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1 총선 새누리당 후보 경선지역인 청주 흥덕을과 증평·진천·괴산·음성(이하 중부4군) 등도내 2개 선거구의 방식이 국민참여경선으로 확정됐다. 국민참여경선은 선거인단을 구성한 뒤 여론조사 없이 직접투표를 통해 후보를 결정하는 방식이다. 경선은 17일 실시되며 투표일에 닷새 앞서 선거인단이 공개되는 등 5일간의 선거운동을 통해 표심을 확보해야한다.

경선에 나서는 후보들 가운데 현재 여론조사에서 앞서고 있는 후보들은 앞으로 주어진 시간이 어떤 영향을 미치게 될 지 전전긍긍하고 있다. 여론조사는 조사시점을 기준으로 인지도 등에서 앞서면 절대적으로 유리하지만 경선은 선거인단을 대상으로 한 선거운동이 결과를 좌우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특히 여론조사의 오차가 크지 않은 접전지역에서는 예상치 않은 결과가 나올 수도 있다.

특히 이번 새누리당의 국민참여경선은 비당원 대 당원의 비율이 1200명 대 300명(8대2)으로, 당을 장악하고 있는 조직력이 큰 힘을 발휘하기 어려운 구조다. 따라서 여론조사나 당내 경선에 비해 상대적으로 신인에게 유리하다. 일반국민경선인단은 당내 여의도연구소의 의뢰를 받은 여론조사기관이 전화모집 방식으로 선출하며 도당은 일절 관여하지 않는다.

17일 실시되는 경선 투표는 흥덕을의 경우 오전 11시부터 오후 3시까지, 중부4군은 오전 11시부터 오후 4시까지다. 흥덕을의 투표장소는 서청주새마을금고, 중부4군은 진천 화랑관이다. 맞대결 구도이므로 투표율에 관계없이 한 표라도 더 얻은 후보가 공천장을 받는다. 지역구별로 8000만원에 이르는 경선비용은 후보자가 4000만원씩 나눠 낸다.


위원장 내몰고 입당파·전직 도의장 격돌

청주 흥덕을은 강력한 당파성을 가지고 지역구를 지켰던 친이 계보 송태영 위원장이 경선무대에 오르지 못하고 탈락한 이변지역이다. 이에 대해서는 경선주자로 결정된 김준환 전 미래희망연대 도당위원장, 오장세 전 충북도의회 의장도 의아해할 정도다. 두 후보는 모두 자신과 송 위원장의 맞대결을 꿈꿔왔음을 시인하고 있다.

공심위가 당초 여론조사를 권고했던 이 지역에서 경선이 이뤄지는 것은 상대적으로 정치경륜이 짧고 이번 총선을 계기로 흥덕을에 온 오 후보가 여론조사를 받아들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김 후보의 경우 16대부터 이 지역에서 총선출마를 준비해왔으나 17대까지 연거푸 공천을 받지 못하자 탈당해 친박연대(미래희망연대의 전신) 도당위원장을 맡았다. 돌아온 탕자이지만 경선후보가 된 것은 준비만 오래했을 뿐 출마전력이 없어 해당(害黨)의 정도가 덜하고 친박의 상징적 인물이기 때문이다.

김 후보는 “국민경선이 현장투표라서 머리는 아프다. 입당 전에는 송태영 위원장에게 밀렸지만 나중에는 내가 앞서는 걸로 나왔다. 유권자들이 현명하니까 경쟁력이 있는 후보를 선택하리라 믿는다”며 자신감을 나타냈다.

이에 반해 오 후보는 “여론조사보다 경선을 택한 것은 새누리당의 공천이 늦기 때문에 이를 통해 흥행을 하려는 목적이 있다. 비록 지방선거지만 선거에서 져본 적도 없고 본선경쟁력에서는 내가 훨씬 낫다”고 주장했다.


