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사장’ 장현우, 미화 노동자 고용 보장하라"

지난해 말 계약해지 통보를 받은 한국전기공사협회 청소노동자들은 노조를 결성하고 복직을 촉구하고 있다. 12월 20일부터 천막농성과 로비 점거 농성에 들어갔으며, 올해 1월 25일 무기한 단식농성에 들어갔다.

이들은 원청인 협회가 나서서 간접고용 노동자들의 고용 안정을 보장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라이더유니온 충북지회는 간접고용 노동자가 '인간답게 일하기 위한 투쟁'이라고 현 사태를 바라보고 있다. 지역사회 노동ㆍ시민단체 또한 고용불안을 겪는 하청업체, 비정규노동자의 노동권 보장을 위한 투쟁이라며 단식을 이어오는 등 연대의 뜻을 밝히고 있다. <편집자주>

 

공공운수노조 한국전기공사협회지회 현수막 앞 결의대회 참가자들이 앉아있다.

글 : 라이더유니온 길한샘 충북지회장

 

한국전기공사협회의 비정규직 미화노동자가 단식을 택했다. 고령의 미화노동자들은 협회를 본인의 마지막 직장이라고 여기며 입주청소부터 2년 가까이 일했다. 고무장갑 한 켤레도 지급받지 못했지만, 사비로 고무장갑과 세제를 사서 묵묵히 일했다.

최저임금을 받으며 하루 7시간을 일했다. 1만5000평의 건물을 11명이 청소해야 했기 때문에 잠깐의 쉴 틈도 없었다. 지하주차장 휴게실에서 한숨을 돌리는 게 하루 휴식의 전부였다. 그런데 휴게실은 환풍도 안 되고 여러 명이 편히 쉬기에도 비좁았다.

게다가 용역업체는 식비와 교통비도 지급하지 않았다. 미화노동자들이 노동조합을 택한 이유는 단순했다. '인간답게 일하고 싶다...' 미화노동자들은 본인의 일에 대해 충분히 자부심을 느꼈다. 다만, 협회는 미화노동자에 대한 ‘존중’이 없었다.

미화노동자들이 노동조합을 결성하고 용역업체를 찾아갔을 때, 돌아온 답은 ‘우리는 해줄 수 있는 게 없고 협회가 해줘야 한다’는 말이었다. 협회와 용역업체의 계약이 끝나갈 무렵에 노동조합은 협회에 고용 안정을 위한 대화를 9차례 요구했다.

이때 협회는 한 번의 면담(2023년 12월 27일)만을 진행했다. 해당 면담에서 협회는 미화노동자의 고용은 용역업체의 소관이라고 답했다. 그런데 새로운 입찰에서 노동조합이 있는 기존 용역업체를 떨어뜨렸고, 노동조합을 탈퇴한 2명만 고용승계했다.

협회는 미화노동자의 임금과 고용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지만, 미화노동자와 직접적인 고용관계가 아니라고 말한다. 이와 같은 현실은 우리 사회 어디에서든 볼 수 있는 모습이다. ‘간접고용 노동자’ 중 하나인 배달노동자가 겪는 현실이기도 하다.

배달노동자는 정해진 업무인 배달을 수행하지만, 배달노동자를 책임지는 사장은 없다. 이때 배달노동자는 주어진 노동권을 보장받지 못하고, 심하게는 불법과 탈법의 상황에 놓이게 된다. 배달노동자가 겪는 ‘기본급 제로’와 ‘건당 노동’이 대표적이다.

그래서 이번 투쟁은 미화노동자만을 위한 싸움이 아니라, 책임지는 사장이 없는 사회에 대한 저항이다. 나아가 진짜 사장이 은폐된 노동자를 위한 연대라고 생각한다. 지난 30일, 단식 6일차를 맞이한 고령의 미화노동자가 응급실에 실려 갔다. 이제 협회가 사람에 대한 존중을 지켜야 할 때다. ‘진짜 사장’ 장현우는 나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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