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지서 양지 꿈꾸는 ‘호남향우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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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지서 양지 꿈꾸는 ‘호남향우회’
  • 충청리뷰
  • 승인 2001.04.23 15: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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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反전라도’ 피해의식으로 향우회 참여율 의외로 저조
청주 5만명 거주 7~8개 소모임 운영… 연말엔 통합송년회

해병대전우회, 고려대동문회, 호남향우회. 한국 3대 불가사의(?)로 비유되는 친목집단이다. 연고주의가 뿌리깊은 한국사회에서 특히 집단내의 결속력이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것으로 소문났다. 군대 기수와 졸업학번의 서열을 따지는 해병전우회, 고대동문회는 연령,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영원한 선후배로 끈끈한 동지애를 발휘 한다.

해병전우회는 도내 시·군마다 모임이 결성됐고 고대동문회도 청주에서 가장 참여도가 높은 대학동문회로 손꼽히고 있다. 이들은 집단에 대한 '프라이드(Pride)'도 상대적으로 강해 모든 활동을 공개적으로 왕성하게 벌이고 있다.

이에반해 도내에서 호남향우회의 활동은 밖으로 드러나는 경우가 없다. 서울, 수도권과 달리 , 충북의 맹목적인 ‘반전라도' 정서가 완고한 탓 에 자신들의 모습을 노출시키기를 꺼리기 때문 이다. 98년 낌대중 선생님'의 대통령 취임이후 에도 충북도내 호남인들의 이러한 ‘피해 의식' 은 여전하다.

청주 주거인구 가운데 호남출신은 10% 미만인 51만명 내외로 추정된다. 하지만 연말 송년회에 모이는 회원은 불과 200명 안팎이다. “호남에 대한 차별은 수백년의 역사를 통해 진행되온 것이다. DJ 대통령당선이 일시적인 한풀이 효과는 있었겠지만 수백년간 뿌리박힌 피해의식과 보호 본능을 얼마나 해소시키겠는가. 고향을 떠난 호남인들은 더욱더 자기 방어본능이 강할 수밖에 없다.

특히 충북은 영남에 버금갈 정도로 반전라도 의식이 뚜렷한 지역이다. 이런 곳에서 호남향우회 간판을 내걸고 활동하는 것이 가능하겠는가” 호남인 모임을 주관한 관계자의 설명이다.
취재결과 청주에서 활동하는 호남인들의 모임 은 7~8개지만 전남·북을 어우르는 통합조직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역별로는 해남회, 노령회 등이 있고 출신고교별로 광주고, 광주일고, 전주고, 군산고가 동문모임 형태로 운영되고 있다. 이밖에 사업가, 전문칙업인 35명으로 구성된 호심회와 가장 연륜이 깊은 청호회는 70-80명의 회원이 적극적인 활동력을 과시하고 있다. 공직에서는 검찰, 기무사등 국가직 공무원들이 참여하고 있으나 외부 이목 때문에 회원가입은 고사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

이들은 모임장소도 호남인이 운영하는 식당을 1순위로 삼고 있다. 회원간의 상부상조 의미도 있지만 ‘전라도 사투리' 를 편치않게 여기는 지역정서와 소문을 의식해 스스로 몸조심을 하기 때문이다.
이들 소모임은 해마다 연말이면 '호남인의 밤‘ 행사를 통해 사실상의 '통합' 호남향우회를 열고 있다. 지난해말에는 호심회 주관으로 200 여명의 호남인들이 모여 일산부페에서 송년회를 가졌다.

이날 행사장에는 나기정시장과 민주당 흥덕구 노영민위원장, 상당구 흥재형의원 보좌관등 민 주당 소속 주요인사들이 참여해 눈길을 끌었다. 주최측이 민주당 소속 선출직 인사들을 초청했지만 실제로 DJ정부 출범이후 선거 때마다 호남 향우회의 지지를 확보하기 위해 민주당과 무소속 후보의 경쟁이 치열하게 벌어졌다. 호남향우회의 뚜렷한 정치적 성항은 열렬한 구애를 받기도 하지만 상대 진영으로부터 집중견제를 당하기 때문에 항상 내부의 딜레마이기도 하다.

“항우회라기 보다는 계모임 차원에서 개별적으로 운용하고 있다. 99년 작고한 은모씨가 통합 조직 결성에 앞장섰으나 결실을 맺지 못하고 돌아가셨다. 모임마다 성격이 조금씩 다르다보니 통합이 생각처럼 쉬운 일은 아니다. 일부 모임 은 부와 지위를 가진 회원들 위주로 구성되다보니 호남인들 사이에 역차별을 두고 있다는 비판론이 제기되기도 했다.

또 적극적인 회원들은 너무 몸만 사리지 말고 당당하게 이름을 걸고 모임을 활성화시키자고 주장하지만 대부분의 회 원들은 노출을 꺼리는 것이 현실이다. 이러한 경계와 한계가 없어지는 세상이 내 생전에 올 수 있을까 모르겠다." 광주에서 고교를 졸업하고 43년째 청주에서 살아온 K씨, 그는 아내와 충북선 종착지인 제천은 충청도 사투리를 전혀 들어볼 수 없는 지역이다.

 도내 최북단에 위치한 제천은 지리적으로 다릿재, 박달재가 가로막혀 오히려 강원도쪽 말씨가 많이 배어있다. 서울~영남을 가로지르는 중앙선과 태백선의 분기점이다보니 기질적으로도 충청도와 차이점이 있다는 분석이다. 외향적 성 향이 강한 제천인들은 지난 73년 재청 주 향우회를 결성, 올해로 29년째를 맞고 있다. 당시 청주교육대 신경순교수 가 36명의 동향인들과 모임을 만들어 초대회장을 맡았다.

 현재는 제천읍, 청풍면등 9개 읍·면 향우회에 1580명의 회원이 등록한 상태다. 이 가운데 제천 고동문회(420명), 제천여고동문회(320 명), 제천농고동문희((120명)등 3개 고교 동문회가 별도의 정례모임을 꾸려가고 있다. 공공기관에서는 충북도청의 연영 석문화진흥국장, 권기수관빽굉과장, 김문 기농업정책과장, 함기헌국제통상과장을 중심으로 제우회가 운영되고 있다.

 청주시에는 신동환재정경제국장이 재직중이며 별도의 동향모임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99년에는 이원종지사를 비롯해 이병준 국정원청주지부장, 서재 관충북경찰청장등 주요 기관장이 제천 출신으로 포진돼 화제가 되기도 했다.

향우회에 후원을 아끼지않는 회원으로는 장호종합건설 장호식대표, 향우회 원방희사무국장(흥원전설), 민안과 길병석원장, (주)근홍 장성수대표, 상당이비인후과 이권형원장, 신경통증크리닉 심재민원장, 주성자동차매매상사 김진 응대표등을 손꼽을 수 있다.

 안영진회 장은 “지난 92년도에 박명재회원이 성 화동 땅 150평을 기증했다. 여기에 제 천학사를 건립해 고향에서 유학 온 고교, 대학생들의 면학여건을 제공해 주고 회원자녀들의 장학사업을 펼치는 것 이 향후 계획이다. 항우회의 결속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고향과의 유대를 강화하는 것이 최선책”이라고 밝혔다.
함께 이곳에 뼈를 묻기로 작정했다. 한가닥 소망은 ‘여기서 낳고 키운 자식들이 나 죽고 난 뒤에는 전라도 출신 소릴 듣지 않았으면 좋겠다' 는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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