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아동센터충북지원단, 학부모, 장애인 단체 등 한목소리
조례 제정 등 교육청 및 지자체에 지원방안 마련 촉구 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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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아동센터충북지원단은 지난 22일 ‘나답게 크는 아이 지원사업’ 지역간담회를 개최했다.(지원단 제공)
지역아동센터충북지원단은 지난 22일 ‘나답게 크는 아이 지원사업’ 지역간담회를 개최했다.(지원단 제공)

 

충북에서 경계선지능인(느린학습자) 지원을 위한 조례제정 및 지자체의 관심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확대되고 있다.

지역아동센터충북지원단을 비롯해 경계선지능 아동을 양육하고 있는 부모들은 앞으로 자신들의 목소리와 요구사항을 지자체에 직접 전달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또한 장애인부모 단체에서도 충북도 또는 충북교육청에 경계선지능인 지원 정책을 마련해줄 것을 요구할 예정이다.

경계선지능인은 학습 및 사회성에 있어서 장애인에 준하는 어려움을 겪고 있다. 그러나 장애로 등록되지 못해 국가로부터 어떠한 지원도 받지 못하고 있다. 특히 아동들은 공교육 내 일반학급과 특수학급 모두 적응이 어려워 제대로 된 학습과 사회성 교육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 이는 성인으로까지 이어져 자립에 어려움을 겪는 등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

서울을 비롯해 전국 각지에서는 수년 전부터 경계선지능인 지원의 필요성이 논의되고 있고 부모들의 모임도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여러 지자체에서 경계선지능인의 전생애 지원 또는 학습 분야 지원을 위한 조례제정이 진행되고 있고, 현재 국회에서는 ‘경계선지능인 지원에 관한 법률’ 제정안이 발의되어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충북에서는 경계선지능인과 관련된 논의는 전무한 상황이다. 지난해 2월 최경천 전 충북도의원이 ‘느린학습자를 위한 교육지원 정책토론회’를 주도적으로 열고 지원조례 제정을 약속했으나, 선거 이후 무산됐다. 현재 충북도의회에서는 이에 대한 논의가 중단된 상태다.

지난해부터 기초학력보장법이 시행돼 충북교육청에서 기초학력과 관련된 사업을 진행하고 있으나, 한글 문해력에 집중되어 있고 특히 초등 1·2학년 대상으로만 교육이 이뤄지고 있다.

지난 20일 지역아동센터충북지원단이 주최한 ‘나답게 크는 아이 지원사업’ 지역간담회에서는 지역아동센터 및 청주시아동복지관 관계자, 경계선지능 아동을 양육하고 있는 학부모들이 참여해 경계선지능인을 위한 지원이 확대되어야 하고 이를 위해 조직화가 필요하다는데 의견을 같이 했다.

또한 전국의 많은 지자체에서 경계선지능인을 위한 지원이 확대되고 있다며 충북에도 조례 및 지원방안이 마련될 수 있도록 목소리를 내야 한다는데 뜻을 같이했다.

‘나답게 크는 아이 지원사업’은 충북지역 지역아동센터를 이용하는 경계선지능 아동을 대상으로 학습 및 사회성 교육을 하는 것을 말한다.

2020년부터 시작된 이 사업에는 65개 지역아동센터, 500여명의 학생들이 참여했다. 만족도 조사 결과 참가자들의 72%가 ‘만족한다’고 답했다.

경계선지능 아동을 양육하고 있는 부모들의 자조모임도 조직될 예정이다. 경계선지능이면서 초등학교 4학년 자녀를 둔 학부모 A씨는 “우리들은 그동안 장애에도 비장애에도 속하지 못해 많은 어려움을 겪었다. 부모들의 자조모임을 만들어 정보도 나누고 하나된 목소리를 낼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많은 엄마들이 뜻을 같이하고 있고 그 숫자는 계속 늘어나고 있다”고 전했다.

충북장애인부모연대도 최근 경계선지능인 지원확대를 위해 적극 나선다는 계획이다.

민용순 회장은 “그동안 경계선지능 아동을 양육하고 있는 부모들이 어려움을 호소하는 것을 많이 보았다. 앞으로 충북장애인부모연대는 경계선지능 아동 지원을 위해 위원회도 만들고 교육청 및 지자체에 요구사항을 전달할 것이다. 내년 국회의원 선거에서도 목소리를 낼 것이고 조례 제정에도 앞장설 것이다”라고 밝혔다.

한편 경계선지능인은 지능지수 71~84로 전체 인구 14%, 전국적으로 700여만 명이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충북에도 22만 명의 경계선지능인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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