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천고교평준화 여론조사 개표가 22일 오후 3시경 완료된 가운데 충북교육청이 그 결과를 4일 후에나 발표하겠다고 밝혀 비판여론이 확산되고 있다.

제천고교평준화 여부를 결정짓는 여론조사는 지난 14일부터 20일까지 진행됐고, 개표는 22일 오전 9시부터 시작돼 오후 3시경 완료됐다. 그러나 충북교육청은 개표 결과를 오는 26일에나 발표하겠다고 밝혀 비판이 제기되고 있는 것.

이치열 제천고교평준화시민연대 대표는 “여론조사 결과는 시민의 알권리와 관련된 문제이다. 개표가 끝나면 결과가 나온 대로 그냥 발표를 하면 되는데 무려 4일씩이나 묵혔다가 발표를 한다는 것이 도저히 이해가 안 된다”고 지적했다.

이어 “참관인들이 현장에서 발표 시기에 대해 항의를 하니 도교육청 담당자가 교육감의 결재를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고 한다. 투표 결과를 교육감 결재를 받아야 한다니 이해가 안 된다. 그러면 나라의 선거결과도 대통령 결재 받고 발표하나. 도교육청에서 왜 괜한 의혹과 분란을 키우는지 알 수 없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제천지역 교사 A씨도 “투표결과 발표를 교육감 결재가 받고 해야 한다니, 그럼 교육감이 결재 안하겠다고 하면 결과를 공개안하겠다는 것이냐”며 “너무 이상하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도교육청 담당자는 “이미 보도 자료를 통해 일정을 다 밝혔고 안내되고 계획되었었다. 이제 와서 그런 문제 제기를 하는 것은 (도교육청 정책을)흔들려는 것으로밖에 안 보인다. 충주 때와 일정, 방식 등 모든 것을 똑같이 진행했다”고 강조했다. 실제 도교육청은 지난 8월 제천고교평준화 여론조사 개표를 22일 진행하고 26일 발표하겠다고 밝혔다. 

교육감 결재 발언과 관련해서는, “그럼 행정기관에서 결재를 안 받고 내 마음대로, 임의대로 하나. 그런 것으로 흔들면 안 된다. 안내되고 발표된 일정을 어기는 것이 오히려 잘못이다”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도교육청이 2019년 발표한 ‘충주시 고등학교 평준화 여론조사 계획’에 따르면, 제천 고교평준화 추진 방식을 충주 때와 똑같이 진행했다는 담당자의 말은 사실이 아님을 알 수 있다.

당시 충주지역 고교평준화를 결정짓는 여론조사는 2019년 5월 22일부터 28일까지 진행됐고, 개표는 30일 이루어졌으며, 개표 결과 발표는 개표 다음날인 31일 오전 10시 기자회견을 통해 밝혔다.

당시 다수의 언론도 충주고교평준화 여론조사는 5월 22일부터 28일까지 진행됐고  그 결과는 31일 발표됐다고 보도했다.

강창수 전교조 충북지부장은 “2019년 충주 때는 목요일 날 개표했고, 금요일 날 발표했다. 제천은 충주와 달리 개표 요일이 금요일이고 다음날이 주말이기 때문에 다를 수는 있다. 하지만 늦더라도 월요일에는 발표를 해야 한다. 왜 화요일까지 미뤄야 하는지 의심의 눈초리를 보낼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도교육청 내부에서도 개표 즉시 결과를 발표하지 않는 것에 의구심이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도교육청 간부인 B씨는 “시민단체 주장이 일리가 있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이번 여론조사 과정을 위임받아 진행한 업체에 입장을 듣기 위해 연락을 취했으나 연락이 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