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청주경실련 성희롱 피해자 목소리는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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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청주경실련 성희롱 피해자 목소리는 없었다  
  • 김다솜 기자
  • 승인 2020.09.24 1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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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청주경실련 직장 내 성희롱 사건①] '피해자 없는 비대위'에 지지 모임 새로 결성 

충북·청주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이하 충북청주경실련) 직장 내 성희롱 사건 피해자가 처음으로 입을 열었다. 24일(목) 피해자는 직장 내 성희롱 사건 및 위계에 의한 2차 가해와 언어폭력 사건, 그리고 경실련에 의한 부당 처분 문제를 제기하면서 이를 해결하기 위한 지지 모임 구성을 제안했다. 

이번 사건은 지난 5월에 발생했으나, 지금까지 해결되지 않았다. 충북청주경실련은 사건 발생 당시 중앙경실련에 내용을 전달했고, 내규에 따라 지난 8월 27일(목) 비상대책위원회(이하 비대위)를 꾸렸다. 

사건 발생 3개월 만이었다. 비대위는 내부 문제 해결에 나서겠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이광진 경실련 조직위원장이 비대위원장으로 선임됐다. 회원 4인과 조직위원회 2명까지 6명의 비대위원이 구성됐다. 비대위는 최장 6개월 활동을 명시하면서 출범을 알렸다. 

비대위는 “낮은 성인지 감수성으로 발생한 사건을 규명하고, 재발방지대책을 마련하겠다”고 공언했다. △충북·청주 경실련 의사결정과 집행, 회원 관리, 사무처 등 진단과 개선 대책 마련 △전국 경실련 지부조직의 건전성과 통합성 향상에 적용할 방안 도출 △기타 비대위의 목적 달성을 위한 활동 등을 활동 범위로 정했다. 

향후 비대위 활동 결과를 경실련 상임집행위원회에 보고하고, 충북·청주경실련 정상화 대책을 회원에게 알리는 식으로 결과를 처리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비대위 출범 한 달 만에 피해자들에게서 다른 의견이 나왔다. 

비대위 출범 한 달 만에 

비대위 구성부터 어긋났다. 경실련 내부 규약에 따라 모든 권한은 비대위로 넘어갔다. 이광진 비대위원장은 임원진이 추천한 비대위원 2인에 대해 사무처에 동의를 구했다. 그러나 피해자들은 비대위 활동과 관련해 의사 표명을 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전했다. 

“제가 개인적으론 피해자들의 고통에 공감하지만, 비대위 출범과 동시에 충북청주경실련 사무처장 자격으로 그들을 도울 방법은 없어졌습니다. 사무처에서 비대위 구성에 반대하면 더 큰 혼란과 파국이 예상됐습니다.” 

이병관 전 충북청주경실련 사무처장은 “비대위 구성이 안 되면 충북청주경실련에 회복하기 힘든 상처가 발생할 것 같았다”며 “비대위원들이 합리적인 판단을 내려줄 것을 기대하고 비대위원 구성에 동의했다”고 덧붙였다. 한 마디로 비대위 구성에 사무처 동의는 있었으나, 피해자 입장은 반영되지 않은 셈이다. 

지지 모임은 “우리는 조직 안에서 이 사건이 제대로 처리되길 바랐고, 그래서 외부에 공론화하는 선택을 미루고 조직 내 절차를 통해 해결되길 기다렸다”며 “(그 이유는) 다시 안전하게 ‘활동’이라는 일터로 돌아가고 싶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 “비상대책위원회까지 구성됐으나 사건 처리 과정에서 피해자의 의사는 반영되지 않았습니다. 우리의 기다림이 피해자에 대한 존중과 제대로 된 해결이 아닌 '무시'와 '배제'로 돌아오는 것을 보며 좌절과 고통을 느꼈습니다.” - 피해자 지지 모임 입장문 일부 내용 
ⓒ 김다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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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대위, 2차 가해 대응 전무했다 

지지 모임은 “문제를 제기했으나 충북청주경실련에서는 사건을 해결하지 못하고, 봉합하려고 했다”고 전했다. 피해자들은 위계에 의한 2차 가해와 언어폭력, 부당 처분을 겪었다. 취재원 출처도 밝히지 않은 부정확한 보도는 피해자들에게 2차 가해로 돌아갔다. 일부 언론은 피해자 동의 없이 피해 사실을 공개하거나, 허위 내용을 보도하기도 했다. 

지지 모임은 “비대위가 피해자 협의 없이 언론 인터뷰를 했고, 언론에서 보도된 허위 사실에 대해 일절 대응하지 않으면서 피해가 커지는 것을 방치했다”고 비판했다. 언론을 통한 2차 가해가 심각했으나 비대위가 묵과했다는 지적이다. 

정작 비대위는 누가 언론 인터뷰에 응했는지, 언론에 어떤 내용이 나갔는지도 파악하지 못하고 있었다. 이광진 비대위원장은 “우리가 언론에 공식적으로 대응한 건 비대위 출범 내용밖에 없다”며 “비대위가 (언론 보도에 대해) 사실인지, 아닌지 얘기해야 하느냐”고 반문했다. 

ⓒ 김다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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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해자 업무 배제인가, 아닌가 

비대위가 구성되자마자 활동가와 임원 모두의 직무가 정지되고, 사무실이 폐쇄됐다. 경실련 내부 규약이 그 근거다. 중앙경실련 조직위원회에서는 충북청주경실련이 정상적인 업무가 안 되니까 정상화하기 위해 내부 규약에 따라 정지시켰고, 일정 개인에 대한 업무 정지가 아니라고 항변했다.  

“피해자 보호의 기본 원칙이 뭡니까? 여성가족부든, 어디든 매뉴얼에서 기본적으로 가해자, 피해자 분리 시켜야 합니다. 가해자 분리 최선의 방법이 뭐냐면 유급 휴가를 주는 겁니다. 그렇죠?” 

이광진 비대위원장은 ‘직무 정지’를 결정했으나 피해자들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그들은 가해자와 분리시키는 것과 동시에 정상적인 업무 활동을 원했다. 조사 과정에서 일부 임원과 언론으로부터 2차 가해를 받기도 했다. 남녀고용평등과 일·가정 양립 지원에 관한 법률은 이 모든 것을 금지하고 있다. 

법률에 따르면 직장 내 성희롱이 발생했을 시 조사 과정에서 피해자가 성적 수치심 등을 느껴선 안 된다. 성희롱 내용을 피해자 의사 없이 누설하는 행위도 금한다. 또한 사업주는 피해자의 의사를 들어야 하고, 이에 반하는 조치도 위법이다. 특히 파면이나 해임, 해고 그 밖에 신분 상실에 해당하는 불이익을 피해자에게 내려선 안 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지지 모임은 “우리의 바람과는 달리 부당한 처분을 받고도 침묵해야 했다”며 “우리에게 생긴 문제를 스스로 해결해야겠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전했다. 지지 모임은 앞으로 비대위와 별도로 조직을 구성해 피해자 구제를 위한 행동에 나설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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