도당위원장, 살아있는 권력인지 판가름

중부4군은 경대수 도당위원장과 김영호 전 청주의료원장이 맞대결을 벌이게 됐다. 직함만 놓고 보면 경 도당위원장의 정치연륜이 훨씬 대단해보이지만 속내를 들여다보면 두 사람 모두 신인에 가까운 중고신인 정도다. 경 후보는 제주지방검찰청 검사장을 지냈으며 2006년 변호사 개업을 했다가 민주당 김종률 의원이 의원직을 상실함에 따라 치른 2009년 10.28 재보선에 출마하면서 당협위원장을 맡았다. 따라서 정치경력은 2년여에 불과하다.

사실 정치입문은 김 후보가 더 빠르다. 김 후보는 2006년 지방선거에서 한나라당 증평군수 후보로 출마했다가 낙선했다. 이후 김 후보는 정우택 전 충북지사 시절 청주의료원장을 지냈으나 이시종 지사 당선 직후 묘한 알력을 보이다가 사퇴해 이번 총선출마가 예상됐다.

경 후보는 “지난 보궐선거와 달리 경선을 치러 탈락자가 무소속으로 출마할 수 없으니 다행이다. 누가 되는지는 지켜보면 안다. 도당위원장이지만 지역선거에서 프리미엄은 없다. 소지역주의가 전혀 없는 것은 아니지만 문제는 없다”고 자신감을 나타냈다. 경 후보의 고향은 괴산이다.

김 후보는 “도당위원장과 붙어 불리한 경선이 될 수도 있다. 정치신인이 움직이는 데는 어려움이 많다”면서도 “그동안 충북을 민주당에 기대게 했던 악재는 대부분 정리됐다”며 본선에 대한 기대를 드러냈다. 김 후보는 음성출신으로 11~13대 의원을 지낸 고 김완태 전 의원의 아들로, 음성에 자라고 증평에서 21년 동안 의원을 운영해왔다.

국민-신인에게 유리하나 비용 들고 부정 염려도
여론-인지도가 승패 좌우, 후보가 합의해야 가능

심규철 탈당 부른 국민참여경선?

새누리당은 당초(3월6일) 청주 흥덕을과 남부3군, 중부4군 등 모두 3곳을 1대1 경선지역으로 발표했으나 발표 당일부터 파열음이 터져 나왔다. 경선방식에 불만을 토로하던 심규철 남부3군 위원장이 7일 경선후보 등록을 포기한데 이어 12일 탈당과 함께 무소속 출마를 선언했기 때문이다.

심 후보는 자신의 탈당이 중앙당이 여론조사 대신 특정인에게 유리한 국민참여경선을 권고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중앙당 공천심사위가 전국의 47개 경선지역을 발표하면서 대부분 여론조사 경선을 권고한 반면 충북의 남부3군과 중부4군에 대해서는 국민참여경선을 권고했는데 이는 사실상 박덕흠 후보를 밀어주고 나를 들러리로 세우려한 것인 만큼 받아들일 수 없었다”는 것이 탈당의 변이다.

심 후보는 “우리지역에 대해서는 여론조사의 가능성을 봉쇄했다. 처음에는 남부3군만 국민경선을 하려다가 형평성을 맞추기 위해 중부4군까지 끼워 넣은 것이다. 보은 한 군데만 투표소가 설치되는데 차와 돈 없이 누가 거기까지 찍으러 가겠나? 그렇잖아도 우리 지역에서 돈선거 의혹이 불거지고 있는데 선거인단 명단이 오픈되면 분명히 돈을 쓸 거다. 판을 깔아준 것이다”라고 의혹을 제기했다.

그러나 이에 대한 새누리당 충북도당의 반응은 냉랭하다. 도당 관계자는 “공심위에서 여론조사를 권유할 수도 있지만 어차피 경선 후보 가운데 한 명이 반대하면 국민참여경선을 실시하는 게 새누리당의 경선규칙이다. 자꾸만 돈 얘기를 하는데 문제가 있다면 확인해서 제보하면 되지 않는가. 증거도 없이 말로만 떠드는 게 흑색선거”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관계자는 또 “여론조사 경선은 돈이 덜 드는 장점이 있지만 인지도가 낮은 신인들은 절대적으로 불리하다. 당이 개혁공천에 사활을 건 만큼 신인들에게 기회를 주기 위해서 공심위가 국민참여경선을 권고한 것으로 보면 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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