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 피해농가 푼돈 받고 ‘한숨’… “피해액의 수십 분의 일”
영세농은 그나마도 못 받아 … 市, “보상 아닌 위로금 성격”

자연재해를 입은 농민들에게 정부에서 재난지원금이 지급되고 있지만 피해에 비해 지급되는 액수가 턱없이 적다는 지적이다. 특히 경작 규모가 작은 일부 영세농들은 피해를 보고도 지원금을 한 푼도 받지 못해 지원금 지급기준에 대한 형평성 논란도 일고 있다.

태풍 및 우박 등의 피해를 입어 충주지역에서 재난지원금을 받은 농가는 672곳이며, 3억 2396만 9000원의 재난지원금이 지급됐다. 하지만 피해농민들은 지원금이 기대치에 턱없이 못 미친다며 불만을 나타내고 있다.

▲ 태풍이나 우박 등 자연재해로 피해를 입고 재난지원금을 지급받은 피해농민들은 기대수준에 턱없이 못 미치는 푼돈에 허탈해하며 피해농민을 실질적으로 도울 수 있는 지원방안을 요구하고 있다.

지역 내에서 올해 태풍 등으로 2469필지, 414만 4791㎡의 농작물 피해를 입었다.
사과농사를 짓고 있는 김모씨는 지난 5월 우박피해를 입어 지난해에 비해 사과 수확량이 절반 넘게 줄었지만 피해보상 신고 뒤 받은 지원금은 14만 원이 전부다.

김씨는 “애들 장난도 아니고 이까짓 푼돈으로 뭘 하라는 것인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며 “차라리 이럴 거면 재난지원금을 주지 말지, 생색만 낼 뿐”이라고 말했다.

지난 8월 태풍 볼라벤으로 대추 농사를 망친 유모씨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절반 가까운 대추를 태풍으로 잃었지만 지급된 재난지원금은 10만 원뿐이다.
유씨는 “당장 빚더미에 올라앉게 생겼는데 앞으로 살길이 막막하다”며 “재난지원금 지급기준과 단가를 현실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시설하우스 농가도 어려움을 성토했다. 태풍으로 하우스 비닐이 찢겨져 채소 출하에 타격을 받은 한 농민은 “지원금이 피해액의 수십 분의 일 수준에 불과했다”며 “비닐을 다시 씌우는데 들어간 비용은 고사하고 겨우 종자대 가량 나온 것 같다”고 불만을 나타냈다.

이처럼 재난지원금이 현실적이지 않은 이유는 보상이 아닌 위로의 성격을 띠고 있기 때문이다.

“지급기준·단가 현실화해야”

시 관계자는 “재난피해 조사 및 복구에 대한 지침에 따라 피해규모가 정해지고, 재난지수에 맞춰 지원금이 정해지다 보니 실제 피해규모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고 답변했다. 이 관계자는 “다만 재난지원금은 실손 보상을 해주는 보험과 달리 구호적 차원의 위로금 성격으로 이해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재난지원금은 소방방재청이 태풍 피해면적과 피해율을 토대로 산정한 ‘재난지수 300 이상’ 농가를 대상으로 50만 원부터 최대 5000만 원까지 지원된다.

다만 올해부터는 재난지원금 지급 규정이 바뀌어 지수가 ‘1’인 피해주민에게도 1000원의 지원금이 지급된다. 그러나 충주시는 재난지수 100미만에 대해서는 지원금을 지급치 않기로 했다.

이에 따라 지역 내 경작규모가 적은 일부 영세농민들은 피해면적이 크지 않을 경우 재난지수가 낮아 큰 피해를 보고도 지원금을 한 푼도 받지 못하는 상황이 벌어졌다. 피해를 보고도 지원금을 받지 못한 농민들의 불만이 나오는 이유다.

지원금을 받지 못한 한 농민은 “농약대와 비료대만 1000만 원이 넘게 들어갔는데 피해를 보고도 지원금을 한 푼도 받질 못했다”며 “지원범위를 확대해 농민들에게 실질적 도움을 줘야 할 것”이라고 했다. 지원금을 받은 농민은 액수가 너무 적다고 하소연하고 있으며, 지원금을 받지 못한 농민들은 지원범위 확대 등을 주장하고 있다.

농작물재해보험 가입 필수

현실과 동떨어진 재난지원금보다 피해 농민을 도울 수 있는 실질적인 지원방안이 요구되고 있다.
각 지자체는 농작물재해보험에 가입한 농가를 제외한 나머지 피해농가에 대해 지원금을 주고 있다. 풍수해보험이나 농업재해보험 등에 가입한 농민들은 보험을 통해 재해에 대비하고 있다. 따라서 농작물재해보험에 가입하지 않은 농민들은 재해발생 시 관계기관의 지원만 기대할 것이 아니라 스스로 대비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시 관계자는 “재난지원금이 적어 피해 농민들에게 큰 도움이 되지 않는 것이 현실”이라며 “장기적으로 농작물재해보험에 가입해 재해를 대비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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