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 김성훈(충북교육발전소 정책위원)

김성훈(충북교육발전소 정책위원)
김성훈(충북교육발전소 정책위원)

 

학교 공간의 혁신을 바라는 다양한 사업들이 추진되고 있다.

교육부에서는 그린스마트미래학교를 추진하며 2025년까지 18.5조원의 예산을 투입할 예정이다.

충청북도교육청도 교육적 변화와 요구에 대응할 수 있는 선진교육 공간 마련을 위하여 행복·감성 NEW SPACE 사업을 추진하며 2021년 150여억원의 예산을 책정했다.

사람들에게 학교나 교실을 그려보라고 한다면 대부분 긴 직사각형의 형태의 학교나 교실의 모습을 그릴 것이다.

우리의 인식에 정형화된 학교의 이미지는 직사각형이다.

직사각형의 학교에 들어와 직사각형의 교실에 앉아 정면의 네모난 칠판 앞에 서 있는 교사를 바라본다.

미래사회를 준비하는 학교 공간의 혁신은 이런 정형화된 교실의 틀을 깨는 데서 시작할 수 있을 것이다. 이를 위해 몇 가지 제안을 하고자 한다.

학교 공간의 혁신에 대해 건축 및 교육, 정보통신 분야와 같은 각 분야 전문가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해야 한다.

학교 공간의 직접 사용자인 학생과 학부모, 교사를 비롯한 공무원과 교육공무직원, 지역사회주민들의 의견이 적극적으로 반영되는 학교 공간의 구성이 필요하다.

미래사회를 준비하는 미래학교를 구성하는 데 행정편의주의로 가는 것이 아니라 전문적인 연구와 의견수렴과정을 거쳐 진행돼야 한다.

전문가들의 적극적인 참여와 직접 사용자와 지역사회의 의견이 반영된 미래 교육을 준비하는데 적절한 학교 공간의 설계가 중요하다.

기존의 직사각형의 교실은 아이들이 교사를 바라보게 만드는 강의형식의 수업에 적절한 공간이다.

이 공간을 그대로 두고서 미래학교와 미래 교육을 꿈꿀 수 있을까?

통창으로 구성된 야외교실, 원형 교실, 계단형 교실, 넓은 로비, 운동장이나 강당이 교실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유니버셜디자인을 통해 어떤 장애를 가지고 있더라도 학교생활을 하는 데 어려움이 없어야 할 것이다.

지금의 학교 공간이 미래 교육에 적절한지 직사각형 교실 너머 학교와 교실 공간에 대한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고 연구가 필요하겠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학교 공간과 구조에 대한 혁신이 학습 과정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변화를 분석하고, 영향과 성과를 분석하여 그에 알맞은 적절한 학교 공간에 대한 구성이 필요하겠다.

정해진 예산이 아니라 충분한 예산이 필요하다. 미래세대를 위한 교육환경을 구축하는데 공공주택 기본형 건축비보다 적은 예산으로 가능할까?

학생과 지역의 특성을 반영한 설계와 시공을 위한 충분한 예산의 확보가 절실하다.

일반 학교 건축비 예산이 3.3㎡당 495만원, 매년 두 차례 발표하는 공동주택 기본형 건축비가 지난 3월 기준으로 3.3㎡당 653만4,000원이다.

얼마 전 개교한 서진학교의 사례에서 학교 공간을 설계한 김빈 건축가는 “공사비도 늘어나 3.3㎡당 682만원으로 책정됐지만, 이 예산으로도 힘든 일이었다”라고 말했다.

모든 노동자가 안전하게 노동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도 무엇보다 중요하다.

지난 7월 8일 충청북도의회 2021년도 상반기 주요 업무 추진상황 보고에서 조리사 폐암 발병으로 인해 조리실을 환경개선사업 대한 지적이 있었다.

산업안전보건법과 중대재해처벌법 등 다양한 법률로 노동자들이 안전한 노동환경을 가질 수 있도록 했다.

학교 현장에 법의 보호를 받지 못하는 사각지대가 매우 많다.

교실 환경뿐만 아니라 조리실, 과학실습실, 행정실, 도서실 등과 같은 지원시설도 안전하게 노동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데 법의 테두리를 넘어서 더 적극적인 행정이 필요하다.

모든 사람이 학교라는 공간에서 행복하고 안전하게 노동하는 것을 아이들에게 보여주는 것 또한 좋은 교육이 되지 않을까?

물리적인 환경뿐만 아니라 비물리적인 환경의 혁신도 중요하다.

학교·학급교육과정 편성과 운영, 성취기준, 평가와 피드백과 같은 교육활동, 학교 구성원의 인권이 지켜지며 민주적인 학교문화의 정착, 학교 구성원 간 상호작용의 질적변화 등 혁신된 학교 공간을 잘 활용할 수 있도록 비물리적 환경의 혁신도 함께 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미래사회를 <대비>하는 교육이 아니라 미래사회를 <주도>할 수 있는 준비를 할 수 있는 미래 교육을 그려본다.

교육 주체들과 각 전문가의 협업 속에서 모두가 안전하고 행복한 교육을 할 수 있는 학교 공간, 교육 환경의 혁신을 꿈꿔본다.

저작권자 © 충북인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