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옥매입자금 알고보니, 장학금재원인 금융예치자산

금융예치자산에서 비용빼내, 96억4000만원 건물매입

올해 예산서상 이자수입, 지난 해보다 6억원 정도 축소 편성

김영환 지사 취임이후 장학금 대폭감소

2022년 16.6억원에서 2024년 10.9억으로 줄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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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해 11월 충청북도(도지사 김영환) 산하기관인 충북인재평생교육진흥원(이하 충북도인평원)은 94억6000만원을 주고 청주시 성안동 소재 건물과 인근 주차장 부지를 매입했다. 사진은 충북도인평원이 매입한 우리문고 전경 (사진=김남균 기자)
지난 해 11월 충청북도(도지사 김영환) 산하기관인 충북인재평생교육진흥원(이하 충북도인평원)은 94억6000만원을 주고 청주시 성안동 소재 건물과 인근 주차장 부지를 매입했다. 사진은 충북도인평원이 매입한 우리문고 전경 (사진=김남균 기자)

 

지난 해 11월 충청북도(도지사 김영환) 산하기관인 충북인재평생교육진흥원(이하 충북도인평원)은 94억6000만원을 주고 청주시 성안동 소재 건물과 인근 주차장 부지를 매입했다.

건물이 소재한 남문로2가는 충북최고의 상권이라고 불리는 성안길 상권의 핵심지역중 하나다.

그만큼 땅 값이 비싼 곳이다. 충북도인평원은 어떤 조직이길래 충북에서 최고 땅값을 기록하는 곳에 사옥을 마련했을까?

우선 조직은 원장과 사무처에 총 4개팀으로 구성됐다. 원장포함 정원은 20명이다.

주요사업으론 장학금 지원과 평생교육 및 미래인재교육 양성사업이다.

일반 도민에겐 장학금지원 사업이 가장 친숙하다.

수익은 금융기관에 예치한 800억원대 금융자산에서 나오는 이자수익과 충북도등 출연기관에서 해마다 지급하는 보조금이다.

예산은 연간 100억원대 가까이 편성되지만, 인건비와 적립금 등을 제외하면 연간 목적사업에 사용하는 금액은 40억원 안팎에 불과하다. 이중 장학사업에 지출하는 돈은 더 적다.

800억원의 기금을 운용해 연간 지급하는 금액은 10억원대 초중반이다.

문제는 충북도인평원이 100억원대의 부동산을 매입하는데 필요한 자금의 출처다.

2023년도 충북도 세입‧세출결산 내역에 따르면 자산은 831억3665만원1514원에 달한다.

이중 단기금융상품에 419억원, 장기금융상품 150억원, 매도가능증권 245억을 보유하고 있다.

이자수익으로 연결되는 금융투자 자산이 814억원이다. 다른 기타 자산은 소액에 불과하다.

취재결과 충북도인평원은 신사옥을 매입매입비용 94억6000만원은 바로 장학금재원으로 사용되는 금융예치자산에서 사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충북도인평원관계자는 “기금 이사회를 열어 정상적으로 의결한 내용”이라며 “문제될 것은 없다”고 밝혔다.

“예금 뺏으니 이자 소득 줄은 건 당연하다. 그런데 뭐가 문제냐?

장학금 재원인 금융예치자산에서 94억6000만원을 지출한 만큼, 그에 대한 이자소득은 줄어들게 뻔하다.

실제로 충북도인평원은 금융이자소득을 지난해 보다 5억원 정도 줄어들 것으로 예상하고 예산을 편성했다.

충북도인평원 관계자는 ”2025년도 예산에 금융이자소득으로 지난 해 보다 5억원 정도 줄어든 20억원 가량을 편성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수입이 줄어든 만큼 장학사업에 어려움이 있겠지만, 아끼고 아껴서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충북도인평원 고위 관계자 A씨 반응은 사뭇 달랐다.

A씨는 “예치금이 줄면 이자가 줄어드는 것은 당연하다”며 “대신 자산이 늘어나는데 뭐가 문제냐?”고 말했다.

그러면서 “수입이 줄면 장학금도 줄어드는 것도 당연하다. 그게 뭐가 문제가 되냐?”고 따져 물었다.

A씨는 “이자수익이 줄어든 것은 건물 1층을 임대를 놔서 채우면 된다”며 “지켜보라. (임대가 안되면) 그때 가서 뭐라 하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영환 지사 취임 후 장학금 대폭 줄었다

김영환 지사 취임이후 충북도인평원이 충북 도내 대학생에게 지급되는 장학금은 이미 대폭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충북도인평원이 홈페이지에 공시한 외부감사보고서에 따르면 2020년부터 2022년까지 연간14.4억원에서 16.6억원을 장학금으로 지급했다.

반면 2023년에는 11.1억원으로 대폭 감소했다.

그나마 2024년 사업계획 상 11억9800만원으로 8000만원이 상향됐다.

충북도인평원 관게자에 직접 확인한 결과도 비슷했다.

이 관계자는 실제 지급한 금액은 2022년 1230명에게 16억5000만원, 2023년 648명에게 11억3890만원, 2024년 715명에게 10억8690만원을 지급했다고 밝혔다.

충북도인평원은 신사옥 이전과 관련해 성안길 상권 활성화와 편의성 증진을 내세웠다.

그것도 청주에서 가장 비싼 상권에 위치한 상가건물에 사무실을 둘 이유가 있는지 여전히 의문이다.

그것도 연간 금융이자 5억원 이상이 줄어들 것을 알면서 2000㎡ 상당의 건물을 꼭 매입해야 했을까?

충북도인평원의 가장 큰 고유목적 사업은 누가 뭐래도 장학금지원 사업이다.

참고로 2000㎡ 상당의 건물을 사옥으로 매입하는 충북도인평원의 조직 정원은 원장을 포함해 총 20명에 불과하다.

옛말에 농사꾼은 굶어 죽을 지언정 ‘씨오쟁이’이 담긴 곡식은 건들지 않는다고 했다. ‘씨오쟁이’란 다음 해 농사를 지을 씨앗을 담아 둔 자루를 말한다.

충북도인평원 조직정원 20명이 근무 할 사옥을 마련하기 위해서, 씨오쟁이에 담긴 100억원 가량을 꺼내썼다. 그것도 장학금을 대폭 줄여놓은 상태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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