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강희 편집위원

충북도의회에는 3명의 여성의원이 있다. 한 명은 재선으로 지역구 의원이고, 나머지 두 명은 초선으로 비례대표이다. 그런데 이 중 A의원과 B의원을 다루는 언론의 태도가 아주 다르다.

물론 일부 언론이지만 A의원에 관한 부분은 우호적으로, B의원에 관한 부분은 ‘삐딱하게’ 다루는 경우가 많다. 또한 A의원은 언론을 아주 유용하게 잘 활용하는데 반해 B의원은 언론에 자주 당한다. ‘당한다’고 표현할 만큼 사실을 비틀거나 조롱하는 투의 기사가 많이 나온다.

그러나 사실은 왜곡돼 있다. 독자들은 이런 기사를 그대로 믿기 때문에 개인적인 문제라고 치부해 버릴 수 없다. A의원은 도정질문, 5분발언, 행정사무감사 등 각종 회의에서 자주 발언하고 언론에도 자주 오르내린다. 공격적인 질문을 많이 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 중 회의규칙을 둘러싼 의장단과의 입씨름, 민주당-한나라당과의 설전이 상당부분 차지한다. 그리고 어떤 사안에 대해 질문하다 갑자기 다른 질문을 하는 식으로 해서 의장으로부터 종종 경고를 당하기도 한다. 예를 들어 도지사 인사가 코드인사·정실인사라고 몰아붙이다가 충북대 구조개혁이 문제있고, 도의회 의정비 인상요구는 철회돼야 한다는 식이다.

질문내용이 집행부의 잘못을 지적하고 이를 개선토록 해서 도민들에게 도움되는 쪽으로 가야 하나 전혀 그렇지 않다. 무슨 목적 때문인지 몰라도 비본질적인 문제를 가지고 장시간 설전을 벌이는 경우가 많아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또 A의원은 기자회견을 많이 하기로 유명하다. 사안이 있을 때마다 기자실로 달려가 자신의 입장을 설명한다. 그간 억울하다는 식의 자기변명이 많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럴 때 언론들은 A의원의 말을 잘 들어준다. 기사 역시 이 의원 편에서 작성된다. 벌써 여러 차례 이런 일이 되풀이 됐다.

반면 B의원은 무척 열심히 연구하고, 고민하는 사람이다. 아마 전문위원실에서 가장 ‘싫어하는’ 의원일 것이다. 휴일에도 나오고 밤늦게까지 사무실에 앉아있으니 누가 좋아할까. 행정사무감사 때도 집행부 공무원들을 꼼짝 못하게 하는 질문들을 여러 건 했다.

그런데 기자들한테는 미운털이 박혔는지 비트는 기사가 많이 나온다. 화를 참지 못한 B의원은 벌써 몇 차례 기자들과 전쟁을 치렀다. 몇 몇 언론사 자유게시판에 장문의 글을 올리기도 했다.

얼마전에는 의원들이 자료를 과다하게 요구하고, 행정감사 일정을 이틀로 연장한 것이 문제가 있다는 기사를 인용하며 분노했다. 또 모 교육의원의 질문에 대해 ‘똥묻은 개가 겨묻은 개 나무란다’고 쓴 기사에 대해 도교육청 편드는 기사라고 비판했다. 독자가 봐도 이 기사들은 기자가 집행부 공무원인가 착각할 정도다.

언론을 잘 활용하는 것을 ‘언론플레이를 잘한다’고 한다. 두 사람의 차이가 여기서 생기는 건지 잘 모르겠다. 사람들은 A의원은 이것을 잘하고, B는 못한다고 한다. 이 말이 맞는지도 모르겠다. 중요한 것은 두 사람에 대한 기사는 많은 부분 왜곡돼 있다는 것이다.

친소관계를 떠나 기사는 바르게 작성돼야 한다. 독자들을 위해. 비판할 것은 편들고, 바른 것은 비판하는 경우가 너무 많다. 입은 비뚤어졌어도 말은 바르게 하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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