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리뷰·CJB청주방송 주최 ‘전국금강산마라톤대회’ 성황
2박3일간 금강산 관광하며 전국체전과 통일기원 행사 가져 ‘화제’

금강산의 하늘은 쾌청했다. 금강산은 마음씨가 고운 사람이 가면 봉우리마다 열고 모든 것을 보여주지만, 그렇지 않은 사람이 가면 안개와 구름으로 가린다는 말을 들으며 주최측은 2박3일간의 날씨가 맑고, 그러면서도 행사가 즐겁고 뜻깊게 진행되기를 바랐다. 결론은 대체로 만족한다는 평이었다.

충청리뷰와 CJB청주방송은 지난 20∼22일까지 금강산에서 ‘전국금강산마라톤대회’를 열었다. 이 행사는 하기 전부터 총 520명이라는 대규모 인원이 50년 동안 빗장이 걸려있던 금강산을 방문한다는 것도 뉴스였지만, 무엇보다 그 곳에서 마라톤대회를 한다는 것 자체가 상당한 화제를 몰고 다녔다.

‘금강산에서 달리기를 한다?’ 상식적으로 이루어질 수 없을 것 같은 이 일이 실제 벌어졌다. 최종 집계 결과 총 200명이 마라톤대회에 참가해 실력을 겨뤘다.구간은 통행검사소∼온천빌리지까지 10km. 상금 100만원이 걸려있는 영예의 1등 수상자는 송영환(46·농업)씨로, 송씨는 청마동호회 부회장이면서 마라톤 매니아인 것으로 알려졌다.

비무장지대 통과 때는 가슴 뭉클

20일, 오전 8시 30분에 출발해 여주-강릉-고성을 거쳐 금강산에 도착한 것은 오후5시 30분경. 멀기도 하지만 번잡스럽고 지루한 통행검사 절차는 분단국가라는 현실이 여실히 느껴지는 순간이었다. 지난해 9월 금강산 육로관광길이 열림에 따라 일행들은 비무장지대를 통과했다. 비포장도로로 울퉁불퉁 불편했지만 이 곳을 지날 때 가슴이 뭉클했다는 사람이 많았다.

현대아산측의 한 안내원은 “금강산은 ‘묻지마’가 아니라 ‘하지마 관광’이다. 하지 말라는 것 천지라서 나온 말”이라며 연신 하지 말아야 할 것에 대해 주의를 주었다. 둘째 날 마라톤대회가 끝난 후 주최측은 온천장 앞에서 참가자 전원의 이름이 새겨진 통일기원탑 제막식을 가졌다. 참석자들은 여기서 자신의 이름을 확인하고 연방 사진을 찍느라고 분주했다. 누구도 세울 생각을 하지 못했던 통일기원탑은 김만수 충북민족미술인협의회장 작품으로 통일 염원을 담고 있다.

이어 찾아간 금강산은 ‘민족의 자랑’ 이라는 수식어가 아깝지 않을 정도로 수려하고 아름다웠다. 손을 넣으면 그대로 초록색 물이 들 것처럼 맑은 물과 하나하나가 조각인 바위의 웅장한 모습, 잘 가꿔놓은 나무, 가슴속까지 시원해지는 깨끗한 공기에 환호성을 지르지 않는 사람이 없었다. ‘김일성동지께서 산삼과 녹용이 녹아 흐른다고 하시며 삼록수라고 이름지어 주시었다’라는 안내판이 써 있는 곳에 다다르자 모두 물 한 모금으로 입을 축이기도 했다.

이 날 저녁 일행은 금강산 문화회관에서 교예공연을 관람했다. 북측이 자랑하는 교예공연단은 국제적인 행사에서 많은 상을 수상했다고 한다. 하지만 기계처럼 움직이는 그들의 모습에서, 줄을 타고 묘기를 부리는 서커스단의 얼굴에서 뭔지 모를 슬픔같은 것을 느꼈다는 사람들이 많았다. 한 관람객은 “분단국가라는 현실도 슬프고, 사람이 아니라 기계처럼 일사불란하게 움직이는 공연단의 모습에도 가슴이 찡했다”며 이러한 사실을 뒷받침했다.

“운영미숙 있었지만 결과 좋았다”

마지막 날 해금강에서 진행했던 통일기원제도 일행의 관심을 끈 행사였다. 무수한 바위와 나무와 물이 만나 만들어낸 걸작, 삼일포와 해금강, 만물상은 입을 딱딱 벌리게 했다. ‘김일성동지 만세’ ‘우리나라 사회주의제도 만세’라고 바위에 쓴 글귀가 눈길을 끈 것 외에는 자연 자체가 예술이었다.

주최측은 통일을 바라는 마음을 한데 모아 제를 올리기 위해 과일, 떡, 술 등의 음식을 청주에서 준비해 가져갔다. 하지만 행사기간 동안 주최측의 운영미숙 등이 노출된 부분도 많이 있었다. 휴대폰 사용금지 규칙으로 서로 통신이 안돼 참가자들을 오랫동안 기다리게 하거나, 사전 협의대로 진행되지 못한 점도 있었다.

박만석 CBS 기독교방송 총무부장은 “진행이 미숙했던 부분이 있었고 사람이 너무 많아 이동시 불편했다. 그러나 금강산에서 마라톤행사를 했다는 것과 아름다운 경치를 구경할 수 있어 좋았다”고 말했다. CBS는 올해 창사 50주년을 맞아 금강산에서 오는 6월 통일가요제를 하고 10월에는 금강산마라톤대회를 열 계획으로 있다.

또 권영관 충북도의회 의장은 “마라톤을 하면서 흘린 땀방울이 통일을 앞당길 것이라고 생각하고 달렸다. 일정을 충분히 홍보하지 못해 참가자들이 우왕좌왕하는 등 시행착오도 있었지만 통신두절 때문에 생긴 것이라고 본다”며 “내년에 하면 또 오고 싶다”고 밝혔다. 도의회에서는 이번에 24명의 의원이 참가했다. 단체 참가로 눈길을 끈 팀들로는 민주평통청주시협의회(120명), 청주JC(45명), 하이닉스반도체(43명) 등이 있다.

청주JC는 오는 10월 ‘한국JC 제53차 전국회원대회’가 청주에서 열리는 것을 기념하는 의미에서, 또 하이닉스반도체는 노사화합의 자리를 금강산에서 갖는다는 뜻에서 참가했다.

현대아산측의 한 안내원은 “북쪽으로 16km, 남쪽으로 14km를 복원하는 철로공사를 진행하고 있다. 이것이 완공되면 동해북부선이 탄생된다”고 말했다. 앞으로 머지않아 기차를 타고 금강산을 여행하고, 나아가 통일의 그 날이 오기를 모든 참가자들은 기원했다. 2박 3일간의 여정은 전혀 색다른 경험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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