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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B청주방송이 고 이재학 PD의 죽음에 대한 책임을 부정하며 진상규명을 방해하고 있다. 6월 1일 고 이재학PD 사망사건 진상조사위원회 마지막 전체회의에서 청주방송 사측 위원들은 사유를 밝히지 않고 도중 퇴장했다. 사측 위원들은 오전까지 인정하던 진상조사 결과를 오후에 돌연 부정했고, 보고서 공개를 반대하기도 했다. 이후 사측은 6월 11일 유가족에게 “돈을 지급할 테니 더 이상 문제 삼지 말라”고 발언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가족이 분노해 “돈 받고 끝내란 것이냐”고 따지자 사측 관계자는 그렇다고 답했다고 한다. 청주방송이 책임을 부정한 것도 모자라 이재학PD의 죽음을 돈으로 해결하겠다는 파렴치한 태도를 보인 것이다.
 
청주방송의 파렴치한 태도 배경엔 이두영 이사회 의장이 있다. 유가족 항의에 이성덕 청주방송 사장과 김종기 보도국장은 “이두영 의장이 입장을 이렇게 정했다”는 발언과 함께 이 의장의 이름을 수차례 언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측 위원들은 언론노조, 유가족, 시민사회 대표와 논의과정에서도 “그분이 지시하고 보고받는다”, “내가 어떻게 하느냐”며 이두영 의장이 관여하고 있다는 취지의 발언을 수차례 했다. 이재학PD 사망사건 이후 대표이사를 사임한 이두영 의장이 형식적으로만 경영일선에서 물러난 모양일 뿐 실제는 청주방송 경영을 좌지우지하며 노골적으로 진상규명을 방해하고 있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이두영 의장은 5월 28일 진상규명 활동에 참여하고 있는 조종현 민주노총 충북지역본부장과 이수희 충북민주언론시민연합 사무국장에게 각각 1억원의 손해배상위자료 청구소송을 제기했다. ‘청주방송 이재학PD 사망사건 충북대책위원회’가 4월 10일 일부 언론에 낸 광고가 허위사실을 유포해 명예를 훼손했다는 이유에서다.
 
하지만 해당 광고는 “14년을 정규직 PD와 똑같이 일했지만 월 160만원”, “동료 프리랜서를 포함한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인건비 인상과 인원충원을 요구하자 부당해고” 등 이재학PD 사망의 배경을 주요 내용으로 하고 있다. 이두영 의장이 언급되는 부분은 “방송 경영과 인사에 개입하고 친인척에게 일감을 몰아주며 방송을 사유화했다”, “법원에서 노동자성을 증명 받으려 했을 때 진실을 은폐했다”는 대목인데 이마저도 미디어오늘 <회장 사촌에 일감 몰아주고 아들 회사에 투자하는 방송국>(4월 5일) 등을 통해 이미 보도된 내용이다.
 
게다가 이두영 의장을 규탄하는 광고는 3월 20일 전국대책위원회 이름으로 다른 언론 1면에도 실렸다. 그럼에도 충북대책위원회 광고만을 문제 삼아 손해배상소송을 제기한 것은 진상규명에 앞장선 시민사회를 위축시키려는 시도로 해석할 수밖에 없다. 6월 1일 진상조사위원회 회의에서 보인 사측 위원들의 갑작스런 입장변화도 이두영 의장이 5월 29일 제기한 소송의 영향으로 해석할 수 있다.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릴 수 없다. 청주방송은 이재학PD의 죽음에 책임이 있음을 조속히 인정하고, 진상규명을 위해 적극 나서야 한다. 이두영 의장은 진상규명을 방해하려는 소송을 취하하고, 유가족에게 당장 진심 어린 사과부터 하라. 언론개혁을 열망하는 시민들과 함께 우리 사회 언론민주화를 이끌어온 민주언론시민연합은 고 이재학 PD의 죽음에 대한 진상규명, 명예회복, 책임자 처벌, 방송계 비정규직 문제가 해결될 때까지 연대투쟁을 멈추지 않을 것이다.
 
 
 


2020년 6월 1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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