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체소각비용 7만6000원(1톤당) VS 민간위탁 22만2000원 소요
청주시 처리용량대비 실제 처리량 76%, 민간소각장은 96%

<기획> DIRTY BUSINESS! 쓰레기·소각장·반재활용정책, 기생의 경제학

1부 <청주시, 폐비닐이 사라졌다>

① 청주시 단독주택 폐비닐 분리배출량 절반 이상 줄었다.

② 폐비닐 분리배출, 아예 멈춘 공동주택

③ 사라진 폐비닐, 혈세를 타고 흘러갔다.

2부 <누가 이득을 보았는가>

④ 청주시와 민간소각장의 관계가 수상하다

⑤ 1300억 들인 소각장은 놀리고 민간업체에 일거리 떠넘겨

2부 <누가 이득을 보았는가>

폐비닐이 사라졌다? 아니다. 사라진 것은 폐비닐이 아니라 재활용 분리배출. 폐비닐은 ‘가연성 생활폐기물 종량제 봉투’라는 음지로 숨어들었다. 2018년 ‘쓰레기대란’ 이후 2020년 현재 청주시 관내에서 1일 9.2~16.6톤의 폐비닐이 종량제봉투로 옮겨간 것으로 추정된다.

쓰레기는 ‘정치·경제적’이다. 선거라는 공간에서 승자와 패자는 한 묶음이다. 누군가 경제적 이득을 보았다면 누군가는 비용을 지출해야 한다. 어떤 현상이 일어났다면 뒤에는 배후가 있다. ‘분리배출→재활용’이라는 공간에서 ‘종량제봉투→소각장’으로 차원이동된 현상에는 ‘청주시의 정책’이라는 요소가 작동한다.

결과적으로 누가 이득을 보았는가? 비용은 누가 지불했는가? <기획: DIRTY BUSINESS!> 2부에선 ‘폐비닐’등 가연성폐기물 민간위탁소각에 얽힌 이해관계의 실타래를 3번에 걸쳐 풀어본다. (편집자주)

 

1300억 들인 소각장은 놀리고 민간업체에 일거리 떠넘겨

자체소각비용 7만6000원(1톤당) VS 민간위탁 22만2000원 소요

청주시 처리용량대비 실제 처리량 76%, 민간소각장은 96%

 

정책을 결정할 때 여러 고려요소가 있다. 청주시의 가연성폐기물 처리 방법과 관련해 환경문제 등 ‘무형 가치’를 제외하고 ‘비용’의 문제에만 국한에 살펴봤다.

가령 청주시가 운영하는 광역소각장에서 직접 처리하는 경우와 민간소각장에 위탁해 처리하는 경우 소요비용이 적게들어간다면 후자가 더 효과적일 것이다.

청주시가 밝힌 자료를 분석해보니 시 광역소각장에서 처리할 경우 1톤당 7만6000여원의 비용이 소요됐다.

 

금액산정은 소각장을 운영하는데 필요한 인건비, 유지보수비, 재료비 등 소각장 운영에 소요된 모든 경비와 한해 처리한 소각량을 가지고 계산했다. 단 소각장 건립에 투여된 최초 경비는 제외했다.

청주시에 따르면 2019년 한해 시 광역소각장을 운영하는데 총 92억여원을 지출해, 12만900톤의 폐기물을 소각했다.

민간위탁비용은 청주시 자체 소각비용에 비해 3배 이상 비싸다. 청주시에 따르면 민간소각장에 2019년 한해 총49억6100여만원을 지불하고 생활폐기물 2만2325톤을 위탁 처리했다.

1톤당 처리비용은 22만2222원이다. 2020년의 경우 1톤당 22만2000원을 주고 처리한다.

청주시는 2009년 가동을 시작한 1호기에 755억원, 2016년 가동한 2호기에 568억원의 건설비를 지출했다. 총 초기투자비 1323억원이 지출됐다. 20년 동안 가동된다고 가정하면 한 해당 분할되는 초기투자설비금액은 연간 66억여원이다.

초기투자설비를 반영해도 1톤당 처리비용은 약 12만9900원 정도다. 민간위탁비용의 절반 정도에 불과하다.

 

1300억 들어간 소각장을 펑펑 놀린 청주시

 

청주시가 민간소각장에 막대한 세금을 들여 위탁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항아리가 가득 차 더 이상 담을 수 없다면 새 항아리가 필요하다.

마찬가지로 청주시 광역소각장의 설계용량을 초과했다면 민간위탁량을 늘리는 것은 당연하다.

과연 그랬을까?

 

청주시 광역소각장의 1일 처리 설계용량은 1일 400톤이다. 법에서는 설계용량의 30%까지 초과해 소각하는 것을 허용하고 있다. 이를 감안하면 최대 520톤까지 가능하다. 최근에는 10%로 제한해 1일 440톤까지 처리할 수 있다.

청주시가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청주시는 지난 2018년 1월 1일 이후 설계용량보다 적게 처리했다.

1년 365일 기준으로 2018년 1일 326톤, 2019년 331톤을 처리했다. 2020년 올해에는 지난 5월 28일까지 304톤을 처리했다.

1일 400톤을 기준으로 보면 처리용량의 2018년 82%, 2019년 83%, 2020년 76%만 처리한 것이다.

이 수치만 놓고 보면 항아리가 가득 찬 것이 아니라 비어 있던 것이다.

그렇다면 민간소각장의 가동효율은 어떨까? 청주관내 최대규모 민간소각업체 클렌코(구 진주산업)의 경우 2020년 1월부터 5월까지 설계용량의 96%를 처리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클렌코가 옛 진주산업 홈페이지에 공개한 월별소각현황에 따르면 1월부터 5월까지 총 5만1331톤을 소각했다. 1일 평균치는 338톤이다.

클렌코가 허가받은 처리용량은 1일 352.8톤으로 법적 처리용량의 96%를 처리했다.

같은 기간 청주시는 처리용량의 76%만 처리한 것과 비교하면 20%나 높은 수치다.

 

클렌코의 경우 지난 2017년 허가받은 처리용량을 초과해 소각하다 처벌을 받기도 했다. 검찰 수사결과 클렌코는 2017년 1월부터 6월까지 법적 처리용량보다 1만3000톤을 초과해 소각했다. 1일기준 72톤을 더 소각한 것이다.

이 수치를 반영하면 클렌코의 처리용량대비 실제 소각량은 112%에 이른다.

혈세 1300여억원을 들여 만든 청주시 소각장. 정작 제대로 가동도 하지 않고 세배나 비싼 처리비를 주면서 민간소각장에 일거리를 떠넘겼다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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