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동문회, 다문화학교 지정 추진 후원금 2억원 모금

학생수 감소 등으로 폐교 위기에 처한 한 초등학교가 동문들의 노력으로 다문화학교로 새롭게 태어날 전망이다.

청원군 미원면 금관리에 자리 잡은 미원초등학교 금관분교는 최근 학교 문을 닫아야 하는 어려움을 겪고 있다.

2001년 학생이 크게 줄어 미원초 분교로 편입된 데 이어 두 번째로 맞는 위기다. 이에 동문들 사이에서는 학교를 살려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되기 시작했다.

1970년대만 해도 전교생이 수백 명에 달하는 제법 큰 학교이자 소위 잘나가던 학교의 명맥을 유지하자는 것이다.

총동문회를 중심으로 이 같은 움직임이 시작됐고, 다문화학교 지정을 통한 금관초 살리기로 가닥이 잡혔다.

금관초 총동문회는 이를 실현하기 위해 지난 3일 청원군민회관에서 '후원의 밤' 행사를 개최했다. 이날 행사는 총동문회장을 맡고 있는 충북도의회 박문희 의원(22회)과 수석부회장 권순건씨(21회) 주도로 이뤄졌다.

충북도 농정국장을 지낸 강길중씨(21회)와 홍종균 전 한국도로공사 부사장(24회), 원할머니 보쌈으로 유명한 원앤원(주) 박천희 대표(25회) 등이 참석해 모교 살리기에 힘을 보탰다.

특히 바쁜 일정으로 행사에 참석하지 못한 박근희 삼성생명 사장(22회)과 윤갑근 서울중앙지검 3차장(32회)도 후원을 약속한 것으로 알려졌다.

총동문회는 앞으로 2억원을 모금한 뒤 학교 앞에 건립할 다문화 가정의 쉼터와 공부방, 도서실 등의 부지를 매입할 예정이다.

금관초 총동문회가 구상하는 학교 살리기 방안은 다문화학교로의 변신이다. 현재 미원면에는 다문화가정이 80가구에 달한다.

동문회는 이들이 머물면서 공부하고 쉴 수 있는 공간을 학교 앞에 지을 예정이다. 청원교육지원청이 부지만 제공되면 건물 신축을 약속한 만큼 추진에 가속도가 붙고 있다.

또 다문화가정의 부모들이 일할 수 있는 일자리 창출에도 힘을 쏟고 있다. 인근에 종업원 200명이 일할 수 있는 김치생산 공장을 유치한다는 계획이다.

중국에서 사업하는 기업 대표로부터 김치공장 건립을 약속 받았고, 청원군에 허가 신청을 낸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계획이 실현되면 아이와 부모가 함께하는 다문화학교가 세워진다. 낮에는 각자의 일터와 학교에서 열심히 일하고 공부하며, 밤에는 부모와 아이들이 함께 한국어, 중국어, 일본어, 영어 등을 배우게 된다.

영어는 원어민 교사가 가르치게 되고, 나머지는 다문화가정 부모들이 교사로 나서게 된다.

청원군과 청원지원교육청은 교육환경 개선을 위해 아낌없는 손길을 보내고 있다. 다문화 언어 체험실, 다문화 도서실, 다문화 쉼터 등의 건립과 운영비를 지원하고 있다.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도 운영하고 있다. 다문화 이해교육, 특기적성 교육, 체험 인생교육 등이다.

박문희 금관분교 총동문회장은 "학생수 감소로 학교가 문을 닫는 것을 막기 위해 다문화학교로의 변신을 모색하게 됐다"며 "학교의 명맥도 살리고 다문화가정에도 도움이 되는 지역교육의 산실로 만들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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