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진희 충북도의원과 현직 언론인 2명에게 테러를 사주했다고 의심을 받고 있는 김영환 지사의 측근 인사가 관련 사실을 부인했다.

김 지사 측근 인사 B씨는 “박진희 의원의 대화녹취록에 등장하는 A씨가 지어낸 거짓말”이라며 법적 대응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A씨의 해명과 다르게 A씨와 B씨는 최근까지 전화통화에서 ‘테러 사주’와 관련된 내용을 서로 주고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 B씨는 박 의원과 현직 기자 2명의 전화번호를 넘겨준 것에 대해서도 제대로 해명하지 못했다.

29일 박진희 도의원은 기자회견을 통해 김영환 지사와 같은 고향출신이자 중‧고교 후배인 B씨가 같은 지역에 거주하는 A씨에게 자신과 현직기자 2인에 대해 테러를 사주했다고 폭로했다.

박 의원은 그 증거물로 A씨와 나눈 대화 녹음파일을 제시했다. 대화녹음 파일에는 A씨가 B씨로부터 테러를 사주한 과정과 내용이 구체적으로 나와있다.

이에 대해 테러사주 당사자로 지목받은 B씨는 A씨의 자작극이라고 밝혔다.

B씨는 “평상시에도 A씨는 ‘김 지사의 호위무사가 되겠다’거나 ‘손을 봐주겠다’고 혼자 떠들던 사람”이라며 “최근 자신의 부탁을 들어주지 않자 앙심을 풀고 거짓말을 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나는 지목된 세 사람에 대해 일면식도 없다”면서 “난 평범한 농부다. 그렇게 할 이유가 전혀 없다”고 했다.

B씨는 법적 대응 입장도 밝혔다. 그는 “지금도 손이 떨린다. A씨가 거짓말을 한 부분에 대해 법적 책임을 물을 것”이라며 “A씨의 말만 믿고 기자회견을 한 박진희 의원에 대해서도 법적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밝혔다.

김 지사 측근 B씨, 사실 부인했지만... 최근까지 테러 관련 통화해

B씨의 해명과 달리 본보가 입수한 A씨와 B씨의 최근 통화록에 따르면 둘은 테러사주와 관련된 대화를 나눈 것으로 드러났다.

최근에 진행된 통화에서 B씨가 먼저 “형님 저번에 명단 뽑아준 애들. 그 ××덜 지금도 (김영환 지사를) 괴롭히나?”라고 물었다.

그러자 A씨는 “뭔? 많이 정리됐다”고 답했다.

B씨는 “신경 안써도 돼?”라고 재차 묻자 A씨는 “이제는 선거운동 할 차례”라며 “영환이 형 재선 선거운동을 할 차례”라고 말했다.

A씨가 다시 “개 덜은 내비둬도 되는 겨?”라고 묻자 B씨는 “내비둬도 돼”라고 답했다.

그러자 A씨가 “그전에 금방 다 해치우라더니”라며 웃었다. B씨는 “아니 그때는. 그런데 시간 지나면 다 판명되잖어. 옳고 그름이”라고 말했다.

이어 A씨가 “아니 글세 뭐. 어쨌든 다 좋자고 하는 거니까. 형님이 하는 건 맞지 뭐. 하여튼 그때 형님이 이야기해서 정리 좀 해달라고 해서 정리했으면 큰일 날뻔 했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A씨와 B씨는 큰 소리로 함께 웃었다.

B씨 “통화한 것 맞지만 A씨가 무슨 얘기하는 지 신경 안써서 몰라”

이에 대해 김영환 지사 측근인 B씨는 “A씨가 무슨 이야기하는지 전혀 신경 안쓰고 있었다”며 “자기 혼자 떠든 것 뿐이다. A씨가 무슨 말을 했는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함께 웃은 것에 대해서는 “의례적으로 웃어 준 것”이라고 밝혔다.

A씨에게 박진희 도의원과 기자 2명의 전화번호를 건네준 것에 대해서는 “그때 뭣 때문에 보냈는지 잘 모르겠다”며 “내가 전화번호를 건넸는지도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

한편 A씨는 29일 박진희 의원의 기자회견이 끝난 후 기자회견장에 나타나 자신의 입장을 밝혔다.

A씨는 “내가 사주를 받은 사람이다. 파일을 박진희 의원에게 제공한 사람이다. (박 의원이) 불법으로 녹음하고 내보는거 같은데 배신감을 느낀다. 모든 것을 설명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말한 내용을 요약하면 김 지사 측근인 B씨로부터 3명에 대해 ‘손 좀 봐줘야 되겠어’라는 말을 들었고, 이후 ‘어떻게 손을 봐줄지’ 후배들과 이를 상의한 결과 하지 않는 게 좋겠다는 의견이 있어 흐지부지됐다는 것이다. 후배들과 상의를 하는 등 B씨의 부탁을 수용하려 한 이유는 도지사와 친분이 있는 B씨의 부탁을 들어주면 (충북도 및 B씨로부터)혜택을 받을 수 있다는 기대심리 때문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