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진희 의원 "김영환 지사 주관 14일 밤 재난점검회의 실제로 했나" 의혹 제기
김 지사 수행차량 도청 입출입 시간은 총 14분 불과
박 의원 “이동 시간 빼면 10분인데…재난회의가 가능한가?” 의문
충북도 “김 지사가 회의 주관한 것 맞다” 3분 분량 음성 공개

31일 박진희(오른쪽) 충북도의원은 도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김영환 지사의 행적에 대해 의문을 제기했다. 김 의원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충북도가 지난 14일 밤 11시경 개최했다고 밝힌 '재난 점검회의'를 실제 진행하지 않았으면서도 사후 진행한 것처럼 조작했다는 의심이 든다고 밝혔다. (사진=김남균 기자)
31일 박진희(오른쪽) 충북도의원은 도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김영환 지사의 행적에 대해 의문을 제기했다. 김 의원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충북도가 지난 14일 밤 11시경 개최했다고 밝힌 '재난 점검회의'를 실제 진행하지 않았으면서도 사후 진행한 것처럼 조작했다는 의심이 든다고 밝혔다. (사진=김남균 기자)
박진희 도의원이 공개한 14일 김영환 지사 수행차량 충북도청 출입일지 (그래픽 =이종은 기자) 
박진희 도의원이 공개한 14일 김영환 지사 수행차량 충북도청 출입일지 (그래픽 =이종은 기자) 

 

“재난 상황실에 들러 아이스크림만 주고 격려만 한 것 아닌가” (박진희 충북도의원)

“아니다. 김영환 지사가 회의를 주관한 것은 분명하다” (충북도 관계자)

오송 참사 발생 하루전인 지난 14일 김영환 충북도지사의 행적 중 재난점검회의 진행 유무를 두고 진실공방이 벌어졌다.

충북도는 14일 밤 10시 55분부터 김영환 지사가 충북재난상황실에서 점검회의를 했다는 입장인 반면, 박진희(더불어민주당) 충북도의원은 “아이스크림 주고 격려의 말을 건넨 것을 참사 이후에 회의로 둔갑시켰다는 의심을 가지고 있다”는 입장이다.

충북도가 지난 19일 공식 배포한 ‘오송 지하차도 사고 당시 도지사 일정 관련 브리핑’에 따르면 김 지사는 14일 저녁 10시 55분부터 도청 재난상황실에서 ‘집중호우 재난 상황 점검회의’를 주재했다.

이에 대해 박진희 의원은 충북도청의 브리핑 자료가 조작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15일 오송) 참사 이전에는 그 어디에도 (14일밤 김 지사 주관 재해점검회의) 기록과 증거가 없었다”며 “참사 이후, 그것도 조직적으로 조작되었을 수도 있다는 의혹을 제기하는 바”라고 밝혔다.

그는 “당시 회의에 참여해 사진을 촬영했다는 관련 부서 관계자에 따르면 ‘14일 밤 11시 회의는 30분간 진행’되었다고 했다. 또 재난안전실의 고위 관계자 또한 28일 본의원과의 통화에서는 ‘열흘 전에는 정신이 없어서 기억이 안 났었는데 도지사께서 그날 아이스크림을 사다 주셔서 긴급점검회의에 참석한 것이 확실히 생각났다’며 ‘회의는 20~30분간 진행되었다’고 입장을 번복했다”고 밝혔다.

10시 51분 충북도청 들어와 11시 5분에 나가

차량에서 내려 이동하는 시간 빼면 남는 시간 10분

그런데 20~30분 회의했다고?

박 의원은 “도대체 도청 정문으로 들어와 다시 나가기까지 겨우 14분을 청사에 머문 도지사가 무슨 수로 20~30분 동안 회의를 할 수 있다는 말인가?”라며 의문을 제기했다.

박 의원이 근거로 제시한 것은 김영환 지사를 실은 수행차량의 충북도청 입출입시간이다.

그가 충북도로부터 건네받은 자료에 따르면 김 지사의 수행차량은 14일 밤 10시 51분에 충북도청 차단기를 지난 것으로 돼있다. 또 차단기를 거쳐 도청을 나간 시간은 11시 5분으로 체류시간은 14분이다.

김 지사가 차량에서 내려 재난상황실로 이동한 시간을 감안하면 지사가 재난 상황실에 머문 시간은 10분 내외다.

김 지사는 이 시간에 미리 준비해온 아이스크림을 상황실 직원에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충북도가 공개한 회의 음성 오디오는 달랑 3분

“상황점검 회의니까 시간이 그렇게 중요한 것은 아니다”

박 의원의 의혹제기에 대해 충북도는 이날 오후 도청 브리핑룸에서 해명 기자회견을 열었다. 충북도 윤홍창 대변인은 “13일 11시경 도청에 복귀해 호우피해 및 대처 상황을 점검했다”고 밝혔다.

이어 “6~7분 정도 주재한 호우 피해 및 대처 상황 점검회의시 (지사께서) ‘끝까지 방심하지 말고 상황을 잘 주시해서 밤새 도민들께서 큰 일이 없이 잘 지낼수 있도록 만전을 기해주시기 바랍니다’라고 당부하며 핵심사항 위주 회의를 진행하였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박진희 의원의 주장처럼) 아이스크림 하나 던져주고 가는 시간이고, 그게 회의를 주관했었겠느냐 하는 이런 질의가 있었다”며 “이 오디오를 공개하는 것으로 판단해 주시기 바란다”고 말했다.

윤홍창 충북도 대변인이 공개한 음성녹음 오디오 분량은 대략 3분 정도다.

윤 대변인은 “이것이 아이스크림이나 던져주고 가신 도지사의 모습인지 아니면 적어도 회의를 주관하시는 모습인지는 여러분들께서 판단해 주시라”고 말했다.

그러자 참석한 한 기자가 “보통 일상적인 회의가 3분정도 하시니요”라며 “이런 재난 회의가 3분 정도 하시나요”라고 물었다.

그러자 도 관계자는 “회의는 그러니까 정확한 내용만 가지고 하기 때문에 최고 단계인 3단게를 운영하면서 (밤) 11시~12시 그 시간에 회의를 길게 끌고 그런 상황이 아니다”며 “상황 점검회의니까 시간이 그렇게 중요한 것은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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