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응천 의원 교육청 행정사무감사서 '연구지도하는 교장 아쉽다' 질타
교육청, "본청·지원청·기관장 행사 많아서… 업무연찬서 주의 줄것"

▲ 지난 달 24일 충북도교육청에서 열린 행정사무감사에서 충북도의회 교육위원회 전응천 의원이 학교장 출장일수가 너무 많다며 도교육청을 질타하고 있다. 이날 전 의원에 대한 현직시절 출장일수가 공개되어 비난을 사기도 했다.
지난주 충북도교육청에 대한 행정사무감에서 단연 화제가 된 것은 역시나 학교장 출장일수였다. 연간 학생 등교일 수 202일의 77%에 이르는 무려 155일을 출장 다닌 학교장이 있는가 하면 70일 이상 출장을 다닌 학교장이 무려 96명이나 되는 것으로 지적됐다.  이는 충북도의회 교육위원회 전응천(64) 의원이 행정사무감사 자료로 제공받은데서 드러났다.

전 의원은 "학생이 가고 싶은 학교 선생님이 머무르고 싶은 학교가 되기 위해서는 학교장의 학교운영에 대한 남다른 연구와 관심이 필요하다"며 "경우에 따라 교재연구도 지원해야 하는 학교장 출장일수가 많다는 것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고 꼬집었다. 실제 전 의원이 충주, 제천, 단양 등 지역 교육지원청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A교장이 155일, B교장이 145일 등 70일 이상 출장을 다닌 학교장이 도내에서 96명으로 집계됐다.

충북교육청은 지역 교육지원청에서 제출받은 자료로 아직 전수조사를 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다만 지난달 24일 열린 도교육청 행정사무감사를 앞두고 사실 확인을 한 결과 도교육청과 지역 교육청 출장, 지역 기관장 행사에 참석한 경우가 많았다고 해명했다. 또 비급여 대상인 4시간을 넘지 않는 1∼3시간 이내의 출장이 대부분을 차지해 문제 될 것이 없다고 설명했다. 다만 12월초 예정돼 있는 학교장 업무연찬에서 출장 자제요청을 할 예정임을 밝혔다.

하지만 충북교육청이 최근 국회 교육과학기술위원회 권영길 민노당 의원과 안민석 민주당 의원의 국정감사 서면질의서에 답변한 것을 살펴보면 도내 초·중·고등학교 427개 학교의 학교장 출장비는 3년 전인 2009년 7억 8500여만 원이던 것이 지속적으로 증가해 8억 2700여만 원에 이르고 있다. 또 2011년 6월말 현재만 해도 5억 980여만 원을 넘고 있다. 즉 비급여 출장이 많다는 도교육청의 해명에 뭔가 문제가 있다는 얘기다.

물론 이번에 최다 출장일수로 논란의 중심에 섰던 C여중의 S교장의 경우 청원교육지원청이 제출한 학교장 출장일수 기한인 지난 3월부터 9월까지 교육과장을 지낸 특수한 상황이기도 했다. 청원교육지원청 교육과장의 경우 Wee센터와 특수교육센터, 과학영재원 등 3개의 센터장을 맡고 있다 보니 출장이 많다는 것이다. 실제 S교장은 "전임 교장의 출장일수를 포함했다면 문제가 되겠지만 9월1일자로 발령받은 내 출장일수라면 분명 문제가 있다"고 토로했다.

그는 "신임 발령 학교에서 근무일수가 채 70일을 넘기지 못했다"며 "청원교육지원청 교육과장 시절을 포함한 출장일수라면 3개의 센터장을 맡아 하다 보니 장학지도에 출장일수가 많을 수밖에 없다. Wee센터가 청원군 오창에 있고 청원교육지원청은 청주에 있다 보니 센터일을 보려면 출장을 갈 수 밖에 없는 특수한 상황이다"고 해명했다. 또 최다 출장일수로 논란이 됐던 일부 학교장들은 "중·고교장을 겸직하다 보니 지역행사에 참석할 일이 많아서"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도내 교육계 인사들은 "중·고교장을 겸직하는 경우가 그렇게 많지 않다"며 "대체로 도교육청과 지역교육지원청 출장을 제외하면 지역(동네) 기관장 회의 참석이 대부분이다. 꼭 필요한 행사는 참석해야 하겠지만 학교장이 학교 운영과 학생 지도에 대한 연구보다 지역행사에 얼굴 알리기에 더 열심히인 것은 분명 문제가 있다"고 꼬집었다. 청원군의 한 학부모 A씨는 "학교운영과 학생지도를 위한 출장이라면 얼마든지 환영이지만 지역행사에 단순 얼굴 알리기를 위한 것이라면 문제가 있다"며 "혹여 선출직을 고려한 것이라면 퇴임이후에 해야 할 것이다"고 말했다.

바른 소리 의원 '허물 찾기' 우려도…
'지우책인명'이지만 반성보다 교육의원 활동 위축시켜

도내 학교장 출장일수가 너무 많다며 일침을 가하고 나선 전응천 도의원이 비난을 사기도 했다. 정작 자신이 현직 시절 적지 않은 출장을 다닌 사실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지난달 24일 열린 행정사무감사에서 전 의원은 학교장의 과다 출장일수를 지적하며 철저한 관리감독을 주문했다. 이에 대해 박춘란 부교육감은 주의를 당부할 것임을 전했다.

하지만 전 의원이 도내 한 초등학교장으로 재직하던 지난 2006년 9월부터 12월까지 4개월여 동안 무려 91차례 출장을 다닌 사실이 밝혀졌다. 또 지난 2007년은 모두 171회 출장을 다닌 것으로 집계됐다. 이를 두고 교육계 일각에서는 '지우책인명(至愚責人明:지극히 어리석은 사람도 남을 나무라는 데는 총명하다)'이란 말로 전의원을 꾸짖기도 했다.

또 항간에서는 "교육장을 지낸 분이 학교장 업무의 특성을 잘 모르는지 이 같은 지적을 하는지 모르겠다"고 꼬집기도 했다. 이에 대해 전 의원은 "학교장 업무에 대해 제대로 설명하는 곳이 없었다"며 "내가 교장일 때 그렇게 출장을 많이 다녔는지 기억이 없다. 단순히 제출받은 데이터를 집계하다 보니 생긴 일이다"고 말했다.

사실 전 의원은 제천교육장을 지내기도 했다. 그러나 도내 한 학부모 단체는 "바른 소리를 하는 교육의원을 과거를 문제삼아 질책하고 반성하려 하지 않는 도교육청의 태도가 못내 못마땅하고 아쉽다"며 "너무도 잘 알기 때문에 과거를 되돌아 보고 반성해 지적하고 바로잡으려는 노력도 할 수 있는 것이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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