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영숙(제천고교평준화를 위한 시민연대)

한영숙(제천고교평준화를 위한 시민연대)

 

한영숙(제천고교평준화를 위한 시민연대)
한영숙(제천고교평준화를 위한 시민연대)

‘어느 초등학교 나왔니?’라는 질문에는 외진 곳의 아주 작은 학교 출신들도 거리낌 없이 자신의 출신교를 밝힌다. 그런데 비평준화 지역인 제천에서는 많은 이들이 출신고교에 대한 답변은 주저한다. 고등학교가 서열화 되어 있고 그에 따른 차별적 인식에 오랜 시간 젖어 있었기 때문이다. 대입 수시전형이 확대되면서 제천에 있는 4개의 일반계 고등학교가 학력 면에서 평준화가 이루어진 지 꽤 되었음에도 특정 학교엔 명문고란 이름을 붙이고 특정 학교는 차별적인 시선으로 본다.

차별은 자존감을 갉아먹고 소외감을 느끼게 하며, 정신 건강에도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 차별하는 사람 또한 자신이 정한 기준보다 아래라고 판단되면 멸시하거나 오만한 자세를 취하며, 자신이 우월한 사람이라는 인식을 강화해 간다. 차별은 당하는 사람만의 문제가 아니라, 차별적 정서나 문화 속에 사는 공동체 전체의 정신 건강에도 영향을 끼친다는 의미이다.

특히 제천과 같은 좁은 지역에서 출신고교에 따라 이웃이 이웃을, 친구가 친구를 차별하는 정서나 문화는 잦은 갈등과 분열을 유발하여, 지역공동체의 단합과 발전까지 저해한다. 더 늦기 전에 고교평준화를 실시하여 고교간 서열을 해소하고, 출신교에 따른 차별적 환경을 근본적으로 없애야 한다.

제천지역은 모처럼 봄이다. 교육의 중심부로부터 소외되었던 소도시인 제천에서 고교평준화 도입 논의를 계기로, 교육이란 무엇이고, 공교육의 역할은 무엇인지? 어떤 교육이 우리 아이들을 행복하게 할 수 있는지? 아이들의 교육환경은 어떤지? 등에 대해 다시 돌아보며, 열띤 논의를 시작했기 때문이다.

지금 이 논의를 시작으로 제천의 교육문제를 전면적으로 재점검하는 가운데, 우리 공동체와 아이들이 좀 더 건강하고 행복한 삶을 살아갈 수 있는 교육 환경을 만들어 가는 방향으로 한 단계 도약할 수 있기를 간절히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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