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네슬레코리아 청주공장 폐쇄?…네슬레 결정만 남았다

생산물량 전적으로 네슬레에 의존…수출물량 70% 차지

네슬레, 올해까지만 물량할당 입장…실행되면 공장 셧다운

노조 “50년간 단물만 다 빨아먹고 ‘먹튀’…OECD가이드라인 준수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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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위스에 본사를 둔 세계 최대 다국적기업 네슬레와 롯데가 합작해 설립한 롯데네슬레코리아 청주공장이 폐쇄위기에 몰렸다. 사진은 청주공장 전경
스위스에 본사를 둔 세계 최대 다국적기업 네슬레와 롯데가 합작해 설립한 롯데네슬레코리아 청주공장이 폐쇄위기에 몰렸다. 사진은 청주공장 전경

 

스위스에 본사를 둔 세계 최대 다국적기업 네슬레와 롯데가 합작해 설립한 롯데네슬레코리아 청주공장이 폐쇄위기에 몰렸다.

청주공장의 경우 네슬레가 배정해준 인스턴트 커피가 생산물량의 70%를 차지하고 있는데, 올해 이후엔 배정 자체를 끊는다는 것이다.

네슬레가 생산물량 배정을 중단하게 되면, 사실상 청주공장은 폐쇄될 전망이다.

롯데네슬레코리아는 지난 2014년 네슬레가 롯데푸드와 50:50 지분합작으로 설립한 회사다. 이 회사의 연원은 1979년 설립된 한서식품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한서식품은 1981년 청주공장을 준공하고 이후 네슬레 브랜드인 ‘쎄레락’을 생산하기 시작했다. 이후 1987년 한국네슬레가 설립됐고, 1988년 사명을 네슬레식품으로 변경했다.

청주공장은 현재 인스턴트 커피를 생산하고 있다. 생산물량은 국내 내수 판매용이 30%를 차지하고 있고 나머지 70%는 네슬레에 납품하고 있다.

한마디로 정리하면 네슬레에 납품하는 전용 생산공장인 셈이다.

롯데네슬레코리아 관계자와 노동조합에 따르면 네슬레는 올해까지만 청주공장에 생산물량을 배정했다. 2026년에 배정된 생산물량은 없는 상태다.

롯데네슬레코리아 청주공장 고위 관계자는 “3~4년 전부터 네슬레가 청주공장에 물량을 배정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표명했다”며 “네슬레는 2025년까지만 물량을 배정하고 그 이후에는 배정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가지고 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오는 27일 정기이사회가 열린다”며 “이날 열리는 이사회에서 최종 확정될 예정이지만, 네슬레의 입장이 바뀌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네슬레가 물량을 배정하지 않는다면, 청주공장은 더 이상 가동하기 힘들다”며 “공장 폐쇄로 보면 된다”며 “300여명의 노동자와 1000여명의 가족들의 삶의 터전이 사라지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노동조합도 긴장하고 있다.

정낙채 전국화섬노조 롯데네슬레코fl아 지회장은 “네슬레가 물량을 끊으면 청주공장은 사실상 문을 닫게 된다”며 “50년 가까이 자신들을 위해 헌신한 한국 노동자들을 헌신짝처럼 버리는 결정을 해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정 지회장은 “네슬레는 지금 해외에서 생산한 캡슐 커피를 들여와 한국시장에 판매하고 있는데 판매가 늘어 제2의 호황을 맞고 있다”며 “그런데 청주공장을 폐쇄한다는 것은 이제 생산은 해외에서 하고, 한국에선 물품만 판매하겠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1989년 입사해 평생 네슬레를 위해 일해왔다. 네슬레는 그 기간 동안 브랜드 사용료 등 엄청난 이익을 가져갔다”며 “이제 단물이 빠졌다고 아니, 더 많은 이윤을 남기겠다고 수십년간 동고동락한 한국 노동자들을 버리려 한다”고 비판했다.

정 지회장은 “네슬레는 이미 우리 노조와 인위적인 해고는 없다는 내용을 단체협약에 체결해 왔다”며 “또 네슬레가 물량중단 방식으로 청주공장을 폐쇄하는 것은 OECD 가이드라인 위반이다”고 지적했다.

한편 OECD 가이드라인은 다국적기업의 직접 투자, 이들이 활동하는 지역의 사회,정치,인권 상황 간의 상호 관계를 규정하는 기준을 마련한다는 목적으로 만들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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