묶음기사

충북인뉴스‧뉴스타파공동취재

정우택 돈봉투 수수의혹 ‘86개의 녹취파일은 진실을 알고 있다’

1편 “의원님 후원금 좀 주라!…제일 필요한 건 현금이지 뭐!”
2편 “정우택을 팔고서 가는건데 한방 제대로 세려야 되니까!”
3편 “100% 믿어도 되는 거야. 의원님이 현역이니까!”

카페사장 A씨가 입을 열었다. 입만 연 것이 아니라 그동안 정우택 국회의원(국민의힘, 국회부의장)실 관계자와 나눈 전화통화 녹취록 86개도 동시에 풀었다. 사건을 수사중인 충북지방경찰청에도 제출됐다.

정우택 의원은 그동안 제기된 의혹에 대해 허위사실에 기반한 흑색선전, 정치공작이라고 반박했왔다. 심지어 본보를 비롯한 MBC충북을 ‘허위사실 적시에 의한 명예훼손’으로 고소장을 접수했다.

국민의힘도 “객관적 증거가 드러나지 않았다”며 정 의원 주장에 힘을 실어줬다.

카페사장은 이에 대해 ‘돈 봉투 수수의혹’과 관련해 자신과 ‘전화통화 녹취록’이 ‘객관적 증거’라고 확신한다.

진실은 무엇일까? 본보는 <뉴스타파>와 86개의 녹취파일을 공동입수하고 공동으로 취재했다. 녹취파일과 함께 ‘진실의 방’으로 들어가자고 독자들을 초대한다. 판단은 오로지 독자들의 몫이다. (편집자주)

 

3편 “100% 믿어도 되는 거야. 의원님이 현역이니까!”

카페주인이 정우택 의원 측에게 제기한 민원은 두 가지였다. 먼저 부탁한 것은 수도법을 위반해 과태료 처분을 받았던 청주시 상당구 소재 카페를 양성화 해달라는 것이었다. 이어 후원금을 받기 직전 충북에 소재한 대기업 태양광업체에서 나오는 재활용폐기물 처리를 맡을 수 있게 해 달라고 부탁했다

두 번째 민원은 최근에 파악됐고, 정우택 의원 측은 첫 번째 카페 관련한 민원과 정치후원금 300만원은 무관하다고 해명하는데 주력했다.

특히 불법카페 양성화 민원에 대해서는 2022년 7월에 “불가능하다”고 전달한 것으로, 2022년 10월 10일 후원금 계좌로 입금된 정치후원 300만원과 전혀 무관하다고 강조해 왔다.

정치후원금이라고 하더라도 대가성이 있으면 불법 정치자금으로 간주된다.

정치자금법 제 32조 (특정행위와 관련한 기부의 제한) 조항에 따르면 ‘공무원이 담당‧처리하는 사무에 관하여 청탁 또는 알선하는 일’에 해당하는 행위와 관련해선 정치자금을 기부하거나 받을 수 없다.

대법원의 경우 정치후원금과 뇌물성의 관계에 대해서 “정치자금, 선거자금, 성금 등의 명목으로 이루어진 금품의 수수라 할지라도, 그것이 정치인인 공무원의 직무행위에 대한 대가로서의 실체를 갖는 한 뇌물로서의 성격을 잃지 않는다고 할 것”( 대법원 1997. 4. 17. 선고 96도3377 전원합의체 판결 등 참조)이라는 입장이다.

앞선 기사에서 보도했듯이 정우택 의원실 소속 A보좌관은 2022년 10월 10일 카페주인으로부터 정치후원금 300만원을 받기 전인 2022년 10월 2일부터 7일까지 대기업이 운영하는 태양광 공장의 폐기물처리 업무에 관여했다.

카페주인과 A보좌관의 통화 내역에는 이와 관련한 내용들이 상세히 담겨있다.

그리고 2022년 10월 7 카페주인이 부탁한 태양광업체의 폐기물처리업무를 그가 운영하는 재활용업체가 맡을 수 있도록 했다고 알린다. 그 다음 한 시간여 뒤 “의원님 후원금 좀 내줘라”라고 요구했다.

 

진실의방 다섯 번째 문제! 불법카페 해소민원 2022년 7월에 종결했다고?

태양광업체 폐기물 업무 청탁 문제는 통화내역에서 명확히 드러난다. 뿐만 아니라 불법카페 양성화 민원과 관련해서도 A보좌관과 카페주인이 나눈 통화 녹취로에선 정 의원 측의 주장과는 배치된다.

여기서 정 의원 측은 민원과 정치후원금의 대가성을 부인하며, 민원 종료시점을 2022년 7월이라고 했다는 사실을 염두해 두고 다음 통화 내역을 들어보자. 통화 시점은 2022년 10월 2일 20시 12분이다.

 

위 대화 내용을 요약하면 카페주인이 자신이 운영했던 카페가 단속됐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이라는 사람, ▢▢이라는 사람에게 100만원을 지급해서 진행하고 있는데 일이 잘 진행이 안돼서 신뢰가 떨어졌다는 것이다.

카페주인의 말을 들은 A보좌관은 “제일 중요한 게 신뢰인거야” 라며 ‘신뢰’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다시 이어지는 내용을 들어보자!

A보좌관은 앞 선 대화에서 신뢰가 중요하다고 했다. 이번 대화에선 ○○와 ▢▢이가 (카페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신뢰(를) 할 수 없는 이(들이)므로 더 이상 연결되지 말라고 카페주인에게 말했다.

다시 이어지는 대화로 들어가 보자!

 

정우택 의원 측은 그동안 불법카페를 양성해 해 달라는 민원과 관련해,, 정치후원금을 받기 오래 전인 2022년 7월에 “이미 불가능하다고 통보했다”고 반박했다.

하지만 이 대화 하나만 놓고 보더라도 그동안의 설명과는 달리 2022년 10월 2일 카페 양성화 문제에 대해서 논의하는 것을 알 수 있다.

정우택 의원실 A보좌관은 카페주인이 카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접촉해왔던 사람들에 대해선 신뢰할 수 없는 사람들이라고 치부하더니, 갑자기 정우택 의원과 자신, 또 다른 보좌관은 믿을 수 있다는 점을 통화 내내 강조했다.

A보좌관이 카페주인에게 그렇게 ‘신뢰’를 강조한 이유가 사뭇 궁금해진다.

저작권자 © 충북인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