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교육청, 2019년 가덕초·중 통폐합 당시 단재고 2024년 개교 약속
지난해 12월 단재고 목표·교육과정 변경됐지만 학부모에게 알리지 않아
지난 5월 주민설명회 예정됐으나 돌연 취소…아직 설명회 계획은 없어
‘혜택’ 내용 변경됐으면 다시 설명해야…“교육청에 속은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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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재고등학교가 들어설 가덕중학교 공사현장 모습.
단재고등학교가 들어설 가덕중학교 공사현장 모습.

 

충북교육청이 단재고등학교 개교일정 및 교육과정 변경과 관련, 가덕면 주민들과 가덕초·중 학부모들을 대상으로 한 설명회를 무한정 미루고 있다. 도교육청은 지난 5월 단재고 개교와 관련 주민설명회를 열 계획이었으나 돌연 취소, 현재까지 설명회 일정을 계획하고 있지 않다.

특히 도교육청은 가덕초·중 통폐합 당시 단재고 개교를 통폐합 ‘혜택’의 하나라고 설명했고, 실제 단재고 개교를 이점으로 생각해 가덕초·중 통폐합에 찬성표를 던진 학부모들도 있었다. 그러나 도교육청은 개교 일정과 교육과정 등 단재고의 내용이 크게 변경됐음에도 이에 관한 해명 또는 사과가 아직까지 없는 상태다.

 

“단재고 등 아이들 미래위해 통폐합 찬성했다”

2019년 가덕초·중 통폐합 당시, 학부모들은 도교육청 담당자로부터 통폐합이 가져다주는 여러 ‘혜택’에 대해 설명을 들었다. 그 ‘혜택’ 중에는 ‘단재고 개교’도 포함되어 있었다.

당시 도교육청 담당자는 가덕초·중이 통폐합되면 가덕중에 단재고를 개교할 것이고, 미래교육을 실현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학부모 A씨는 “통폐합이 되면 일부 아이들은 학교가 집에서 멀어진다. 학교가 멀어지는데 어느 부모가 좋아하겠나. 그래도 단재고도 생긴다고 하고, 아이들 미래를 생각해서 찬성표를 던졌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통폐합 당시 학교운영위원장이었던 신영호 씨는 학부모들에게 ‘단재고 개교’ 등을 설명하며, 통폐합에 찬성해줄 것을 독려하기도 했다. 그 결과 학부모들의 가덕초·중 통폐합 찬성률은 94%에 이른다.

 

내용 번복됐는데 설명도, 사과도 없어

그러나 단재고 개교가 2024년에서 2025년으로 미뤄졌고, 비전 및 교육과정이 대폭 수정되는 등 2019년 상황과 현재 상황이 크게 달라졌지만 도교육청은 이에 대한 설명을 아직까지 하고 있지 않다. 찬성률에 큰 영향을 미쳤던 ‘혜택’ 내용이 달라졌음에도 학부모들에게 사과조차 없는 것.

A씨는 “필요할 때는 다 해줄 것처럼 해놓고 실제 내용이 번복됐는데 설명도, 사과도 없다. 속은 기분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교육감이 바뀌었다고 정책이 이렇게 바뀌는 게 말이 되나. 화가 나고 어이가 없다”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도교육청 관계자는 “(설명회)계획은 하고 있다. 가덕면과 조율하고 있는 중이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직접적인 이해당사자인 학부모들은 이러한 상황에 대해 전혀 모르고 있다. 가덕초중 운영위원장인 서월석 씨는 “도대체 누구랑 조율을 한다는 것인가”라며 “교육청이나 학교로부터 들은 것이 전혀 없다”고 전했다.

한편 도교육청은 단재고의 새로운 교육과정 설계를 위해 TF실무단(20명)을 다음 주부터 공식 운영한다는 계획이다. 5년여 동안 단재고의 교육과정을 설계한 충북대안교육연구회에 단 한명만이 TF실무단에 참여할 수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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