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은농협 본점, “2016년 2019년 산물벼 수분율 조작된 것 맞다”
조합장, “조작한 적 없고, 전혀 알지도 못한다”…법적대응 예고

전국사무금융서비스노동조합 충북본부 보은농협분회는 9일 기자회견을 열고 “곽덕일 보은농협 조합장이 벼 수분율을 조작했다”며 “조합장은 스스로 사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보은농협노조 제공)
전국사무금융서비스노동조합 충북본부 보은농협분회는 9일 기자회견을 열고 “곽덕일 보은농협 조합장이 벼 수분율을 조작했다”며 “조합장은 스스로 사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보은농협노조 제공)

 

주관수수료 횡령, 쌀 착복 의혹에 이어 보은농협에서 이번에는 쌀 수분율 조작의혹이 제기됐다. 특히 그 당사자가 보은농협 조합장으로 지목돼 조합원들의 분노를 사고 있다.

전국사무금융서비스노동조합 충북본부 보은농협분회(보은농협노조)는 9일 기자회견을 열고 “곽덕일 보은농협 조합장이 벼 수분율을 조작했다”며 “조합장은 스스로 사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보은농협노조는 기자회견문을 통해 “다른 사람도 아닌 보은농협 조합장이 수분율을 조작하여, 그것도 수년간 상습적으로 15%로 정산 받았다는 것은 상식적으로나 도의적으로나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농민들을 기만하고 우롱한 것이 아니고 무엇이겠는가?”라고 분노했다.

이어 “쌀 판매대금 현금 수수 횡령 논란도 일고 있는 마당에 조합장의 산물 벼 수매조작 사건은 충격이 아닐 수 없다”며 “곽덕일 조합장은 도의적인 차원에서 스스로 사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곡종합처리장(RPC)에서 수확기에 매입하는 산물벼는 수분율에 따라 건조료와 매입가격이 결정된다. 정부가 공공비축 벼를 매입할 때 수분율 기준을 15%로 규정함에 따라 일선 RPC에서도 산물벼 수분율 기준을 15%로 잡고 있다. 즉 수분율이 15%보다 높으면 농민들은 별도의 건조료를 내야 한다. 농민들에게 수분율은 민감한 사안으로 수분율과 관련, 농민들은 잦은 민원을 제기하고 있다.

그런데 관계자들에 따르면 곽 조합장은 2016년과 2019년에 각각 17.8%와 20.3% 수분율을 15%로 조작했다. 또 2017년 전표에는 수분율이 아예 찍히지 않았고 임의적으로 15.6%로 정산을 했다.

이에 대해 곽덕일 조합장은 “조작한 적 없고 전혀 알지도 못하는 일이다. 나를 음해하려고 나온 것인지, 나도 의심스럽다”며 “자료가 있지만 누가 했는지도 밝혀야한다. 누가 잘못했는지 밝혀진 다음에 언론에 내보내야지, 감사만 하고 퍼트리면 중상모략을 하게 되는 것이다. 나는 억울하다. 누가 했는지도 모르고, 지시한 적도 없고, 나는 어떻게 조작을 하는지도 모르는 사람이다”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법적으로 대응할 것이다. 내가 했는지 언론에 발표를 하면 명예훼손이다. 언론에 잘못 나오면 나도 대응할 것이다. 자세한 것은 보은농협 본점에서 알아보라”고 말했다.

그러나 보은농협 본점은 ‘수분율 조작’과 관련, “인정한다”고 밝혔다. 보은농협 본점의 한 관계자는 “곽 조합장 수매전표의 수분율이 조작된 것은 사실이다. 조작이 확인된 것은 2016년도와 2019년도 전표다. 수분율은 기계에서 자동으로 인쇄되는 것인데 곽 조합장의 2016년 2019년 전표에는 사람이 볼펜으로 수분율을 다시 적었다”고 말했다. 이어 “그러나 2017년도 전표의 수분율은 기계적인 오류로 기재가 안 된 것 같다. 전산조작을 한 것은 아니고 미기재된 공란에 사람이 볼펜으로 직접 수분율을 적었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 보은농협노조는 “현 조합장은 자기는 모르는 일이라며 발뺌하고 있다. 이는 조합장의 산물벼를 직원이 스스로 조작하여 조합장에게 이익을 주었다는 것이고 조합장은 이를 모르고 있었다는 것인데 누가 이를 믿을 수 있단 말인가?”라고 비판했다.

보은농협 본점 측은 현재 충북농협검사국에 사고보고를 했으며, 감사일정이 나오는 대로 본격적인 감사를 실시할 계획이다.

 

사무금융서비스노동조합 충북지역본부는 지난달 26일 '보은농협분회 파업투쟁 선포 결의대회'를 열고 노조설립 20년 만에 파업을 진행하고 있다.
사무금융서비스노동조합 충북지역본부는 지난달 26일 '보은농협분회 파업투쟁 선포 결의대회'를 열고 노조설립 20년 만에 파업을 진행하고 있다.

 

한편 보은농협노조는 지난달 26일 ‘보은농협분회 파업투쟁 선포 결의대회’를 열고 노조 설립 20여년 만에 첫 파업투쟁을 진행하고 있다. 당시 결의대회에서 김필모 사무금융노조 수석부위원장은 “보은농협 사측은 충북지방노동위원회의 최종안조차 거부하고, 노동조합이 제시한 양보안에 본인이 합의하고도 이사회를 핑계로 두 차례나 결정을 번복하였다”며 “스스로 결정한 합의를 손바닥 뒤집듯이 뒤집는다면 조합장의 자격이 없다”고 사측을 비판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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