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도의회 교육위, 3일 충북교육청 대상 행정사무감사 진행
이정범 의원, 도종환 의원에 “교육 위하는 사람이 할 일 아냐”
블랙리스트, 은여울고, 단재고 싸잡아 비난…“이제 논란 끝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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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도의회 교육위 이정범 의원이 3일 열린 행정사무감사에서 충북교육청 장원숙 중등교육과장에게 질의를 하고 있다.(충북도의회 유튜브 화면 캡처)
충북도의회 교육위 이정범 의원이 3일 열린 행정사무감사에서 충북교육청 장원숙 중등교육과장에게 질의를 하고 있다.(충북도의회 유튜브 화면 캡처)

 

3일 진행된 행정사무감사에서 충북도의회 교육위는 충북교육청을 ‘견제하는 기관’이기보다는 ‘대변·옹호’를 넘어 ‘호위무사’에 가까웠다는 지적이 나왔다. 일부에서는 “도의원이 아니라 충북교육청 직원인 줄 알았다”는 비아냥마저 나오고 있다.

이날 행감에서는 여전히 큰 논란이 되고 있는 충북단재교육연수원의 ‘블랙리스트’에 대해 ‘충북교육청을 흔들기 위한 것’이라고 못 박았고, 개교 일정을 연기한 단재고와 관련해서는 은여울고 교사들의 정치 중립성 논란과 연결시켰다.

특히 2021년과 2022년 행정사무감사에서 지적됐던 사항에 대한 도교육청의 결과 보고를 시간적인 여유가 있었음에도 서면으로 진행, 충북도의회는 도민의 알권리를 막았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현재 도교육청이 중점적으로 진행하고 있는 다채움, 교육부 대입 개편안에 따른 충북교육청의 대책 등 도민의 궁금증은 전혀 해소시켜 주지 못했다는 의견도 나왔다.

 

이정범 의원, 도종환 의원 국감 활동 평가절하

이날 오전 이정범 의원은 지난 국정감사에서 도종환 의원이 진행한 블랙리스트 질의를 겨냥해 “국감장에서 모 의원이 많이 걱정한 나머지 블랙리스트를 지적했다. … 충북교육을 논란의 중심으로 하는(만드는) 것은 교육을 위해 일을 하는 사람이 할 일은 아니다”라며 사실상 도 의원을 평가절하했다.

이어 이정범 의원은 단재연수원의 2015년 이후 신규강좌 변화율을 언급하며, “특이하게도 (김병우 교육감 시절인)2021년에도 강사가 많이 바뀌었다”고 말했다.

이에 천범산 부교육감은 “매년 강사들이 변화하는 비율이 60~70% 왔다 갔다 한다”고 거들었다.

특히 블랙리스트 사안과 은여울고 교사들의 정치중립성 논란, 나아가 단재고 사안을 연결시켜 사안의 본질을 흐렸다는 지적이다.

이정범 의원은 “2023년에 대안학교 관련된 선생님들이 (단재연수원)강사로 활동한 사실이 있다. 일반인들은 교통법규를 위반해도 처벌을 받는데 중립을 지키지 않는 선생님들이 (단재연수원)강사를 했다.… 당연히 바뀌어야... 너무 무리하게 충북교육을 흔드는 기회로 만드는 것은... 은여울고는 17년 개교를 해서 문제가 되었는데 ... 좀 더 깊게 준비를 해야 하는 것이 아닌가...”라고 말했다.

이정범 의원은 오후에도 이러한 주장을 이어갔다. 이 의원은 “은여울고가 개교 취지에 맞게 잘 진행되는지 의구심이 든다”며 “블랙리스트, 대안학교 등 논란에서 충북교육청이 이제 빠져 나와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도의회 교육위 차원에서 철저한 조사를 해 성명서라도 발표해야 한다”고 말했다.

충북의 교육단체 관계자 A씨는 “단재고와 은여울고에 프레임을 씌우는 느낌이었다”며 “교육청과 도의회가 조직적으로 합의를 한 느낌도 들었다. 실망스러움을 넘어 어이가 없고 화가 난다”고 분통을 터트렸다.

 

도민이 궁금해하는 현안 질의 없어

반면 이날 행감에서는 현재 전국적으로 이슈가 되고 있는 교육부의 대입개편안 및 교사 정원 감소와 관련해서는 심도있는 질의와 논의가 없었다.

최근 교육부가 발표한 대입개편안은 고교학점제, 공교육정상화, 다양한 미래핵심역량 강화 등 미래교육과는 거리가 먼 정책으로 평가되고 있음에도 도의원들은 미래교육을 주창하는 도교육청에 이에 대한 대책을 묻지 않았다.

오히려 고교학점제에 대해 질의한 박재주 의원은 “대입개편안으로 학생과 학부모들이 혼란스러운 상황”이라며 ‘고급스러운, 제대로 된’ 학생들 양성을 어떻게 할 것인지를 질의했고, 오영록 교육국장은 “앞으로 온라인학교에서 대학 강사들을 초빙해서...학습권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다”라고 답했다.

이날 행감을 참관한 참교육학부모회 윤현주 충북지부장은 “교육위원들이 아니고 교육청 직원들인 줄 알았다. 문제가 있는 사안을 너무나 아무렇지도 않게 넘어가는 것을 보면서 내가 여기 왜 왔지 하는 생각이 들었다. 대입제도가 바뀌는 것에 대해서도 문제의식이 없고 교육위원들이 학부모들보다 더 모르는 것 같다”고 성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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