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동균 ‘두꺼비친구들’ 공동대표·대한성공회 신부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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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송참사시민대책위 소셜펀치 –릴레이인터뷰③]

2023년 7월 15일, 오송참사가 발생한 지 벌써 7개월째를 맞고 있습니다.

참사 직후 충북지역 시민사회단체들은 오송참사시민대책위원회(이하 시민대책위)를 조직하고 현재까지 진실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국가가 마땅히 했어야 할 참사의 원인조사 활동에도 직접 나섰습니다. 최근에는 진상규명 및 재발방지대책마련을 위한 활동을 위한 기금 운동도 시작했습니다.

그들은 활동을 멈출 수 없다고 합니다. 왜일까요?

그들이 바라는 것은 오직 참사의 원인과 책임을 규명하고 참사가 반복되지 않은 대한민국, 그 하나입니다.

참사를 막기 위해 국가는 어떠해야 하는지, 시민사회는 어떠해야 하는지 고민하는 장을 마련하려 합니다. 시민대책위가 진행한 릴레이 인터뷰를 연속 보도합니다.<편집자 주>

오동균 ‘두꺼비친구들’ 공동대표·대한성공회 신부.
오동균 ‘두꺼비친구들’ 공동대표·대한성공회 신부.

 

‘자연과 인간이 공존하는 지속가능 삶’에 천착해 마을운동을 펼치고 있는 대한성공회 오동균 신부. 대표적인 마을운동 단체인 <두꺼비친구들> 공동대표를 맡아 지역 활동을 활발하게 벌이고 있습니다. 오동균 신부는 “탐욕을 제어하고 통제할 수 있는 사회적 힘을 만들어야 우리가 겪고 있는 참사를 막을 수 있다”고 말합니다. 그와 오송참사 얘기를 나눴습니다.

 

□ 7월 15일 오송참사 소식을 접했을 때 어떤 생각이 들었나요?

“뉴스를 보는데 하루 만에 금강수계인 공주, 서산 뭐 곳곳에서 난리가 났어요. ‘금강수계가 다 싹 터지는구나’라는 생각이 제일 먼저 들었죠. 그런데 바로 뒤에 미호강도 터졌다는 거예요. 지하차도에 사람이 갇혔는데 몇 명이 갇혀 있는지도 모른다는 얘기를 들으면서 정말…. 금강수계만 터지는 게 아니라 ‘이 나라 전체가 터지는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사실 정부가 뭐 제대로 하는 게 하나도 없으니까요. 바로 전에 이태원 참사를 겪었잖아요. 그때도 정부 대처가 엉망이었잖아요. 뉴스를 보는데 제가 현장에 있는 것 같았어요. 가슴이 먹먹했습니다.”

 

□ 오송참사가 벌어진 지 벌써 7개월이 됐어요. 많은 사람들이 분노하고 슬퍼했지만 또 시간이 흐르다 보니 잊고 살게 되는데요. 신부님은 어떠세요?

“저는 49재에 참석했을 때 한 유가족 분을 잊을 수가 없어요. 자식을 잃은 어머니였던 것 같아요. 영정이 있는 49재 단상에 올라가지도 못한 채 뒤로 서 계시더라고요. 않지도, 걷지도, 마주보지도 못하고 있는 그분의 모습이 가슴 깊게 남아 있어요. 슬픔이 너무 커서 고인에게 예를 갖추는 것 자체도 비현실적인 상황인거죠. 저 자신도 그 순간 해리 현상 같은 걸 느꼈어요. 자식을 잃은 느낌이 이런 건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제 주변에 많은 사람들은 오송참사를 겪으며 다들 너무 가슴 아파했죠. 그런데 이게 시민들 입장에서는 처음이 아니잖아요. 세월호, 이태원 너무 반복됐단 말이죠. 그러다 보니 떠올리는 것도 힘들어하는 사람들이 많아요. 시민들에게도 트라우마인 거예요. 어떤 면에선 시민도 피해자인 겁니다.”

 

□ 유가족만이 아니라 생존자와 시민들을 위해서도 참사의 진상을 제대로 밝혀서 다시는 반복하지 않는 게 중요할 것 같아요. 그걸 정부가 해야 하는데 오송참사는 정부가 계속 진상규명을 외면하니까 시민사회단체와 전문가들이 시민진상조사위원회를 구성했어요.

“저는 시민진상조사위원회가 구성돼 너무 반가웠어요. 사회적 참사는 사회적인 문제잖아요. 그래서 문제를 대할 때 종합적인 접근이 필요해요. 이게 김영환 개인의 일탈 문제가 아니잖아요. 도지사로서 책임을 이야기하는 것이고, 사회적 책임 문제를 얘기하는 거예요. 그런데 진상규명은 사라지고 개인에게 초점을 잡아서 가십거리만 떠도는 게 아쉬웠어요. 핵심에서 비껴났다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시민진상조사위원회가 책임이라고 하는 문제를 좀 더 이성적이고 명확하게 드러낼 필요가 있습니다.”

 

□ 신부님과 얘기를 나누다 보니 정부에게 책임을 묻는 것도 중요한데 시민사회와 시민들의 역할도 중요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참사가 반복돼선 안 된다고 했잖아요. 그건 잊지 않는다는 얘기예요. 잊어버리면 반복됩니다.

참사는 인간이 가지고 있는 탐욕의 결과이기도 해요. 그런데 인간이 탐욕을 버리는 건 불가능해요. 중요한 건 탐욕을 제어하고 통제할 수 있는 힘을 공동체가 가지고 있어야 합니다. 시민의 안전을 지킬 의무가 있는 위치에 있는 이들이 그 의무를 허물어 버리고 탐욕을 위해 비밀을 만들면서 시민의 안전까지도 무너뜨리잖아요. 그래서 시민들은 잊지 말고 국가에게 요구해야 합니다. 시민들이 깨어 있어서 자꾸 압력을 가하면서 국가권력을 통제할 수 있어야 합니다. 시민들도 정부에서 일하는 사람들도 통제받지 않는 국가권력은 있을 수 없다고 생각해야 한다는 거죠. 그래서 시민정치가 중요합니다.”

 

□ 시민대책위는 ‘잊지 않겠다는 약속, 참사를 반복하지 않겠다는 다짐’을 걸고 진상규명을 위한 활동하고 있어요. 최근에는 기금 모금 사업을 하고 있는데요. 시민들의 관심과 참여가 절실합니다.

“국가가 해야 하는 일인데 지금 정부에게 그걸 기대하기 어렵다면 시민들이 나서서라도 빨리 해야죠. 저는 시민의 안전에 대한 권리가 침해당한 이 참사에 대해 시민들이 자기 치유의 차원에서라도 기회가 생기면 모두 참여할 거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우선 소수가 먼저 시작하고 그게 마중물이 되어 확산하길 바랍니다. 그러려면 홍보도 열심히 해야겠죠!”

 

‘오송참사시민대책위 활동에 마음을 모으기’

https://www.socialfunch.org/for0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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