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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령의 청소노동자 유종복씨는 지난 25일 단식에 들어갔습니다. 오늘로 단식 6일째입니다.
고령의 청소노동자 유종복씨는 지난 25일 단식에 들어갔습니다. 오늘로 단식 6일째입니다.

 

“우리는 여기서 최선을 다하고 있었고, 다른 데 갈 이유도 없고 내년에도 똑같이 일할 수 있을 거라 생각했는데 갑자기 해고 통보를 받게 된 거죠. 대충 일하다 관두려고 하는 것도 아니었고 2년간 일하다 보니 ‘내 직장’이라는 생각도 들었는데 화가 나죠.”

1월 1일은 새해 첫날입니다. 누구나 이날은 올 한해 새로운 꿈을 설계하느라 분주할 시기입니다.

그 누구나에 끼지 못한 사람이 있습니다. 청주시 오송읍에 위치한 한국전기공사협회에서 일하던 청소노동자들입니다. 평균나이 65세. 법적으로도 노인으로 분류되는 고령의 청소미화노동자 6명은 새해 첫날 일자리를 잃었습니다.

법적으로는 해고도 아닙니다. 청소 위탁용역업체가 계약기간이 종료됐으니, 계약만료에 의한 해지가 되겠죠.

고령의 청소노동자 유종복씨는 지난 25일 단식에 들어갔습니다. 오늘로 단식 6일째입니다.

요구사항은 단 하나. 그저 일하던 곳에서 일하게 해달라는 겁니다.

얼마나 좋은 일자리이길래 고령의 나이를 무릅쓰고 단식이라는 극한 행동에 나섰을까요?

이들이 받았던 임금은 고작 최저임금.

이분들에 따르면 장갑이나 세제도 제대로 주지않아 사비로 구입하며 일했다고도 합니다.

참 좋은 일자리네요.

22대 총선이 코 앞에 왔습니다. 총선에 출마하려는 후보자들이 유난히 바빠지는 시기입니다.

영하 십도를 내려가는 날씨에도 찬바람부는 대로에 나와 눈 맞춤도 없는 차량을 향해 흔드는 손동작이 유난히도 바빠 보입니다.

며칠 뒤면 시간당 폭우 30㎜에 움직일 와이퍼 보다 손동작은 더 빨라지겠지요.

청주에는 지금 더불어민주당 소속으로 예비후보로 등록한 사람만 9명이 있고, 여기에 현역 국회의원 3명이 있습니다.

예비후보에는 전직 대통령 비서실장도 있고, 현직 국회의원에는 국회산자위 위원장도 있습니다.

차분했던 목소리는 경선과 컷오프를 앞두고 점점 거칠어지고, 백척간두에서 외치는 마지막 일성으로 느껴질 만큼 절박해집니다.

그 와중에서도 공통점이 있습니다. 바로 이재명입니다. 한결같이 이재명을 살리겠다고, 이재명을 구하겠다고 호소합니다.

한 가지 묻고 싶습니다. 이재명을 살리면 그 잘난 최저임금 받는 청소노동자들의 삶이 나아집니까?

1㎏에 10원 더 준다는 고물상을 찾아 200㎏ 리어카를 끌고 2시간을 헤매는 폐지줍는 노인들의 삶이 나아집니까?

검찰독재의 시대라고 외치십니다. 문재인 정부가 떠나고 검찰독재의 시대가 왔다고 청소노동자들의 삶이 바뀐 것은 없습니다. 이들에겐 예전 그대로입니다.

당신들이 구하려는 이재명은 누구입니까? 이재명을 살리면 청소노동자들과 폐지줍는 노인분들의 삶이 나아집니까?

그걸 보여주세요. 이들의 삶이 나아진다고 확신을 주면 당신들이 아니라 청소노동자들이 이재명을 지킬 겁니다.

단식 6일차를 맞은 오늘, 9명의 청주권 민주당 예비후보자들과 3명의 현역 국회의원 분들 중 어느 한 분도 단식농성장을 찾았다는 소식을 못들었습니다.

민생을 외치려거든 고통받는 민생현장을 찾으십시오.

양두구육의 정치가 뭐 특별한가요? 입으로는 민생을 외치면서 현장은 외면하고, 높은 곳만 바라보는 행실이 양두구육 아니겠습니까?

이재명의 정치가 고통받는 청소노동자들의 삶을 개선하는 것이라면, 그대들 당장 청주시 오송읍에 있는 늙은 청소노동자들의 단식농성장을 찾아가세요.

내일이면 늦습니다. 바로 지금 당장 당신들이 할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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