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비정규직 문제 해소하라” 2020 충북 차별철폐대행진 열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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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비정규직 문제 해소하라” 2020 충북 차별철폐대행진 열려
  • 김다솜 기자
  • 승인 2020.06.10 11:2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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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내유보금 환수·중대재해기업처벌법 요구까지 나와 
ⓒ 김다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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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정규직 없는 충북 만들기 운동 본부(이하 운동 본부)는 8일(화) 충북 차별철폐대행진 투쟁 문화제를 열었다. 이 자리에서 운동 본부는 비정규직 처우 개선을 요구하고 나섰다. 문화제는 CJB청주방송 앞에서 열렸다. 지난 2월 근로자 지위 소송으로 다투다 목숨을 끊은 이재학 PD가 다녔던 직장이다. 

“방송국은 공공의 이익을 위해, 노동자·시민의 알 권리를 보장하기 위해 공정한 사업장이어야 하는데 이곳에서 비정규직 노동자가 죽어 나갔습니다. 일하기 지옥 같은 현장, 그곳이 바로 CJB청주방송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2020 차별철폐대행진을 이곳에서 합니다.”

정성호 금속노조 대전충북지부 사무국장은 청주방송을 향해 경고했다. 이재학 PD가 사망한 지 120여 일이 지나는 동안 회사는 반성 하지도 않고, 사과도 없었다. 비정규직 노동자로 7년을 방송국에서 일했던 그는 자신과 동료들의 처우 개선을 위해 힘쓰다 세상을 등졌다. 

ⓒ 김다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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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 또 다른 PD가 있다. 이한빛 PD는 CJ E&M 정규직 PD였다. 그는 비정규직 노동자들에게 장시간 노동과 저임금을 강요해야 하는 업무를 맡으면서 많이도 괴로워했다. 이한빛 PD의 마지막 선택도 죽음이었다. 같지만 다른 두 죽음의 원인은 ‘비정규직 문제’에 있었다. 

이날 이한빛 PD의 아버지 이용관 한빛미디어노동인권센터 이사장도 찾아왔다. 한빛미디어노동인권센터는 방송노동자들의 노동인권 운동을 하는 단체다. 이 이사장도 정규직-비정규직 간극을 좁히자고 목소리를 냈다. 

“이재학 PD는 청주방송에만 있지 않습니다. 많은 방송국에서 비정규직 PD들이 일하고 있습니다. 정규직보다도 더 많은 일을 하고도 반도 안 되는 임금을 받으면서 희생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언제 해고될지 모르는 불안정한 상태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이 이사장은 청주방송을 향해 이행권고안에 합의할 것을 촉구하기도 했다. 이재학 PD 사망사건 진상조사위원회를 꾸려 이행권고안을 내놨지만 아직까지 청주방송에서 뚜렷한 답변을 듣지 못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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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만 살아남으면 된다는 생각

비정규직 노동자의 삶은 멀리 있지 않다. 통계청 발표에 따르면 2019년 기준 비정규직 비율은 36.4%에 이른다. 대한민국 절반에 가까운 사람들이 ‘비정규직’ 일자리에 내몰린다. 그만큼 비정규직 문제는 우리 인생 전체에도 큰 관여를 한다. 김선혁 민주노총 충북본부 수석부본부장은 “모든 노동자의 노동 조건이 나의 노동과 삶에 깊은 연관성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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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다수가 고통받는 비정규직 제도에서 이득을 보는 비율은 얼마나 될까. 대한민국 상위 1% 재벌이다. 김진열 공공운수노조 충북지역평등지부장은 ‘재벌 곳간’에 주목했다. 김 지부장은 “재벌 곳간에는 몇 천, 몇 백 조 이상의 사내유보금이 쌓여 있는데 정부는 또다시 재벌 곳간에 돈을 밀어주려고 한다”며 “그들의 곳간을 열어서 우리가 나눠 가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익스프레스가 중대재해를 내 노동자가 죽어도 평균 432만 원이라는 벌금만 내는 나라, 하루 7명의 노동자가 죽어가는 나라, 코로나 사태에 대한 기업 지원은 253조 원이라고 하는데 고작 생계지원으로 10조 원을 풀면서 생색내는 나라, 투기의 나라… 바꿔야 하지 않겠습니까?”

이명주 민중당 충북도당 대표는 “더불어민주당과 문재인 정부는 사내유보금과 재벌 개혁에는 한마디도 하지 않고, 어떻게 하면 법인세를 깎아줄지, 규제완화로 자본에 이익을 챙겨줄지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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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판은 정부·여당으로 향했다. 이인선 정의당 충북도당 민생본부장은 노동 존중을 약속했던 정권에 걸었던 기대감이 부서졌다고 고백했다. 고용보험법 개정안이 국회 문턱을 넘었으나 비정규직·특수고용노동자는 거기에 없었다. 차별과 배제만 있었다. 이 본부장은 “정부·여당에 노동자들이 더 이상 차별과 배제 속에 죽음을 당하지 않는 세상을 만드는 데 힘을 써달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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