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1일 외빈 초청·간부 직원 만찬 등 사라져

다음달 1일이면 민선 5기 단체장들이 취임 3주년을 맞는다. 그러나 단체장들은 취임행사를 취소하거나 축소하는 등 관리에 신경쓰고 있다. 차기 선거가 1년 밖에 남지 않은데다 현직 단체장들에 대한 분위기가 그리 호의적이지 않은 탓이다.

이시종 충북지사는 1일 취임 3년을 맞아 출입기자들에게 민선 5기 성과와 남은 임기 동안의 도정방향 등을 브리핑하는 조촐한 행사를 준비했다. 예년같으면 각 단체 등과 자리를 마련했겠지만 올해는 다르다. 경제상황이 호전되지 않고 있어 취임행사가 도민들로부터 눈총을 받을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한범덕 청주시장 역시 취임 3년 성과 관련 기자브리핑 이외에 별도의 행사는 준비하지 않았다.

올해는 봉사활동에 나서는 단체장들이 크게 늘었다. 이종윤 청원군수는 1일 오송읍 시가지에서 환경미화원과 길거리를 청소하면서 취임 3년을 맞을 예정이다. 민생 현장에서 묵묵히 일하는 환경미화원의 노고를 치하하고 3년 전 취임식 때 군민에게 약속한 봉사행정의 의지를 다지겠다는 의미다.

최명현 제천시장도 1일 직원 30여명과 영농현장을 찾아 감자 수확을 도울 예정이고 정상혁 보은군수는 무료 급식소와 저소득 가정 등을 돌면서 취약계층을 위로할 계획이다.

김영만 옥천군수 역시 같은 날 옥천 노인장애인복지관에서 급식봉사를 한 뒤 작업복 차림으로 동이면 석탄리의 저소득 가정을 찾아 집 수리를 도울 예정이다. 김 군수는 "오전 9시 직원조회에서 군정 방침만 간단하게 전달한 뒤 소외계층을 찾아 하루를 보낼 계획"이라며 "이들과 함께 땀을 흘리면서 지난 3년을 되돌아보고 새 출발의 각오도 다지겠다"고 말했다.

지난달 모친상을 치른 정구복 영동군수는 28일 영동노인복지관을 찾아 급식봉사에 나선다. 정 군수는 "이날 하루만이라도 어르신들과 어울리면서 어머니를 떠나 보낸 슬픔을 달랠 계획"이라고 전했다.

개원 3년을 맞는 충북도의회를 비롯한 도내 시·군의회 역시 대부분 기념식을 별도로 준비하지 않고있다.

이같이 자치단체장과 의회가 취임 3년을 맞았지만 기념식 보다는 주민과 함께하는 봉사활동을 계획한 것은 경기 침체로 어려움을 겪는 주민과 고통을 분담하겠다는 의미다. 과거에는 적지 않은 지자체가 외빈을 초청해 기념식을 열거나 축하공연을 하며 '요란하게' 자축했다.

그러나 지방선거를 채 1년도 남겨 두지 않은 올해는 선거법 시비 등을 우려한 시장·군수들이 앞다퉈 기념행사를 열지 않기로 한 것이다.

충북도의 한 관계자는 "충북도를 비롯해 행정조직 내부에서는 직원 대표가 축하 꽃다발을 전달하는 게 전부"라며 "지난해만 해도 지역의 기관장이나 간부공무원 등이 만찬 자리를 마련했지만 올해는 이마저도 대부분 사라졌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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