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대형 태풍 '볼라벤'이 할퀸 충청권 피해상황

제15호 태풍 '볼라벤'이 서해안을 강타하면서 충청지역에서 피해가 잇따랐다.

충청지역 4개 시·도 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28일 태풍 '볼라벤'이 서해안을 따라 북상하면서 강풍으로 인해 대규모 정전사태를 빚었다. 인명피해와 과수농가 등 농작물과 재산피해도 속출했다.

◇ 강풍 동반한 중형급 태풍 북상

이날 서해안을 통과한 '볼라벤'은 순간 초속 40m의 강풍을 동반한 중형급 태풍이다. 기상청에 따르면 전남 완도에서 초속 51.9m의 순간 최대풍속을 기록했던 '볼라벤'은 서해안으로 들어서면서 기세가 다소 꺾였다. 하지만 중심기압 960 hPa(헥토퍼스칼), 중심부근 최대풍속 40.0 m/s(144km/h)의 중형급 위력을 보이며 서해안을 지났다. 서해안과 100km가량 거리를 유지하면서 북상한 '볼라벤'은 서해안을 중심으로 충청지역에 큰 상처를 남겼다.

◇ 3명 사망·정전피해

'볼라벤'의 서해안 통과시점인 낮 12시13쯤 강한 바람이 불면서 충남 서천군 한산면 나교리 한 단독주택 옥상에서 정모씨(73·여)가 4m 높이 바닥으로 떨어져 숨졌다. 정씨는 이날 옥상에서 고추 말리는 건조기에 비닐을 씌우는 작업을 하던 중 강풍에 의해 건조기와 함께 추락했다.

또 오후 1시10분께는 충남 부여군 은산면 거전리에서 김모씨(74·여)가 강풍에 날아간 지붕 수리작업을 하다 강풍에 몸의 균형을 잃고 3m 아래로 추락, 숨졌다. 이날 오후 4시7분께 충남 천안시 동면 화덕리 김모씨(70·여)가 현관문을 열다 강풍에 문이 갑자기 열리면서 옆 대리석에 머리를 부딛쳐 숨졌다. 이에앞서 오전 11시45분쯤 태안군 고남면에서 김모씨(69)가 정박해둔 배를 보러갔다가 강풍으로 넘어져 머리 등을 다쳐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정전사태도 잇따랐다.

대전·충남 14개 시·군 3만9000여가구의 전기 공급이 끊겼다가 오후 3시이후 복구가 완료됐다. 이날 오전 10시쯤 충남 보령시 오천면 외연도의 주택, 식당 등 120여 가구에 전기공급이 끊겨 주민 50여명이 외연도 초등학교로 대피했다. 청양군 정산면 마치리의 150가구를 비롯해 대전, 아산, 서산, 예산m 태안, 금산 등 대전 충남지역의 2만 6100여가구도 전기가 끊겼다. 충북은 청주, 청원, 영동 2620여가구가 정전됐다.

◇ 천연기념물 등 보호수 수난

천연기념물 제103호인 보은군 속리산면 정이품송이 강풍을 이기지 못해 나무의 서북방향 가지(지름 18cm·길이 4.5m) 하나가 부러졌다. 괴산군 청천면 삼송2리 천년기념물 제290호인 '괴산 삼송리 소나무', 일명 '왕소나무(王松)'가 뿌리채 뽑혀 쓰러졌다. 청주시 중앙공원의 충북도기념물 제5호인 청주 압각수 은행나무 가지도 강풍으로 부러졌다.

한편, 청주, 청원, 보은 등 20개 시·군에서 가로수 140여 그루가 뽑히거나 부러졌다. 대전지역은 동구 등에서 12그루의 가로수가 피해를 입었다.

◇ 낙과 등 농작물 피해

충북에서는 수확을 앞둔 배 80ha, 사과 62ha, 복숭아 30ha 등의 과수농가 낙과피해가 발생했다. 벼, 수수, 비닐하우스 등 의 농작물 피해도 입었다.

◇ 기타 피해 접수

대전·충남·세종에서는 700건의 강풍 피해 신고가 접수됐다. 강풍으로 가로수가 넘어지고, 간판, 지붕, 가건물 등의 파손가 주를 이뤘다. 충북은 가로수 전도(48건), 간판파손(26건), 지붕파손(18건), 유리파손(3건)의 피해가 발생했다. 이날 학생들의 안전을 위해 충북, 대전, 충남의 유치원, 초·중학교가 휴교했다.

볼라벤의 북상에 따른 피해가 속출하자 각 지자체는 정확한 피해조사와 함께 본격적인 복구작업에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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