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희롱 문제 제기하면 직장으로 돌아가지 못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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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희롱 문제 제기하면 직장으로 돌아가지 못하나
  • 김다솜 기자
  • 승인 2020.11.17 1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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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청주경실련 직장 내 성희롱 ⑦] 일터로 돌아가지 못하는 충북청주경실련 성희롱 피해자들 

충북청주경실련 사고 지부 결정에 항의 

“경실련이 성희롱 피해자 목소리 지웠다”
ⓒ 충북청주경실련 피해자 지지 모임
ⓒ 충북청주경실련 피해자 지지 모임

직장 내 성희롱 피해자들이 오히려 직장에서 쫓겨나는 일이 발생했다. 충북청주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이하 충북청주경실련) 직장 내 성희롱 사건이 사고 지부 결정으로 마무리되면서 피해자들이 일터로 돌아가지 못하고 있다. 

충북청주경실련은 경실련 지역 지부다. 경실련은 상임집행위원회(이하 상집위)를 열어 성희롱 사건 발생과 조직 의사소통 방식을 문제 삼아 사고 지부로 처리했다. 사고 지부가 되면 충북청주경실련 내 활동가들의 모든 직무가 중지된다. 

성희롱 사건으로 인해 피해자들이 사실상 해고에 준하는 처분을 받게 됐다. 충북청주경실련 피해자 지지 모임(이하 지지 모임)은 상집위의 결정을 반여성·반인권적이라고 규탄했다. 이들은 17일(화) 경실련 건물 앞에서 항의 기자회견을 열었다. 

“그들이 보낸 공문에는 성희롱 재발 방지를 위한 내규를 마련하고, 회원 전체에게 성인지 감수성 교육으로 조직을 개선하겠다고 적혀있었습니다. 그러나 피해자가 자신의 일상을 잃고 본래의 자리를 떠나게 되는 상황에서 저런 것들이 이뤄진들 무슨 소용이 있을까요?”

피해자 A 씨는 사고 지부 처리로 직장을 잃게 됐다. A 씨는 “이미 경실련은 ‘성희롱과 관련하여 문제를 제기하면 직장이 없어지는 선례’를 만들었다”고 전했다. 회원 회비 출금까지 정지되면서 피해자들에게 급여가 나갈 지도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 충북청주경실련 피해자 지지 모임
ⓒ 충북청주경실련 피해자 지지 모임

해고 통보받은 인턴 활동가  

충북청주경실련이 사고 지부로 지정되면서 인턴 활동가가 해고 통보를 받았다. 인턴 활동가 B 씨는 청년재단 일·경험 사업 지원을 받아 지난 8월 충북청주경실련에 채용됐다. 짧게는 6개월, 길게는 9개월 동안 청년재단으로부터 인건비가 지원되는 사업이었다. 

인턴 활동가 B 씨는 지난 11일(수) 사전 면담 없이 2분 40초간의 전화 통화로 해고를 통보받았다. 충북청주경실련이 사고 지부로 처리됐으니 청년재단 사업도 계속할 수 없다는 게 이유였다. B 씨는 “외부재단에서 인건비를 지원받고 있었기 때문에 해고당할 이유가 없었다”고 말했다. 

해고 과정에서 드러난 비대위원장의 태도도 지적했다. B 씨는 해고 통보에 대해 항의하자 비대위원장이 “충북청주경실련은 5인 미만 사업장이라 인턴인 너는 노동법상 보호받지 못한다”, “경실련은 3개월짜리 인력도 쓴다”는 말을 듣게 됐다고 주장했다. 

인턴 활동가 B 씨는 “입사 직후부터 해고 위협을 당해왔다”며 “충북청주경실련 중견 임원이 고용을 문제 삼았다”고 말했다. 실제로 해당 임원은 인턴 활동가가 페미니스트이며, 전 직장에서 기자로 활동하면서 성폭력 기사를 썼다는 사실을 거론하면서 충북청주경실련을 장악하기 위해 입사한 것 아니냐는 주장을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B 씨는 “성희롱 피해자들을 지지하는 건 맞지만 가해자 주장처럼 불필요한 갈등을 유발하거나 문제를 키운 적이 없다”며 “처음부터 직장 내 성희롱이 없었으면 될 일”이라고 말했다. 

ⓒ 충북청주경실련 피해자 지지 모임
ⓒ 충북청주경실련 피해자 지지 모임

다시 일터로 돌아가게 해 달라 

지지 모임은 성희롱 사건에 대한 성찰과 재발방지 대책 수립 및 회원들의 민주적 토론을 통해 피해자들이 안전한 일터로 복귀할 수 있도록 사고 지부 결정을 철회해달라고 요구했다. 이미 성희롱으로 판명이 났는데 피해자들이 쫓겨나는 처사는 옳지 않다는 얘기다. 

박윤준 음성노동인권센터 상담실장은 “성희롱과 2차 가해로 정신적인 고통을 받는 피해자들을 해고할 참이냐”며 “고용 불안에 떠는 피해자들을 조직과 함께 모두 지워버릴 생각이냐”고 반문했다. 

“충북청주경실련만의 문제가 아니라 경실련의 문제입니다. 피해자들이 외치는 것처럼 꼬리 자르지 마십시오! 조직 전체가 자숙하고 성찰해야 할 문제입니다. 지부만의 문제가 아니라 중앙집권적이고, 위계적이고, 조직 중심주의에 빠져 개인 활동가들이 겪는 상처를 돌보지 못하는 여러분의 문제임을 자각하십시오.”

박윤준 음성노동인권센터 상담실장은 경실련에 책임을 물었다. 그는 “경실련 조직이 가진 권력이 어떻게 행사되고 있는지 피해자들이 온몸으로 증명하고 있다”며 “반민주적인 일방통행식 의사결정 구조를 청산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앞으로 충북청주경실련에는 새로운 비대위가 꾸려질 예정이다. 이 비대위는 충북청주경실련의 존폐 여부를 결정하게 된다. 만일 정상화가 불가능하다는 판단이 서면 충북청주경실련은 이대로 사라지고, 성희롱 피해자들도 일터로 돌아갈 수 없게 된다. 

ⓒ 충북청주경실련 피해자 지지 모임
ⓒ 충북청주경실련 피해자 지지 모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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