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지원 불구 '대학 가야 성공' 사회적 편견 깨기 역부족
도내 최근4년 취업률 증가·올해 43.6%…전국평균 47% 못미쳐

▲ A14-올해초 대전 대덕전자기계고를 졸업하고 (주)준텍에 입사한 김건훈(19)씨가 사출작업을 하고 있는 모습이다. 준텍은 LG전자 하청업체로 전자제어장치를 납품하고 있다.

<고졸취업 불편한 진실?>
정부가 최근 고졸 취업률을 끌어올리기 위해 안간힘을 쓰는 이유는 어디에 있을까. 항간에는 대졸자들의 임금 인플레이가 심각해 산업전반에 미치는 영향이 적지 않아서라고 한다. 또 일각에서는 특성화고(실업계고)의 본래 취지가 취업이기 때문이지 특별한 이유가 있지 않다고 한다. 하지만 충북도내 특성화고 취업담당 교사들은 하나같이 일반고 입시지도 교사의 노동 강도와 맞먹는 취업담당교사들의 적잖은 애환을 전한다.

또 얼마 전 기아현대차에서 일하다 숨진 고졸 취업자가 발생하고 난 뒤부터 근무여건과 노동 강도까지 파악해 취업 자리를 마련해야 하는 어려움을 호소하기도 했다. 이들 특성화고 취업담당교사들로부터 고졸 취업의 불편한 진실을 들어봤다. 충북도교육청 취업지원센터에 따르면 올해 2월15일 기준 도내 특성화고 취업률은 43.6%로 중소기업청이 지원하는 특성화고 전국 평균 46.6%에 (3%)미치지 못했다.

하지만 최근 4년 동안 취업률은 꾸준히 증가해 전국 평균을 웃돌고 있다. 교과부가 최근 전수조사를 통해 밝힌 2월15일 현재 전국평균 취업률 42.4%로 충북 특성화고 졸업생 취업률이 1.2% 높은 것으로 집계됐다. 또 3월1일 현재 전국평균 38.6% 보다는 5%이상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도내 특성화고 취업률을 따져 보면 전년도인 지난 2010년 졸업생 6004명 중 27.8%(1668명)가 취업한 것에 비해 15.8%나 증가했다. 이는 도내 특성화고 졸업생 취업률이 급격히 감소한 지난 2008년(17.8%)에 비해서는 무려 2.5배나 증가한 것이다.

도내 특성화고는 청주농고(43%)를 비롯한 농업계 5개교의 평균 취업률이 42.4%, 청주공고(40.5%)를 비롯한 공업계 평균 취업률이 43.6%, 충북인터넷고(50.6%)를 비롯한 상업계 13개교의 평균 취업률이 44.1%로 역시 중소기업청이 지원하는 특성화고 전국 평균에 못 미치고 있다. 다만 충북반도체고(53.6%), 대성여상(50.9%), 증평공고(50.7%), 충북인터넷고(50.6%), 한림디자인고(48.8%) 등은 전국평균을 상회할 만큼 취업률이 앞서고 있다. 또 29개 특성화고 취업률이 큰 차이 없이 고르게 분포돼 있는 것도 경쟁력으로 보인다.

도내 최근 4년 평균 취업률 상승

문제는 도내 특성화고 졸업생의 56.4%(3362명)가 본래 취지인 취업이 아닌 진학이나 군 입대를 한다는 점이다. 도교육청 취업지원센터 서종덕 장학사는 "성공하려면 대학을 나와야 한다는 사회적 인식 때문인지 아직도 특성화고 졸업자의 10%(34명)는 군에 입대하고 46.4%(3328명)는 전문대 이상의 대학에 진학하는 상황이다"며 "정부 차원에서 선 취업 후 진학을 위한 장학금 혜택 등을 많이 주고 있지만 아직도 사회편견을 깨는 데는 부족한 듯하다"고 말했다.


