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단 조성되면 흰수마자 서식지 파괴될 것”
환경영향평가에 법정보호종 흰수마자 누락
이제라도 흰수마자 조사하고 산단 조성 중단해야

청주충북환경운동연합과 충북생물다양성보전협회는 16일 공동으로 기자회견을 열고  청주하이테크밸리 산업단지 조성 중단을 촉구했다.
청주충북환경운동연합과 충북생물다양성보전협회는 16일 공동으로 기자회견을 열고 청주하이테크밸리 산업단지 조성 중단을 촉구했다.

 

최근 청주시 강내면 미호천에서 멸종위기야생생물 1급 어류인 흰수마자가 발견된 가운데 환경단체가 청주하이테크밸리 산업단지 조성 중단을 촉구하고 나섰다.

청주충북환경운동연합(환경련)과 충북생물다양성보전협회는 16일 공동으로 기자회견을 열고 “현재 미호천에는 멸종위기야생생물 1급인 흰수마자가 서식하고 있다. 청주하이테크밸리 산업단지가 조성되면 흰수마자의 서식지가 파괴될 수 있다”며 “지금이라도 산업단지 조성을 중단하고 미호천 흰수마자 서식지를 보호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청주하이테크밸리 환경영향평가서를 보면 미호천에서 법정보호종은 발견되지 않았다고 기술하고 있지만 사실이 아니었다”며 “부실하고 거짓으로 작성된 환경영향평가에 근거한 산업단지 조성사업은 중단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단법인 충북생물다양성보전협회는 지난 1월 24일 충북 청주시 오송읍 궁평리 일대 미호천에서 흰수마자 3개체를 발견했다고 밝혔다.(사진제공 : 충북생물다양성보전협회)
사단법인 충북생물다양성보전협회는 지난 1월 24일 충북 청주시 오송읍 궁평리 일대 미호천에서 흰수마자 3개체를 발견했다고 밝혔다.(사진제공 : 충북생물다양성보전협회)

 

주민반대에도 청주시는 지난해 11월 산단 조성 승인

청주하이테크밸리 산업단지는 청주시 흥덕구 동막동·강내면 일원 100만3359㎡ 규모로 2023년 조성될 예정이다.

2019년 당시 청주시는 이 산단에 오송지역 바이오산업과 연계한 업종을 집중 유치한다는 계획으로 조성사업이 성공적으로 추진될 수 있도록 행정적 지원을 다하겠다고 밝혔었다. 그리고 지난해 11월 하이테크밸리 산업단지 개발사업을 승인했다.

청주 하이테크밸리 산업단지 위치도.(청주시 제공)
청주하이테크밸리 산업단지 위치도.(청주시 제공)

 

당시 강내면 지역 주민을 비롯해 교원대학교 교수 등은 △주거 밀집지역 △학교환경 침해 △환경오염 △황새에 부정적인 영향 등 여러 문제를 제기하며 산업단지 조성을 반대했다.

특히 교원대 황새생태연구원은 산업단지 조성이 멸종위기종인 황새 복원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주장, 산단 조성을 강하게 반대했다. 교원대는 청주시에 산단과 황새 사육시설 거리를 1㎞ 이상 떨어뜨릴 것, 화학물질 배출 업종을 제외할 것, 산단 경계에 조성하는 완충녹지 폭을 50m에서 100m로 늘리는 방안 등을 요청하기도 했다. 또 청주시, 황새생태연구원, 문화재정으로 구성된 협의체에서 협의를 통해 절충안을 마련할 것을 요구했다.

그러나 청주시는 이러한 요구를 묵살한 채 지난해 11월 산업단지 개발사업을 승인했다.

 

법정보호종 누락된 환경영향평가

청주시가 하이테크밸리 산업단지 조성사업을 승인하게 된 근거는 환경영향평가 결과였다. 환경영향평가는 △자연생태 △수(물) △토지 △생활 △사회·경제환경으로 나눠 실시됐는데, 결과서에 따르면 ‘하이테크밸리 산단이 조성돼도 환경에 미치는 피해정도는 대부분 미비하거나 거의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또 저감시설 등을 설치하면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다. 특히 담수어류 현지조사 결과 법정보호종은 확인되지 않았다.

청주하이테크밸리 산업단지 환경영향평가 결과보고서.
청주하이테크밸리 산업단지 환경영향평가 결과보고서.

 

그러나 이번에 흰수마자가 미호천에서 발견됨에 따라 환경영향평가가 부실했음이 드러났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환경단체는 “미호천의 흰수마자 발견은 환경영향평가가 부실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청주충북환경운동연합 이성우 사무처장.
청주충북환경운동연합 이성우 사무처장.

 

환경련 이성우 사무처장은 “청주하이테크밸리 환경영향평가서에는 흰수마자가 누락되어 있다. 법정보호종이 있었다고 하면 환경영향평가가 통과됐을지, 환경부가 어떠한 이야기를 했을지 알 수 없는 상황이다. 이제라도 환경영향평가에 누락된 흰수마자에 대한 조사가 이뤄져야 하고 그것을 토대로 환경영향평가도 다시 받고 그것을 기반으로 산단 조성을 다시 논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이와 관련 청주시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파악을 해봐야 하는 상황이다. 세부적인 내용은 공부를 해봐야 하지만 산단 승인 취소는 아마도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절충이나 향후 대책을 마련하는 방향으로 고민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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