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태욱 신나는학교 교장.
하태욱 신나는학교 교장.

교육이 변화해야 한다는 이야기는 모두가 입에 달고 살지만 실제로 교육의 틀을 바꿔내는 시도는 공교육 체제 안에서 매우 미약하게 이루어져 왔다. ‘대안학교’나 ‘미래학교’라는 이름을 달고도 기존의 입시 체제를 벗어나지 못한 채 지엽적인 부분만 건드리는 시도로는 우리 아이들을 새로운 세상에 적응해서 살아가도록 지원하기 어렵다.

‘진로’라는 미명 아래 또 다른 입시중심학교를 세우기보다는 학습자주도성 기반의 역량중심 관계협업형 미래학교를 통해 시대가 요구하는 교육을 실험하고 새로운 진로를 개척하려는 시도가 필요하다.

경기도교육청이 설립한 신나는학교는 중·고 6년제 통합학교 체제, 개별화 짝샘(멘토) 지원 시스템, 발달에 따른 교육단계와 무학년제의 교차로 학생과 교사들이 함께 짜나가는 씨줄날줄 직조형 교육과정, 역량중심 교과 설계와 평가체제, 교과선택제와 학점제, 지속가능한 발전(SDGs)에 기반한 프로젝트 학습, 혁신가 정신(Entreprenureship)을 통한 새로운 진로개발 등 미래교육을 적극적으로 실험하는 학교로 설계되어 개교 2년째를 맞았다.

이 용감한 실험에 동의하고 지원하는 학생과 학부모들이 점점 많아져서 경쟁률이 높아지자 수월성을 지향하지 않는 학교로서 선발방식에 대한 깊은 고민을 하고 있는 상황이기도 하다.

교육계에서도 폭발적인 관심으로 학교 탐방이나 강의 요청들이 끊임없이 쇄도한다. 여러 교육청들이 신나는학교를 모델로 도전적인 미래학교를 세우겠다는 의지와 계획을 밝히고도 있다. 어느 지역보다 선도적으로 미래학교인 단재고를 준비해서 부러움을 사던 충북교육청이 ‘입시’에 발목이 잡혀 미래를 포기한다면 그것은 우리 아이들에게 죄를 짓는 일이 될 것이다.

If we teach today as we taught yesterday, we rob our children of tomorrow 20세기 가장 위대한 교육학자로 손꼽히는 존 듀이는 우리가 오늘도 어제처럼 아이들을 가르친다면 미래는 없을 것이라고 일갈한 바 있다. 선도적으로 나서다 과거로 회귀하는 우를 범하지 않기를 바라고 또 바란다. 충북에는 분명 ‘신나는학교’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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