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술 메카' 충주시 배제 부담, 국제행사 남발 우려

충북도가 지역발전 차원에서 무술의 메카로 육성 중인 충주시를 배제한 채 '(가칭)무술올림픽'을 추진해 논란이 되고 있다.

특히 도내에서는 내년부터 국제 규모의 엑스포나 박람회가 해마다 열린다. 이런 가운데 또다시 무술올림픽 개최를 추진해 국제행사 남발이란 지적이다.

도에 따르면 2017년 태권도와 유도, 합기도, 검도, 무에타이, 우슈 등 세계 30여개 무술 종목의 고수들을 충북에 초청해 무술올림픽을 개최하는 방안을 구상 중이다.

도는 충북도의회에 제출한 제1회 추가경정예산에 '무술올림픽 기본계획 연구용역' 예산 1억원과 '세계 무예관계자 초청 국제 세미나' 개최비 5000만원을 올렸다.

연구용역비가 의회에서 통과되면 도는 사업비는 얼마나 소요될지, 어디서·어떻게 개최할지를 용역을 통해 세우게 된다. 도는 무술올림픽을 개최하는데 150억원의 사업비가 소요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문제는 이미 세계무술연맹이 둥지를 틀고 있고, 유네스코 국제무예센터(ICM) 유치에 나선 충주시와 논의가 이뤄지지 않았다는 점이다.

충주시에 정책 제안이나 협조 없이 충북도가 단독으로 무술올림픽을 추진하고 있는 것이다. 이 때문에 다른 정치적 의도가 깔려있는 것 아니냐는 의혹마저 일고 있다.

더욱이 국제무예센터가 충주로 유치되면 센터 건립비를 비롯해 해마다 막대한 운영비가 필요하다. 하지만 도는 센터 유치를 강력히 추진했지만 정작 예산 마련은 외면하고 있다. 실제 센터는 도의 주장과 달리 유네스코가 설립을 권고하면서 추진됐기 때문이다.

이런 도의 움직임에 충북도의회도 곱지않은 시선을 보내고 있다. 소모성·전시성 행사로 전락할 사업에 거액을 들일 필요성이 있느냐는 부정적인 반응이다.

새누리당 강현삼 의원(제천)은 18일 열린 제311회 임시회 예결특위에서 "이미 충주시가 해마다 무술축제를 개최하고 있고, 무술의 도시로 확고한 위치를 점했는데 이제 와서 광역지자체가 직접 대형 이벤트를 하겠다고 나서는 이유가 뭐냐"고 따진 뒤 "150억원이나 되는 거액을 따로 들이기보단 오히려 충주에 이 예산을 투자해 (충주를) 무술특화도시로 만드는 게 낫지 않느냐"고 주장했다.

김경용 도 행정국장은 "올림픽 정도의 대규모 국제행사를 하려면 기초지자체로선 감당하기 힘들 것"이라며 "적어도 2~3개 시·군에 종목을 분산해야 하기 때문에 충북도가 직접 개최해야 맞다고 생각한다"고 답변했다.

강 의원은 무술올림픽 기본계획 연구용역에 개최 시기가 2017년으로 정해진 것도 이상하다고 지적했다. 이에 일각에서는 도가 추진 중인 국제행사가 마무리되는 해가 2016년이기 때문이란 해석이다.

현재 도는 2013년 세계조정선수권대회, 오송 화장품·뷰티 박람회, 2014년 국제바이오산업엑스포, 2015년 세계유기농엑스포, 2016년 솔라엑스포 개최 등을 확정했거나 추진 중이다.

이에 따라 국제 규모의 엑스포나 박람회, 나아가 무술올림픽 개최마저 추진하는 것은 현실성과 경제성 등을 고려하지 않은 채 단체장의 치적쌓기용으로 이뤄지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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