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기섭 진천군수 (사진=진천군청 제공)
송기섭 진천군수 (사진=진천군청 제공)
지난 14일 충북도청 서문에서 열린 '윤석열 탄핵, 충북도민총궐기대회'에 참가한 송기섭(가운데) 군수. (사진=김남균 기자)
지난 14일 충북도청 서문에서 열린 '윤석열 탄핵, 충북도민총궐기대회'에 참가한 송기섭(가운데) 군수. (사진=김남균 기자)

 

12‧3 비상계엄령이 공식 해제되기 전 지방자치단체 중 가장 먼저 계엄해제요구를 공식적으로 요구한 송기섭 진천군수가 기고글을 보내왔다. (편집자주)

 

계엄으로 무너진 경제, 더 단단해진 민주주의로 살려야

글 : 송기섭 진천군수

 

‘민주주의(民主主義)’란 국가의 주권이 특정 개인이나 집단이 아닌 모든 국민에게 있음을 확인하고, 국민 권력을 기반으로 현실 정치를 구현하는 체제를 말합니다.

3일 밤 11시경, 민주화 사회의 대표인 대한민국에 있어서는 안 될 심각한 사태가 벌어졌습니다.

무려 45년 만에 대한민국에 비상계엄령이 내려진 것이죠.

비상계엄은 대통령의 헌법적 권한이긴 합니다.

하지만 그 통치자가 잘못된 판단을 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이를 국민이 선출한 국회의원 다수의 의견을 모아 견제할 수 있는 권한 역시 부여했습니다.

이것이 바로 대한민국의 민주주의입니다.

우리가 방송 매체를 통해 눈으로 본 것은 완전 무장한 군인이 국회 창문을 깨고 난입해 총부리를 겨눈 모습입니다.

국회와 국회의원의 헌법적 권한을 위협하는 장면이었습니다.

대한민국 민주주의를 한순간에 깨트린 순간이었습니다.

윤석열 대통령이 내건 비상 계엄 명분은 아이러니하게도 대한민국 민주주의의 수호였습니다.

이와 같은 결정을 수긍할 수 있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요?

‘대한민국은 지금이 제일 잘 사는 시기’라는 ‘Peak Korea’라는 말이 나았습니다.

경제 상황이 몇 년째 계속 하락곡선을 그리고 있다는 것을 뜻하는 자조적인 말입니다.

정치와 경제, 제도 등의 퇴행에 따른 장기적 경기 침체 상황이 이어지고 있는데 참으로 안타까운 일입니다. .

이번 비상계엄 사건으로 대한민국의 대외신임도는 바닥을 쳤습니다. 달러 환율 상승, 외국인의 주식 매도 등 수많은 기업과 국민에게 심각한 경제적 피해와 씻을 수 없는 좌절감을 안겼습니다.

‘민주주의 경제’는 사회 구성원의 참여 확대, 평등한 기회 제공, 창의와 혁신이 중심이 된 경쟁, 자원의 효율적 배분과 신뢰 제고, 예측 가능성 등 포용적 민주주의 요소가 융합돼 성장을 견인합니다.

이번 계엄 사태로 포용의 민주주의 시스템을 심각하게 훼손했습니다.

국민을 불안에 떨게 해 지역 주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는 자치단체장으로서 더 큰 안타까움을 느낍니다.

그래도 이번 초유의 사태 속에서 희망을 봤습니다. 총을 든 군인과 경찰에 맞서 대한민국의 민주주의 지켜내낸 바로 우리 국민입니다. 우리 국민은 단 하나의 유혈 사태 없이 6시간 만에 상황을 종결시켰습니다.

대한민국 국민은 지금껏, 큰 위기가 있을 때마다 더 단단히 뭉쳤고 슬기롭게 이겨냈습니다.

IMF 경제위기는 OECD 국가 중 가장 빨리 극복했고, 일본의 수출 규제는 국내 소부장 시장 자생력을 갖추는 기회로 삼았습니다.

대한민국 국민은 이번 위기도 더 단단해진 포용적 민주주의를 바탕으로 잘 이겨낼 것이라 확신합니다. 저 역시 지방정부의 단체장으로서 더 빠른 경제 회복을 위해 포용적 민주주의를 적극 실천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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