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산업선교회 조순형 전도사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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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송참사시민대책위 소셜펀치 –릴레이인터뷰➃]

2023년 7월 15일, 오송참사가 발생한 지 벌써 7개월째를 맞고 있습니다.

참사 직후 충북지역 시민사회단체들은 오송참사시민대책위원회(이하 시민대책위)를 조직하고 현재까지 진실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국가가 마땅히 했어야 할 참사의 원인조사 활동에도 직접 나섰습니다. 최근에는 진상규명 및 재발방지대책 마련을 위한 활동을 위한 기금 운동도 시작했습니다.

그들은 활동을 멈출 수 없다고 합니다. 왜일까요?

그들이 바라는 것은 오직 참사의 원인과 책임을 규명하고 참사가 반복되지 않은 대한민국, 그 하나입니다.

참사를 막기 위해 국가는 어떠해야 하는지, 시민사회는 어떠해야 하는지 고민하는 장을 마련하려 합니다. 시민대책위가 진행한 릴레이 인터뷰를 연속 보도합니다.<편집자 주>

청주산업선교회 조순형 전도사.
청주산업선교회 조순형 전도사.

 

청주산업선교회는 1972년 故 정진동 목사가 설립해 우리 지역 가난한 노동자들을 섬기는 선교 활동을 펼쳐온 곳입니다. 정 목사가 세상을 떠난 후에는 조순형 전도사가 그 뜻을 이어받아 유성기업 투쟁 등을 비롯한 다양한 지역사회 문제에 함께 연대해 왔습니다.

릴레이 인터뷰 네 번째 순서로 조 전도사를 만났습니다. 그는 오송참사 진상규명을 위한 시민대책위의 기금 모금을 독려하며, “하나의 힘보다 둘의 힘, 둘보다 열, 백의 힘이 세상을 바꿔나갈 수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 7월 15일 오송참사 소식을 접했을 때 어떤 생각이 들었나요?

“우리가 세월호 참사와 10.29 이태원참사를 겪지 않았나요. 특히 이태원 참사는 서울 한복판에서 길을 걸어가다가 발생한 일이었는데, 그 이후 우리 청주에서도 14명의 시민이 어이없게 목숨을 잃어야 했던 참사를 맞이하면서 슬프다기보다 분노가 일었습니다. 자연재해 때문에 생긴 일이라 해도 너무나 슬프고 기막힌데 지자체와 정부 당국 고위책임자의 책임 방기로 인해 그 많은 사람이 하루아침에 세상을 떠났습니다. 가족들은 그 시간을 어떻게 맞아야 했을까요. 정말 하늘이 노랗다고 하는 경험이 다시 연상됐어요.”

 

□ 오송참사가 벌어진 지 벌써 7개월이 됐어요. 많은 사람들이 분노하고 슬퍼했지만 또 시간이 흐르다보니 잊고 살게 되는데요. 전도사님은 어떠세요?

“제가 이번 참사에서는 활동을 거의 함께하지 못했어요. 몸이 좋지 않아서요. 다리부터 힘이 빠져나가고 움직이지 못해서 여러 활동을 하지 못했는데요. 그래서 마음이 더 무겁기도 하고, 유가족들을 생각하면 가까이서 함께하지 못해 죄송한 마음뿐이에요.”

 

□ 정부가 진상규명을 해야 하는데 오송참사를 외면하니까 시민사회단체와 전문가들이 시민진상조사위원회를 구성했어요.

“진상조사는 당연히 해야 할 일이죠. 그 과정을 통해 꼬리자르기는 용납할 수도, 용납해서도 안 됩니다. 진상규명은 오랜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지만 우리는 그 시간을 뛰어넘는 투쟁을 해야 해요. 그래야 고위 공직자, 최고 책임자들의 문제를 드러낼 수 있으니까요.”

 

□ 고위 공직자나 최고 책임자들의 잘못을 드러내는 것이 왜 중요할까요?

“그들의 태만이 가장 밑바닥에서 사는 사람들의 삶을 힘들게 만들어요. 그 연장선에서 오송참사를 비롯한 사회적 참사가 계속 반복되는 것이기도 하죠. 그 진상을 밝혀내서 책임을 묻지 않으면 지금 같은 참사는 언제 어디서 또 일어날지 몰라요. 특히 지금처럼 기후위기 시대에는 오송참사 같은 일을 누가 언제 어떻게 맞닥뜨리게 될지 알 수 없어요.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하나의 힘으로 뭉쳐서 잘못된 고위 공직자들의 행태를 꼭 밝혀내서 처벌해야 합니다. 그래야 이 위기 속에서 우리의 생명을 지켜나가고 우리 모두의 평화를 지켜나갈 수 있습니다.”

 

□ 시민대책위는 ‘잊지 않겠다는 약속, 참사를 반복하지 않겠다는 다짐’을 걸고 진상규명을 위한 활동을 하고 있어요. 최근에는 기금 모금 사업을 하고 있는데요. 시민들의 관심과 참여가 절실합니다.

“참사 직후 시민대책위가 꾸려졌고, 시민사회 중심으로 여러 단체와 양심 있는 사람들이 우리 지역의 힘을 모으고 열심히 해왔다고 생각해요. 연대라는 건 너무나 중요해요. 연대의 힘이 없으면 우리가 앞으로 전진할 수 없어요. 하나의 힘보다 둘의 힘, 둘보다 열, 백의 힘이 세상을 바꿔나갈 수 있습니다.

저도 지금까지 많이 결합하지 못했지만 함께 하려고 해요. 주변에 지인들에게 모금 이야기를 하고 권하면서 기금을 마련해 나갔으면 좋겠습니다. 이웃에게 손을 내미는 게 쉽지 않은 시대고 각자 자기 스스로 돌보기도 어려운 세상이지만, 그렇기에 더더욱 서로에게 손 내밀고 십시일반으로 이 사회의 등불을 밝히는 데 조금씩이라도 함께했으면 좋겠습니다.”

 

‘오송참사시민대책위 활동에 마음을 모으기’

https://www.socialfunch.org/for0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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