고 밝혔다.
김 후보는 “제가 그랬다”며 “수만 명이 근무하는 회사인데 회사를 잘 정상화시키고 이게 시스템으로 운영하는 회사를 만들면 그것이 의미 있는 일 아니냐! 원래 (강선희 씨가 법무법인) 광장의 고문 변호사로 잘 있는 거를 제가 가서 도와주라고 했던 게 지금 이렇게 됐다”고 말했다.
김진모 후보는 구속된 황재복 대표가 받고 있는 노조탈퇴 강요 혐의와 강선희씨는 전혀 관계가 없는 문제라고 밝혔다.
김 후보는 “(황재복 대표는) 3~4년 전 노조방해 행위 때문에 구속이 된 것”이라며 “저희 집사람이 저기 들어가 회사에 들어가기 훨씬 전의 일”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런 문제에 대해서 뭔가 개선책이 필요하다고 그래서 저희들이 그냥 오랫동안 대기업에 근무한 어떤 그런 경험을 전수하기 위해서 들어갔던 것”이라며 “생각보다 그런 것이 쉽지 않았고 노력을 해도 일부는 노력해서 개선하기도 했지만 한계가 있어서 회사를 그만두고 나온 것”이라고 말했다.
김진모 후보 배우자 강선희 전 대표, SPC에서 받은 급여는 얼마?
김 후보 부부 재산 ‘2017년 36억여원→2024년 99억여원’ 63억원 가량 증가
김진모 후보가 2017년 서울남부지검장으로 재직할 당시 공개한 공직자재산신고 현황에 따르면 김 후보 부부와 자녀 합산 총 36억7571만원의 재산을 신고했다.
이 금액은 2016년 12월 31일 기준이다. 당시 김 후보 부부가 소유한 부동산 서울 서초동래미안아파트가 유일했다.
이번 총선에 출마하면서 김 후보 부부는 선거관리위원회에 99억477만원의 재산을 신고했다. 2017년에는 자녀 재산이 포함됐지만, 이번에는 포함되지 않았다.
정리하면 김 후보 부보는 7년 사이 총 63억원이 증가했다. 이중 부동산인 아파트 신고가액은 2017년 7억4000만원에서 10억원 가량 늘어난 17억원으로 신고했다. 아파트값 가격 상승에 따른 증가액 10억원을 제하더라도 근로소득으로 50여억원이 늘어난 것이다.
재산 증가에 대해 김 후보는 “저희 부부는 급여 수입과 변호사 업무 수입 이외의 다른 수입은 전혀 없었다”고 밝혔다.
그는 “배우자의 경우 SK그룹 임원으로 재직하면서 그에 상당하는 급여를 받았고, 퇴직금으로 20억원을 받았다”며 “퇴직연금으로 들어가 있어, 아직 과세가 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배우자 강선희씨가 SPC 재직기간 받은 급여규모에 대해서는 “SK에 있을 때 하고 비슷하게 받은 것으로 알고 있다”며 “(자세한 액수는) 잘 모르겠다”고 답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