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아라 홍범도’ 함께봐요 연속기고…선지현 충북인뉴스 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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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13일 저녁 7시, 충북대학교 개신문화관 대공연장에서 ‘날아라 홍범도, 카레이츠의 노래’ 공연과 강연이 진행된다. 이 행사는 와 과 본사가 공동으로 주최하는 행사다.
오는 13일 저녁 7시, 충북대학교 개신문화관 대공연장에서 ‘날아라 홍범도, 카레이츠의 노래’ 공연과 강연이 진행된다. 이 행사는 와 과 본사가 공동으로 주최하는 행사다.

오는 13일 저녁 7시, 충북대학교 개신문화관 대공연장에서 ‘날아라 홍범도, 카레이츠의 노래’ 공연과 강연이 진행됩니다. 이 행사는 <광복회충북도지부>와 <올바른 여행 준비모임>과 본사가 공동으로 주최하는 행사입니다.

이 행사는 시민들의 자발적인 후원을 통해 만들어지는 공연으로, 전석 무료 초대공연입니다.

홍범도 장군의 항일무장투쟁의 의미와 정신을 되새겨 보는 자리가 될 것입니다. 본보는 행사취지에 공감하는 분들의 기고글을 연속으로 보도합니다. (편집자 주)

글=선지현 | 충북인뉴스 회원

철 맞은 ‘이념’

지난 광복절 경축사를 시작으로 홍범도 흉상이전 논란, 최근 국군의 날 기념사까지 윤석열대통령은 연이어 이념을 앞세운다.

누군가는 철 지난 이념 논란, 낡은 이념 논쟁이라며 비판하지만 내가 보기에는 제대로 이념 얘기를 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이념은 사전적으로 보면 ‘어떤 것을 이상적으로 여기는 생각 또는 견해’, ‘생각 중에서도 가장 깊고 강하고 높은 지향’을 말한다.

그렇다면 그러면 이념은 낡은 것이 아니라 지금처럼 복잡한 시대를 살아가는 인간에게 꼭 필요한 것이다. 대통령이 이념 전쟁을 하겠다고 나서는 것은 ‘이성’을 가진 우리에게 “생각 좀 하고 살아라. 인간으로서 추구해야 할 가치 정도 있어야 한다”고 알려주는 것일 수도 있다. 그래! 나도 이념을 가진 인간이 돼야지!

 

독립군의 이념은 ‘해방’이었다.

독립군이 일제와 벌인 투쟁은 일본에 주권을 빼앗긴 민중이 그 주권을 되찾으려는 광복(독립)운동이자, 광복된 나라는 민주적이고 평등한 나라여 한다는 이상을 담은 새세상 운동이었다.

이 역사는 제국주의 지배에 맞서는 세계적 규모의 피억압 민족해방운동 역사 속에 있다. 따라서 당시 역사를 조금이라도 이해한다면 독립군의 다수가 사회주의였다는 것은 이상한 일이 결코 아니다.

독립군들은 나라를 빼앗긴 분노도 있지만 제국주의로부터 해방을 간절히 원했다.

이 해방은 착취와 억압으로부터 해방이고, 굶주림으로부터 해방이며, 전쟁으로부터의 해방이다. 그것은 바로 제국주의 열강에 짓밟히지 않고, 누구도 착취·억압하지 않는 새세상에 대한 희망이기도 했다.

홍범도와 그의 가족 역시 마찬가지였다. 홍범도의 아내 이씨는 일제의 전향하면 공작의 지휘를 부여하겠다는 회유의 내용을 담은 편지 적기를 거부했고 끝내 고문에 못 이겨 사망했다.

그의 아들은 일본군이 준 편지를 들고 갔다가 소년 의병이 되어 싸우다가 전장에서 사망했다.

이들 모두 개인의 이해관계를 전혀 생각하지 않고 공동체의 해방을 위해 기꺼이 헌신했다.

수백만 민중들이 이들을 잊지않고 지지하며 함께 한 것은 바로 이 때문이다.

그렇다면 현재를 사는 우리에게 이 ‘해방’이라는 이념은 낡은 것인가? 아니다.

복합위기를 살아가고 있는 우리에게 해방은 더 중요해졌다. 승자독식과 각자도생을 강요하는 사회로부터 해방, 전쟁 위협으로부터 해방, 더 많은 생산과 소비를 부추기며 기후위기를 가속화하는 현 체제로부터 해방, 독박돌봄과 과로사로부터 해방, 가계를 짓누르는 빚으로부터 해방...이 해방의 이념이야말로 우리 시대에 가장 절박한 것이 아니던가!

홍범도 흉상 이전 논란이 내게 준 교훈은 역사적 퇴행을 감행하는 윤석열정부의 이념 전쟁 선포에 ‘해방’의 이념을 소환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혐오와 대결로 가득찬 윤석열정부의 ‘이념’

우리에게 자유, 인권, 민주주의는 해방된 삶으로 가는 징검다리다. 이는 민중의 삶과 뗄래야 뗄 수 없는 것들이다.

그런데 윤석열정부가 이념 전쟁을 하겠다며 부르짖는 자유·인권·민주주의에는 공산주의 세력을 척결하겠다는 분노는 있을지언정, 해방으로 나아가기 위한 민중의 삶은 없다.

그래서 독립군들이 그토록 되찾고 싶었던 강토가 모두 파괴돼도, 민중의 삶이 치솟는 물가에 벼랑 아래로 떨어져도, 폭염과 폭우에 시민들이 죽어가도 아랑곳하지 않는 윤석열정부의 이념전쟁은 홍범도만 지운 게 아니라 독립운동 전체를 지워버리고 있는 것이다.

얼마 전 국군의 날 기념식에서 탱크, 장갑차, 각종 미사일 등 46종 170여 대 최첨단 무기를 앞세운 군의 시가행진이 이목을 끌었다.

10년 만의 행진이며 사상 처음으로 주한미군도 참여했다고 한다. 뉴스에 가끔 나오는 북한군 시가행진을 보며 눈살을 찌푸렸던 나는 국군의 시가행진 장면에 소름이 끼쳤다.

 

왜 소름이 끼쳤을까.

강한 군사력을 과시하는 윤석열 정부의 이념은 대결, 혐오, 배제, 국가통제, 제압과 같은 언어가 더 어울렸고 그 결과는 ‘힘 있는 평화’가 아니라 야만이고 전쟁위협일 것이기 때문이다.

충북인뉴스에서 ‘날아라 홍범도, 까레이츠의 노래’ 공연을 준비한다고 한다.

이 공연은 독립군 홍범도를 비롯한 50만 고려인의 삶과 애환을 그린 것이다. 우리는 이 공연을 통해 일제 강점기 민중의 삶과 역사를 다시 들여다보게 될 것이다.

그런데 일제강점기 역사를 들여다보는 것만으로는 그 진실이 지켜지지 않는다. 현재를 사는 우리의 눈, 입, 실천이 그 역사를 제대로 조망할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다시 해방의 노래를 불러야 하지 않겠나! 그래야 역사의 진실도 숨 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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