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교육청, 4일 가덕면 주민 대상 단재고 설명회 개최
모지영 장학관, "단재고 목표·비전 도민 공모로 결정할 것"
주민·도민행동·교육계 관계자, "정당성 얻기 위한 꼼수일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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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교육청은 4일 오전 10시 가덕면 행정복지센터 대회의실에서 단재고 주민설명회를 열었다.
충북교육청은 4일 오전 10시 가덕면 행정복지센터 대회의실에서 단재고 주민설명회를 열었다.

 

충북 공립형 대안학교 (가칭)단재고등학교 목표와 비전이 대안교육 전문가 또는 미래교육 전문가가 아닌 충북도민 공모에 의해 결정될 전망이다.

4일 충북교육청에 따르면 조만간 교육 및 단재고와 관련된 이들이 모여 포럼 또는 대토론회가 열릴 예정이다. 이 자리에서 단재고의 개괄적인 목표와 비전을 정한 후 충북도민들을 대상으로 한 공모절차를 거쳐 세부적인 목표와 비전이 결정될 전망이다. 최근 도교육청이 구성한 TF팀은 그 후에 교육과정을 구성한다는 계획이다.

 

충북교육청, 공모로 학교목표 비전 정한다

이러한 의견은 4일 열린 단재고 가덕면 주민설명회 자리에서 나왔다. 설명회에서 도교육청 중등교육과 모지영 장학관은 “조만간 단재고와 관련, 포럼이나 대토론회를 열 것이다. 공모는 도민들을 대상으로 무조건 하는 것이 아니고 (포럼이나 대토론회에서 나온)의견에 대해 공모할 예정이다”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주민 및 관계자들은 ‘어이없고 황당하다’는 입장이다.

학부모 서월석 씨는 “학교의 목표와 비전은 사람으로 치면 척추와 같은 것이다. 일을 거꾸로 하고 있다. 도민들의 의견을 듣겠다는 것은 요식행위에 불과하다”고 비판했다.

이치열 충북대안교육연구소장은 “말도 안 된다. 이러한 사례는 이제까지 본 적이 없다. 심사위원도 교육청이 결정할 것이고, 결국은 절차적인 정당성 확보를 위한 꼼수로밖에 안 보인다”고 주장했다.

‘단재고 정상개교를 위한 도민행동’은 “어이가 없다. 말할 가치도 없고 이제는 웃음밖에 안 나온다”고 일갈했다.

포럼 및 대토론회와 관련, 일정 및 계획을 듣기 위해 도교육청 담당자들에게 수차례 연락했으나 전화를 받지 않았다.

 

“알맹이가 없다”…5분 만에 끝난 주민설명회

이날 설명회 참가자들은 도교육청이 생각하는 단재고의 철학과 교육목표, 비전이 빠져 있다며 설명회가 성의 없고 알맹이 없이 진행됐다고 지적했다.

주민 A씨는 “단재고의 목표와 방향을 새로 설정한다고 해놓고 기존 대안교육연구회 교사들이 설정한 목표와 교육과정의 문제가 무엇인지, 재설정하기 위해서는 무엇을 해야 하고 방향을 어떻게 바꾼다는 것인지 내용이 없다”며 “무조건 바꾸자는 것으로밖에 이해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실제 이날 도교육청 이상명 장학사의 단재고 설명은 단 5분여 만에 종료됐다. 이 장학사는 단재고 개교가 2024년에서 2025년으로 연기된 이유와 경과, 공사계획, TF팀 운영방법과 역할, 향후 일정 등에 대해 말했다.

이외에도 이날 설명회와 관련 홍보가 부족하다는 의견도 나왔다.

서월석 씨는 “저는 주민자치위원 자격으로 문자를 받았다. 교육이기 때문에 당연히 학부모나 지역에서 교육관련 활동가들이 참여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학교운영위원장도 연락을 받지 못했다. 교육청에서 알리고자 하는 의지가 없었던 것 같다”며 “주민설명회로서의 소임을 다하지 못했다고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도교육청은 주민설명회 개최와 관련 일정안내를 가덕면 행정복지센터에 전달했고, 가덕면은 주민자치위원장 등 각 단체장에게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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