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현아 님은 청주충북환경운동연합에서 활동하는 MZ(20~30)세대 활동가입니다. 필명은 ‘박하’입니다. 환경운동 활동가이자 MZ세대가 겪는 삶의 다양한 이야기를 글로 풀어보기로 했습니다. (편집자주)

청주충북환경운동연합 MZ활동가 박하. 박하는 양서류를 좋아한다.
청주충북환경운동연합 MZ활동가 박하. 박하는 양서류를 좋아한다.

내 또래가 공감하는 이야기나 키워드가 뭘까?

요즘 늘 고민한다. 가끔 너튜브에서 찾기도 하고 키워드를 검색하기도 한다.

그러면서 최근 내 관심사는 무엇이었나, 생각하고 돌아보게 되는데 조금은 남들과 다른 특이한 애 같기도 하다는 것이다.

예를 들면, 어릴 때부터 어떤 한 가지에 꽂히면 질릴 때까지 그것만 고집했다.

예쁜 비닐봉지를 보면 마치 요즘의 에코백이나 핸드백처럼 갖고 다녔는데, 지금은 잘 기억나지 않지만 그 안에 온갖 물건들을 담았었다.

때로는 비닐봉지 손잡이에 손수건을 엮어 허리춤에 차기도 했다.

그런 모습을 본 할머니 혹은 할아버지께서 작은 가방을 사주셨던 것 같다.

그 뒤로 또 그 가방만 질릴 때까지 메고 다녔지.

초등학생 때는 한 가지 색의 옷만 고집했다. 3학년 때는 빨간색이 좋아 머리부터 발끝까지 온통 빨간색이었는데, 머리끈까지도 그랬다.

그리고 다음에는 검정색을 좋아했는데, 머리색이 염색한 것 마냥 너무 짙어서 나름 부심이 있기도 했다.

그 다음부터는 어지간하면 두 가지 색상 이상이 들어가지 않게 옷을 입었던 것 같다.

지금은 거의 하나로 색을 맞추는데, (저를 아는 사람이라면 다들) 아시겠지만 요즘은 그냥 검은색이다.

또 다른 것은 곤충이나 양서류를 좋아한다는 것이다.

그냥 아무렇지 않게 잡아서 사진 찍고 놓아주는데, 의외로 그런 경험이 별로 없는 사람들은 무서워하거나 징그러워하거나 둘 중 하나라는 것이다.

박하와 곤충
박하와 곤충
박하와 지렁이
박하와 지렁이

어느 산밑의 공기 좋은 곳에 있는 고등학교를 다녀서 고삐 풀린 망아지 마냥 좋다며 곤충이며 뱀이며 개구리며 온갖 것들을 한번씩 잡아보곤 했는데 친구들이 질색팔색하더라는.

그게 당연한줄 알았던 게 어릴 때, 엄마와 아빠 두분 모두 환경에 관심이 많으셨다. (물론 지금도 그렇다.)

그래서 동생과 나는 환경 체험 프로그램에도 많이 참여했었고, 그때 만나는 어른들은 대부분 곤충을 아무렇지 않게 잡아서 보여주셨고 그래서 그게 당연한 줄 알았던 것이다. (그래서 주변 환경이 중요하다고 하는 건가...)

아무튼 초등학생 때는 그냥저냥 그랬는데, 중학생이 되고 고등학생이 되면서 곤충을 아무렇지 않게 만지는 사람은 별로 없다는 걸 그때 알게 되었다.

또 웃긴 게 고등학교 2학년 때는 곤충 덕분에 만장일치로 생명 어쩌구 상(정확한 이름이 기억이 안난다ㅜㅜ)을 받았다.

박하와 곤충
박하와 곤충
박하와 곤충
박하와 곤충

 

인턴쉽 프로그램 수업을 들을 때도 각자 직업을 고민하고 인턴쉽 나갈 곳을 찾았었는데 애들은 나보고 성인이 되면 환경단체에서 일하고 있을 거 같다고 그랬다. (오, 애들 예지력하고는 ㅎㅎ) 그래서 그 기대에 부응해줬다.

아무튼 남들이 보면 위의 몇 가지로 “쟤가 정말 특이한 게 맞아?”라고 할 수도 있겠지만 어디가서 평범한 건 또 아니라서.

정말 하나하나 나열하자면 몇 날 며칠을 세고도 모자랄 거다. 그래서 오늘은 여기까지.

저작권자 © 충북인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