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날을 앞두고 개들이 심야에 떼죽음을 당해 의문이 일고 있다.

30일 경북 경주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28일 오전 1시께 경주시 외동읍 냉천마을의 개 사육농장에서 키우던 개 120여마리 중 90여마리가 집단 폐사해 잔밥 유출경위와 폐사한 개를 수거해 국과수에 원인 규명을 의뢰하는 등 원인조사가 한창이다.

개 사육농장은 냉천마을에서 산속으로 한참 들어간 외딴 곳에 있어 일반인들이 접근하기 힘들다. 따라서 개들이 먹은 잔밥에 의해 식중독을 일으켰거나 원한이 있는 사람이 독극물을 풀었을 가능성 등이 제기되고 있다.

마을 주민들은 "개벽장(개 도둑)들이 쥐약을 먹여 개를 훔쳐 가거나 죽은 쥐를 먹고 죽은 것은 보았지만 수십마리가 몰살당한 것은 처음 있는 일"이라며 흉흉한 분위기에 휩싸여 있다.

사건 당일 개들의 저녁식사는 울산 H중공업 구내식당에서 수거한 잔밥. 개주인 김정표씨(46)는 "H중공업과 잔밥처리 계약을 맺은 대송농장으로부터 한드럼당 7,000원씩 3드럼의 잔밥을 구입해 먹였다"며 "저녁을 먹은 개들이 새벽녘에 마구 짖는 등 이상증세를 보인 뒤 갑자기 죽었다"고 잔밥에 화살을 돌렸다.

그러나 울산시 북구 대송농장 대표 김정규씨는 "같은 잔밥을 농장의 돼지 400마리와 개 200마리에게 먹였으나 아무런 이상이 없었다"며 "독극물(쥐약)에 의한 것이 아닌가 의심된다"고 원인조사를 촉구했다.

한편 H중공업 관계자는 "최근 3만7,000여명의 직원 가운데 식중독 증세를 보인 직원은 한명도 없었다. 사고 농장이 계약업체가 아니기 때문에 유출경로 등을 정확히 알지 못한다"고 밝혔다.

한편 졸지에 개를 잃은 김씨는 "사냥용·애완견 등 고급개 25마리와 식용개 65마리가 죽어 4,000만원 이상의 큰 손해를 입었다"며 "원인이 밝혀지는 대로 손해배상을 청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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