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송참사 유가족과 시민대책위, 충북도가 아닌 청주시를 찾은 이유는?

4일 ‘오송참사시민대책위원회’(이하 시민대책위)가 진행한 ‘오송참사 중대시민재해 희생자 분향소 기습철거 규탄 기자회견’이 유족들의 눈물과 절규속에 진행됐다. 4일 시민대책위가 청주시임시청사 앞에서 개최한 기자회견 장면이다. 희생자 유가족이 위패를 들고 오열하고 있다. (사진 = 김남균 기자)
4일 ‘오송참사시민대책위원회’(이하 시민대책위)가 진행한 ‘오송참사 중대시민재해 희생자 분향소 기습철거 규탄 기자회견’이 유족들의 눈물과 절규속에 진행됐다. 4일 시민대책위가 청주시임시청사 앞에서 개최한 기자회견 장면이다. 희생자 유가족이 위패를 들고 오열하고 있다. (사진 = 김남균 기자)
4일 ‘오송참사시민대책위원회’(이하 시민대책위)가 진행한 ‘오송참사 중대시민재해 희생자 분향소 기습철거 규탄 기자회견’이 유족들의 눈물과 절규속에 진행됐다. (사진 = 김남균 기자)
4일 ‘오송참사시민대책위원회’(이하 시민대책위)가 진행한 ‘오송참사 중대시민재해 희생자 분향소 기습철거 규탄 기자회견’이 유족들의 눈물과 절규속에 진행됐다. (사진 = 김남균 기자)

“내 딸을 돌려 달라. 내 딸을 돌려 달라”

지난 7월15일 청주시 오송읍 궁평2치하도 침수 사고로 딸을 잃은 고 최수연씨의 부친은 절규했다.

출입 유리문을 주먹으로 쳐보기도 하고, 바닥에 주저않아 눈물을 흘려도 굳게 닫힌 청주시청사 출입문은 열리지 않았다.

4일 ‘오송참사시민대책위원회’(이하 시민대책위)가 진행한 ‘오송참사 중대시민재해 희생자 분향소 기습철거 규탄 기자회견’이 유족들의 눈물과 절규속에 진행됐다.

기자회견 이후 시장면담 요청은 받아들여지지 않았고, 분노한 시민들은 임시청사로 진입해 연좌농성을 진행하고 있다.

이날 기자회견은 충북도청 맞은 편 성안길에 위치한 청주시청 임시청사(옛 청원군청사)서 진행됐다.

오송참사 희생자 49재인 지난 1일 충북도가 청주시도시재생허브센터에 설치한 분향소를 강제 철거한데 따른 것이다.

시민대책위는 강제철거를 단행한 충북도에 대해서 강하게 비판했다.

이들은 먼저 “충북도는 49재 까지만 분향소를 운영한다고 일방적으로 못박았지만, 우리는 오송참사 진상규명이 이뤄지고 책임자가 처벌받는 그날까지 분향소는 유지되어야 한다는 입장이었다”고 밝혔다.

이어 “이전에 관한 합의가 이뤄지지 않아 49재가 열리던 1일 혹시나 모를 철거에 대비해 분

향소를 지키고 있었다”며 “충북도는 유가족에게 49재 당일 철거하지 않겠다고 유가족에게 의견을 전달했다”고 전했다.

 

분향소 강제 철거한 다음 날 무슨 일이?

“김영환 지사, 희생자합동위령제에 협의 없이 나타난” 유족들 분통

시민대책위는 “지난 1일 오전 충북지사가 청주 명장사에서 봉행된 49재에 참가하고, 추모제와 49재에는 경제부지사와 행정국장이 참해 안심시고는 49재가 끝나자 마자 분향소를 철거하는 만행을 저질렀다”고 비난했다.

그러면서 “분향소 철거는 군사작전과 같은 심리전까지 써가며 속전속결로 진행했다”고 지적했다.

시민대책위는 김영환 지사의 행적에 대해서도 강하게 비판했달. 이들은 “분향소를 철거하고 다음 날인 2일 오송 백운사에서 열린 희생자합동 위령제에 유가족과 협의 없이 참여했다”며 “이는 뻔뻔함의 극치”라고 비판했다.

 

고 최수연씨의 부친, 딸의 위패와 사진들고 오열

이날 기자회견에는 오송참사 희생자 고 최수연씨의 부친 등 유가족도 참여했다.

고 최수연 씨의 부친은 기자회견이 끝난 뒤 청주시장과의 면담을 기다리면서 오열을 터뜨렸다.

오송참사 희생자 유가족이 위패를 들고 눈물을 흘리고 있다.(사진=김남균 기자)
오송참사 희생자 유가족이 위패를 들고 눈물을 흘리고 있다.(사진=김남균 기자)

 

그는 “내 딸을 돌려달라”며 절규했다. 한 손에는 고인의 위패가, 또 다른 한손에는 딸의 생전 모습을 띄운 핸드폰을 들고 있었다.

앉았다 일어났다를 반복하며 계속 눈물을 흘렸고, 굳게 잠겨진 청주시 임시청사 출입문을 주먹으로 치기도 했다.

 

분향소 신규 설치 합의… 새 분향소는 청주시청 임시청사 별관 1층

기자회견을 마친 참가자들은 시장면담을 요구하며 청사 출입문 앞에 연좌했다.

12시가 되자 참가자들은 청사 출입을 시도했다. 청사 출입문은 연 참가자들은 2층에 있는 시장실로 향했다.

시청 방호원들과 공무원들은 1층과 2층 사이에 있는 계단에서 이들을 저지했다.

기자회견 참가자들이 시장 면담을 요구하며 시장실로 향하자 시청 직원들이 이를 막아서고 있다. (사진=김남균 기자)
기자회견 참가자들이 시장 면담을 요구하며 시장실로 향하자 시청 직원들이 이를 막아서고 있다. (사진=김남균 기자)

한 시간 정도 대치하던 중 한재학(민주당)‧박승찬(민주당) 청주시의원이 중재에 나섰다.

결국 청주시부시장과 시민대책위 관계자, 유족3인이 면담을 하기로 해, 참가자들은 1층 로비로 내려왔다.

청주시와 시민대책위 논의 결과 분향소는 청주시청 임시청사에 설치하기로 했다.

시민대책위 관계자는 설치장소는 임시 청사 별관 1층으로, 운영기간은 참사 책임자가 기소될 때 까지로 했다“고 말했다.

운영은 청주시와 시민대책위, 그리고 유가족 협의회가 함께 운영하는 방식으로 합의했다.

 

청주시 관계자 “강제철거는 충북도가 했는데...”

청주시 관계자는 “분향소 강제 철거는 충북도가 했다”며 “철거를 하면서 청주시와 협의도 없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분향소 철거 책임은 충북도에 있다”며 “충북도에 책임을 물어야 할 부분인데, 청주시청사에 와서 책임을 요구하는 것은 조금 과한 면이 있다”고 밝혔다.

지난 1일 오송참사 희생자 49재 추모제가 끝난 뒤, 충북도가 청주시도시재생허브센터에 설치된 분향소를 강제 철거했다.
지난 1일 오송참사 희생자 49재 추모제가 끝난 뒤, 충북도가 청주시도시재생허브센터에 설치된 분향소를 강제 철거했다.

이에 대해 시민대책위 관계자는 “유족들은 ‘김영환 지사 이름만 들어도 치가 떨린다’고 한다”며 “충북도 대신 청주시에 분향소를 새로 설치해 유족들의 아픔을 달래 달라고 요청하기 위해 청주시를 찾은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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