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도탈락 학생’ 개념, 교육부와 도교육청 달라
교육부, “대안교육 하려면 도심과 최대한 가까워야”
도교육청, “인적인프라 풍부한 가덕은 최적의 위치”
2023년 개교 사실상 불가능…내년 중투에 재도전 계획

충북교육청 전경.
충북교육청 전경.

충북교육청이 추진 중인 (가칭)단재고등학교의 신설 안이 교육부 중앙투자심사위원회(중투)에서 또다시 반려됐다. 지난 4월 신설안이 반려된 이후 도교육청과 대안교육연구회 교사들은 단재고 규모와 교육과정 등을 일부 수정해 지난달 27일 심사를 받았지만 다시 반려된 것. 

1일 충북교육청에 따르면 이번 심사에서 반려된 이유는 우선 단재고의 위치 때문이다. 교육부에서는 단재고가 들어설 가덕중학교가 도심권에서 멀다는 점을 지적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도교육청의 한 관계자는 “교육부에서는 학교 위치가 도심권일 것을 권고했었다"며 "그러나 도교육청에서는 가덕이 인적자원이 풍부한 최적의 장소로 판단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가덕은 문의와 미원, 낭성과 가깝고 그곳에서는 귀농·귀촌한 인적자원, 퇴직한 교원들도 많다. 그들과 함께 마을에서 미래교육을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맞춤형·미래형 교육기관임을 표방하고 있는 단재고의 교육과정은 자아성찰과 삶을 구체적으로 설계할 수 있는 프로젝트와 사회체험 인턴십, 교과융합 지역연계 프로젝트 등이기 때문에 마을과 지역의 인적 인프라가 중요하다는 얘기다.

신설안이 반려된 또 다른 이유는 '중도탈락 학생 배려를 포함하라'는 교육부의 지적 때문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지난 7월 교육부가 올해 처음 시행한 ‘대안학교 설립 사전공모’에서도 지적받은 사항으로 당시 교육부는 단재고 신설안에 ‘중도탈락 학생 배려’를 포함시킬 것을 권고했었다.

그러나 도교육청과 교육부는 중도탈락 학생에 대한 개념을 다르게 보고 있는 상황이다.  

도교육청의 한 관계자는 “교육부에서 말하는 중도탈락 학생은 친구나 가족 등 관계의 어려움으로 학교를 그만둔 학생들을 말하는 것이고, 충북교육청에서 말하는 중도탈락 학생은 넘치는 끼와 재능을 기존의 학교교육에서 실현할 수 없는 학생들을 말하는 것”이라며 “그 개념이 다르다”고 전했다.

이어 “친구나 가족 등 관계에 어려움이 있는 학생들을 위해서는 은여울중·고등학교가 있다”며 “단재고에서 이들을 포함시키는 것은 사실상 어렵다”고 설명했다.

이번 심사에서 신설안이 반려됨에 따라 당초 목표로 했던 2023년 3월 개교는 불가능하게 됐다. 12월 경 올해 세 번째 중투가 있지만 도교육청에서는 일정상 어렵다고 판단하고 있다.

도교육청 관계자는 “교육부의 재검토 의견에 대해 겸허히 수용하면서도 면밀한 조사 분석을 통해 앞으로는 보다 전략적으로 접근할 것이다. 2023년 개교는 어렵고 2024년으로 개교를 연기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내년 4월 예정돼 있는 중투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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