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경희 의원, 국감서 은여울고 교사 정치편향 지적
윤 교육감, “깊은 고민…대책 적극 강구하겠다” 밝혀
은여울고 교사 도경으로부터 불송치 의견 전달받아
도교육청 관계자, “학교별 예산 일률적 평가 어려워”

 

은여울고등학교 학생들의 ‘윤석열 정권 거부한다’는 ‘피켓 사진’이 다시 한번 소환됐다.

18일 열린 국회 교육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정경희 의원(국민의힘·비례)은 윤건영 충북교육감에게 “정치 규탄하는 정치집회가 학생들 체험학습장으로 적합하다고 생각하는가”라고 질의했고, 윤 교육감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라고 답했다.

정 의원은 또 은여울중고는 비슷한 규모의 다른 학교와 비교해서 3~8배에 달하는 예산을 사용하고 있다며, “(은여울중고에는)많은 혈세가 들어갔는데 교육이라는 이름을 앞세워 학생을 정치선전의 수단으로 삼는 납득하기 어려운 방법으로 학교를 운영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윤 교육감은 “현재 깊은 고민을 하고 있고, (교육청 자체)감사가 진행중에 있으며 수사 결과가 나오면 감사까지 포함해서 대책을 적극적으로 강구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정 의원 질의의 핵심은 크게 두 가지다. 은여울고 교사들이 학생들을 정치선전의 수단으로 삼았다는 것이고, 또 다른 하나는 은여울중고 예산이 다른 학교에 비해 과하게 많다는 것이다.

정말 그럴까?

 

충북도경으로부터 불송치 의견 통보 받아

다시 한번 은여울고 학생들의 ‘피켓 사진’ 논란으로 되돌아가 보자.

지난 4월 26일 은여울고 학생들은 ‘다음소희’ 관람을 위해 진천 메가박스로 체험학습을 갔다. 마침 진천군 8개 단체에서 이 영화를 관람하고 있었고, 진천군여성농민회에서는 당시 논란이 되었던 양곡관리법과 관련, 참가자들에게 ‘윤석열 정권 반대’ 피켓을 나누어주고 있었다.

은여울고 신현규 교장은 “은여울고 교사들은 사전에 (상황을)인지하지 못했고 갑자기 벌어진 일로 특별한 조치를 취하지 못했다”며 “피켓을 드는 것과 관련 일부 학생이 거부를 해서 존중해 주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또 당시 은여울고 학생들에게 피켓을 전달한 유주영 진천군여성농민회장은 “농업 문제를 함께 고민해보자는 취지였다. 원하지 않으면 피켓을 들지 않아도 된다고 학생들에게 사전에 공지했다. 사전에 학교나 교사들과 상의한 것이 전혀 아니다”라며 “이번 일로 의도치 않게 피해를 주게 되었다”며 안타까워했다.

그러나 학부모 A씨는 은여울고 교사 2명과 사감 3명을 아동학대 혐의로 경찰에 고발했다. 고발당한 교사들은 충북경찰청의 조사를 받았고 지난 9월 그 결과가 나왔다. 충북도경은 ‘피의자의 아동학대 혐의 인정키 어려워 불송치 의견이나 <아동학대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별법> 제24조에 의거 송치 의무 부여되어 사건을 청주지방검찰청으로 송치결정한다’고 통보했다.

물론 현재 검찰에서는 수사가 진행되고 있다. 하지만 경찰로부터 아동학대가 아니라는 통보를 받은 은여울고 교사들을 향해 정 의원은 의도적으로 정치편향 집회에 학생들을 동원, 결과적으로 ‘학대’를 했다고 주장한 것이다.

 

“학교별 예산 일률적으로 판단하긴 어려워”

두 번째 문제는 예산 문제다.

정 의원은 “은여울중학교 규모와 비슷한 다른 중학교의 1년 경비는 5000만 원이고, 은여울고 규모와 비슷한 다른 고등학교의 1년 경비는 1억 3000만 원임에도 은여울중학교는 22년도에 3억 8800만 원, 다른 중학교의 8배가 넘는 국민 혈세가 투입됐다”고 지적했다. 또 “은여울고에는 2023년에 4억 1200만 원이 들어가 다른 학교에 비해 3~4배에 달하는 예산이 투입됐다”고 지적했다.

적절한 말일까?

이에 대해 충북교육청의 한 관계자는 “학교운영 기본경비는 학교 급당 경비에 의해서 산출되는 것이고 프로그램비는 장학사와 교사들이 공모사업을 신청해서 진행하는 것이다. 규모가 같다고 해서 학교마다 예산이 동일한 것은 아니다. 교사의 역량,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정도 등이 다 다르기 때문에 많다 적다 개념을 일률적으로 적용하기는 어렵다”라고 설명했다.

또 은여울고 신현규 교장은 “은여울중고에는 기본경비 외에 대안학교 운영지원비가 있다. 학급당 1억 원씩인데 절반 정도가 기숙사비로 지출된다”고 전했다. 예를 들어 은여울중에 지원되는 운영지원비 3억 원 중 1억 5000만 원 가량은 기숙사비로 지출되고 나머지 1억 5000만 원으로 3개 학급 학생들이 활동을 한다는 것이다.

이어 신 교장은 “윤건영 교육감 이후 1억에서 8000만 원으로 줄었고 계수조정되면서 이마저도 7000만 원대로 더 줄었다. 일반 학교에 비해 8배가 많다는 정 의원의 주장은 터무니 없다”고 말했다.

정경희 의원실의 관계자는 이와 관련 “중학교, 고등학교 경비는 충북교육청으로부터 받은 자료를 근거로 한 것이다”라고 밝혔다.

한편 정 의원은 이날 국감에서 윤 교육감에게 △은여울고 정치편향 체험학습 감사 개요 및 결과 △단재고 설립 단체 지원 내역 제출을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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