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채움 성장 플랫폼’ 운영 설문조사 결과 발표
응답자 53.3% “한계 성찰, 사업 전면재검토해야”
9월부터 시범운영인데 9월 말 개통?…“교육과정 차질 우려”

묶음기사

지난 3일 윤건영 충북교육감이 취임 1주년을 맞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충북교육청 제공)
지난 3일 윤건영 충북교육감이 취임 1주년을 맞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충북교육청 제공)

 

윤건영 충북교육감의 1호 공약인 ‘다채움 성장 플랫폼’을 전면 재검토하고 9월부터 시범운영하겠다는 도교육청의 계획을 연기하라는 주장이 나왔다.

(사)새로운학교충북네트워크(충북새로운학교), 충북실천교육교사모임(실천교사모임)은 31일 ‘충북교육청-(주)천재교육 학습 플랫폼 업무 협약에 관한 교육주체 의견’ 설문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결과에 따르면 ‘다채움 성장 플랫폼’ 운영에 대해 응답자들의 53.3%는 ‘디지털로 포장된 문제풀이식 학습이 가지는 한계를 성찰하고 사업을 전면 재검토해야 한다’고 답했다. 또 33.2%는 ‘9월 시범운영은 연기하고, 현장 및 전문가 의견을 청취하고 충분히 숙고하고 준비해야 한다’고 답했다.

 

새로운학교충북네트워크 제공.
새로운학교충북네트워크 제공.

 

또 다채움을 통해 기초학력을 향상시킨다는 충북교육청 정책에 대해 190명의 응답자 중 절반 이상이 △효과를 기대하기 힘들 것 △교실수업을 왜곡시킬 가능성이 있음 △개인화된 컴퓨팅 방식으로 해결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은 교육적으로 매우 부적절한 판단이라고 답했다.

특히 지난 7월 4일 도교육청과 천재교과서가 맺은 협약에 대해 응답자들의 84.7%가 적절하지 않다고 답했으며 적절하다고 응답한 이들은 9%에 불과했다.

적절하지 않은 이유(복수응답)로는 76.1%의 응답자들이 학생평가, 교원연수와 같은 공교육의 책임교육 과제를 특정민간업체에 맡기는 것은 무책임하며 결국 기업이익에 기여하는 결과를 낳을 것이라고 답했다. 또 69.3%가 미래교육에 대한 비전과 숙고, 현장 교원들과의 소통 없이 일방적이고 무계획적으로 이루어진 결정이라고 답했다.

 

새로운학교충북네트워크 제공
새로운학교충북네트워크 제공

 

새로운학교충북네트워크 제공
새로운학교충북네트워크 제공

 

앞서 도교육청은 올 9월부터 다채움 성장 플랫폼 시범운영을 실시하고, 내년 3월 정식 개통할 계획이라고 밝힌바 있다.

다채움은 인공지능·빅데이터 기술을 활용해서 학생의 학습수준을 진단하고 각자 맞춤형 학습을 한다는 것이다. 도교육청은 초1~고1 학생들에게 국어·수학·사회·과학·영어과목에서 취약한 학습 자료를 제공하고 스스로 공부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올 2학기부터 시범운영하겠다는 도교육청 발표와는 달리 다채움 개통은 9월 하순 경에나 완료될 것으로 전망, 당장 2학기 교육과정 운영에 차질이 우려되고 있다.

 

충북교육정보원은 지난 25일 ‘다채움 선도교원 양성 워크숍’을 개최했다.(충북교육청 제공)
충북교육정보원은 지난 25일 ‘다채움 선도교원 양성 워크숍’을 개최했다.(충북교육청 제공)

 

충북새로운학교와 실천교사모임은 설문조사 결과 이외에도 “현장조사를 통해서도 다채움 9월 시범 개통은 무리한 정책이라는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플랫폼 탑재를 위해 도교육청이 현장교사들을 동원하여 신뢰도와 타당도 등이 충분히 검증되지 않은 평가문항을 조급하게 개발해왔으며, 플랫폼을 활용한 기초학력 진단검사 시범학교 선정과정에서도 대다수 학교의 무관심과 외면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것.

충북새로운학교와 실천교사모임은 “충북교육연구정보원, 정책기획과, 유초등교육과, 중등교육과 등 4개부서 관계자들도 이러한 문제제기에 일부 공감했다”며 “미래교육에 대한 숙고와 고민 없이 교육감의 공약 달성에만 급급한 무리한 정책 추진을 멈추고 현장 교원들, 전문가들과 소통하는 격의 없는 공론의 장을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설문의 기타의견으로는 △교육현장에는 온라인 5지선다 문제 은행식 진단이 필요한 것이 아니라, 다양한 원인과 배경을 가진 아이들의 이야기를 귀 기울여 듣고 포괄적 대책을 수립하고 추진할 더 많은 교사와 지역사회 인프라가 필요합니다 △촘촘한 지원 없는 학력 진단과 학생 분류는 낙인과 배제를 낳을 뿐입니다 △코로나 3년으로 변화된 학습자 분석부터 철저히 하고 어떤 것이 도움이 될지 거시적으로 지원하는 교육청이 되길 바란다 △현직 교사들과의 아무런 소통 없이 중요한 사안 결정이 이루어지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등의 의견이 있었다.

한편 이번 설문조사에는 유·초등교원 72명, 중등교원 29명, 학부모·시민 69명 등 190명이 참여했다.

저작권자 © 충북인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