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시 산성동 74필지 8만2645㎡ 매각, 공시지가만 68억
친일재산 환수 사실상 중단, 2021년 이후 3필지 추가 매각
미확인 토지 100여필지 존재, 실제 매각은 2배 이상 추정

묶음기사

한일합방의 조력한 공로로 일제로부터 자작의 지위와 은사금을 하사받은 친일파 거두 민영휘의 후손들이 물려받은 청주시 산성동 소재 170여 필지를 매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친일파 민영휘가 토지를 집중 소유한 청주시 산성동 상당산성 전경
한일합방의 조력한 공로로 일제로부터 자작의 지위와 은사금을 하사받은 친일파 거두 민영휘의 후손들이 물려받은 청주시 산성동 소재 170여 필지를 매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친일파 민영휘가 토지를 집중 소유한 청주시 산성동 상당산성 전경

 

한일합방의 조력한 공로로 일제로부터 자작의 지위와 은사금을 하사받은 친일파 거두 민영휘의 후손들이 물려받은 청주시 산성동 소재 170여 필지를 매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170여 필지 중 본보가 거래내역을 확인한 토지는 74필지로 면적은 8만2645㎡에 달한다. 현재 공시지가로 환산하면 68억4624만여원에 이르는 금액이다.

민 씨 후손들은 지난해와 올해 3필지 7022㎡를 추가 매매했다. 해당 토지는 친일재산환수위원회가 재산환수 대상에 포함한 계성주식회사와 조선신탁주식회사가 보유했던 토지다.

친일재산환수가 늦어지면서 민영휘 후손들은 토지 매매를 통해 부를 축적하는 상황은 계속 이어지고 있다.

 

본보는 청주시 상당구 산성동 토지대장 전수조사를 통해 민영휘와 첩 안유풍, 아들 민대식, 민씨 일가가 설립한 가족회사 계성주식회사와 조선신탁주식회사 명의로 소유했던 토지 192필지 현황을 확인했다.

192필지 중 국가로 귀속된 것은 7필지, 조선신탁주식회사로 남아있는 토지 10필지, 민영휘 후손들이 소유하는 것은 5필지로 확인됐다.

나머지 170필지는 1945년부터 지난 올해까지 매각된 것으로 나타났다.

본보는 매각된 토지 74필지의 토지대장을 발급받아 매매 현황을 살펴봤다. 민 씨의 후손들은 1960년부터 1965년까지 31건을 매매했다. 민영휘의 증손자 민병도는 1965년 남이섬을 매수했다.

이들은 1984년 이전까지는 조선신탁주식회사와 계성주식회사로 등기된 상태에서 토지를 매매했다.

1984년 이후는 민영휘의 증손자 민웅기와 고손자 민경현으로 상속받은 상태에서 토지를 매매했다. 민경현은 민영휘의 첩 안유풍의 ‘풍’자를 따서 후손들이 솔립한 풍문학원의 이사장을 지냈다.

이들에게 상속된 토지 대부분은 계성주식회사와 조선신탁주식회사로 등기된 토지였다.

‘친일반민족행위자 재산의 국가귀속에 관한 특별법’은 2005년 12월 29일 제정됐다. 법 제정이 논의되던 기간인 2004년과 2005년 민 씨 후손들은 12건의 토지를 매매했다.

정황상 ‘친일반민족행위자 재산의 국가귀속에 관한 특별법’ 제정에 따른 토지 국가 환수를 피하기 위해 매매했을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을 수 없다.

 

친일반민족행위자재산조사위원회는(이하 친일재산조사위원회) 친일반민족행위자 재산의 국가귀속에 관한 특별법에 의거하여 2006년 7월 13일 대통령 직속으로 설치됐다.

친일재산조사위원회는 일본 제국주의의 식민 통치에 협력하고 한민족을 탄압한 반민족행위자가 그 당시 친일반민족행위로 모은 재산을 조사, 선정해 국가에 귀속하는 역할을 했다.

2010년 7월 12일자로 모든 공식조사활동을 종료하고, 2010년 10월 12일 해산했다.

이후 업무는 법무부로 이관되면서 친일재산 환수 업무는 사실상 중단된 상태다.

그러는 사이 민영휘 후손들은 지난해와 올해 들어 토지 3필지를 매매했다. 본보가 현재까지 산성동 일대에 조선신탁주식회사와 후손들의 명의로 남아있는 것으로 확인한 토지는 총 15필지.

친일재산 환수가 말로만 그치는 상황에서 민영휘의 후손들은 소리소문없이 토지를 매매하면서 알뜰살뜰 부를 늘려가고 있다.

한편 본보는 미확인한 산성동 소재 100여 필지에 대해 토지등기부등본과 대장을 확인해 추후 공개할 예정이다. 또 산성동 이외에 토지에 대해서도 전수 조사할 계획이다.

저작권자 © 충북인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