대졸자와의 임금격차와 사회적 인식 때문에 취업이 목적인 특성화고 본래 기능을 살리지 못한 것이다. 한 고졸 취업자는 "대기업이라 할 수 있는 대우조선 고졸 취업자의 처음 연봉이 2000여만 원 안팎이라면 대졸자는 4000여만 원 안팎에 이른다"며 "왜 특성화고 졸업자들이 대학을 가려 하는지 알 수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노동 강도가 센 기능직 고졸 취업자의 중도탈락률이 높은 것도 지적한다.

또 특성화고 졸업자의 사후관리가 안 되면서 취업률이 상당부분 부풀려져 있을 가능성에 대해서도 우려했다. 취업 담당 교사들은 '사교성이 떨어지고 힘든 일은 안하려'는 고졸취업자들의 현 세태에 대해서도 우려했다. 전 취업 담당교사는 "처음부터 대우 받으려 해서는 안 되는데 눈이 너무 높아 진로를 모색하는데 어려움이 컸다"고 전했다.

도내 한 기업체 인사 담당자는 "보통 근로기준법에 보면 하루 8시간씩 주 40시간(5일 근무)을 일하도록 하고 있지만 특성화고 졸업예정자는 하루 7시간씩 부모 동의아래 연장근무를 한다"며 "기아차 사건으로 인해 최근 연장근무를 되도록 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도내 한 특성화고 취업 담당 교사는 "취업을 내보내기 위해 서류가 까다로워진 것은 사실이다"며 "인적관리의 어려움이 크다"고 말했다.

"인센티브 겨냥 평가준비 시달려"

이어 "취업담당교사가 하는 일은 졸업자가 취업해도 좋은지 현장방문뿐 아니라 노동력 착취 예방 차원의 실태파악, 취업 지원자 모집, 우선순위별 면접진행, 합격자 발표 후 협약서 작성, 부모 동의서 작성, 학교장 결재 후 회사 근무지를 확정하는 전 과정을 맡게 된다"며 "하지만 무엇보다 힘든 점은 정부의 각종 평가에서 제외되지 않으려고 실적을 높이는 일이다. 실례로 중소기업청이 주관하는 특성화고 육성사업, 교육과학기술부 취업강화사업, 고용노동부 취업지원관 파견 사업 등이 있다"고 말했다.

사실 도내 특성화고에서는 취업률을 높이기 위한 적잖은 노력을 하고 있다. 이는 중소기업청이 주관하는 특성화고 육성사업에 선정될 경우 연간 2억 원, 교과부 취업강화사업 등급판정을 받았을 경우 7900여만 원, 고용노동부 학교취업지원관 파견 사업에 선정될 경우 인건비 등이 지급되기 때문이다. 이는 특성화고 입장에선 한정된 자원에 적잖은 도움이 되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래서 도내 한 취업담당교사는 "취업률을 갖고 평가하는 것은 대학만이 아니다"며 "일반고는 입시고시, 특성화고와 대학은 취업고시에 시달리고 있다"고 전했다.

충북도교육청 취업지원센터 서종덕 장학사는 "2월이면 졸업과 동시에 끝나던 특성화고 졸업자의 관리를 학교별로 4월까지 지속적으로 관리하고 있다"며 "대졸자도 회사와 맞지 않으면 이직을 생각하듯 고졸자도 마찬가지이다. 도내 특성화고 취업자의 중도탈락률은 2% 미만대로 높지 않다. 도교육청 취업지원센터는 앞으로 특성화고 본래 취지에 맞는 '선 취업 후 대학 진학'이란 제도를 적극 활용하고 산학연계를 통한 맞춤형 인재를 배출하는데 총력을 기울일 생각이다"고 말했다. 그러나 앞서 살펴 보았듯이 교과부 특성화고 전국 취업률이 2, 3월 각 3.8% 차이가 나는 것을 보아도 알수 있듯이 중도탈락자에 대한 사후관리는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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