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금호 조정경기장 주변 6개 업체 불법 영업
선수들 “훈련에 방해” 기피… 안전사고 속출

충주시가 딜레마에 빠졌다. 충주 탄금호에 있는 불법 수상레저업체들 때문이다.
현재 탄금호 조정경기장 주변에는 6개 업체가 6곳에서 하천점용허가와 선박운항, 계류장 설치 등 관련허가를 받지 않은 채 불법으로 수상레저영업을 하고 있다.

하지만 단속권한을 가진 충주시는 그동안 수수방관해 왔다. ‘물의 도시’인 충주시에 도움이 된다는 이유에서다.

▲ 탄금호 조정경기장 주변에는 6개 업체가 수상레저 불법영업을 하고 있지만 단속권한을 가진 충주시는 ‘물의 도시’인 충주시에 도움이 된다는 이유로 묵인해 왔다.

문제는 이들 시설들이 불법시설이라는데 있다. 또 조정을 하는 곳과 정확한 구역이 나뉘어 있지 않아 안전사고 문제를 종종 일으키고 있다.

더욱이 내년 세계조정선수권대회를 준비하는 선수들의 훈련을 방해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지난 6월 8일 탄금호에서 훈련 중이던 조정 국가대표선수가 모터보트 때문에 배가 전복돼 목숨을 잃을 뻔했다.

이 사고는 수상스키 영업에 사용되는 모터보트가 파도를 일으켜 선수가 탄 조정용 보트가 뒤집어지면서 일어났다.

장애인 조정 국가대표도 최근 이곳에서 전지훈련을 하다가 비슷한 일을 겪었고, 담담코치 등이 충주시를 항의 방문했다.

따라서 전지훈련 차 탄금호를 많이 찾던 장애인 조정 국가대표 선수들이 기피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김명규 세계조정위 경기부장은 “세계대회를 치르는 조정경기장에서 모터보트가 다니는 곳은 한국이 유일하다”고 말했다.

선수들 외에 탄금호에서 조정체험을 즐기려는 일반인들도 모터보트 등의 위협을 하소연했다. 김모씨(48·경기도 이천시)는 “조정체험학교를 체험하기 위해 탄금호를 찾았다가 아찔한 경험을 했다”며 “조정을 하는 동안 수상스키와 모터보트 등이 다녀 강습이 중단됨은 물론 가족들이 초보라 벌벌 떨었다”고 언급했다.

실제 지난 27일 이 일원을 찾았을 때 조정경기장 상류와 하류에서 모터보트와 수상스키 등이 경기장 구역으로 다니고 있었다.

정확한 구역 정리·시설 양성화 필요

탄금호에서는 2009년 6월 모터보트가 서로 충돌, 수상스키 강습을 받던 3명이 다치는 사고도 발생했다.
상황이 이렇자 대한조정협회가 충주 탄금호의 수상스키 불법 영업에 대해 제동을 걸었다.

충주시는 2016년도에 열리는 23세 이하 조정선수권대회(U-23)를 유치하기 위해 지난달 말 대한조정협회에 유치 신청서를 제출했지만 최근 협회 측이 “수상스키 불법 영업을 해결하지 못할 경우 유치가 불가하다”고 시에 통보했다.

조정 경기는 최적의 수면 상태를 유지해야 하는데 탄금호는 수상스키가 물살을 일으키며 경기를 방해하기 때문에 공식 대회 개최 부적격지라는 판정을 내린 것이다.

이에 따라 시는 최근 부시장을 주재로 대책회의를 벌였다. 그러나 이 자리에서도 결론은 나진 않았다. 탄금호를 수상레저 장소로 만들기 위한 의견과 임박한 조정대회를 위해 당장 철거해야 한다는 의견이 충돌했기 때문이다.

세계조정대회 조직위는 우륵대교까지 조정경기장으로 해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이에 반해 시 관광과는 수상레포츠 특구를 추진하는 상황에서 조정이 채택될 경우 조정만이 탄금호에서 존재한다며 난색을 표하고 있다.

시 관계자는 “탄금호는 하나의 종목만 할 수 있는 곳이 아니다”라며 “조정만 할 수 있고 수상에 대한 안배가 없으면 수상은 타격을 받는다”고 했다.

이 관계자는 “2017년 전국체전에 수상스포츠도 정식종목(시범경기)으로 채택되는 만큼 메리트가 높다”고 덧붙였다. 조정과 수상이 팽팽한 평행선을 그리고 있는 것이다.

일단 시는 조정대회가 임박한 만큼 수상레저시설에 대한 대대적인 정비를 벌일 계획을 세우고 있다. 시 담당부서 관계자는 “당면과제를 해결하기 위해 탄금호 수상시설에 대한 단속을 하고 행정대집행을 이행하려고 추진 중”이라며 “앞으로 청사 내 실·과·소 의견을 듣는 등 다각도로 검토할 것”이라고 했다.

시는 조정대회를 계기로 충주를 수상스포츠의 메카로 발전시킨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때문에 수상레저시설도 조정과 함께 어우러지게 하려면 양성화 및 정확한 구역정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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