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심이 요동치고 있습니다. 한나라, 민주, 자민련 등 야 3당의 탄액안 처리를 계기로 폭발한 성난 민심이 활화산처럼 끓어오릅니다. 서울 부산 광주를 필두로 전국 곳곳에서 연일 탄핵무효 군중집회가 계속되면서 야 3당을 규탄하는 함성이 메아리 칩니다.

민주광장 서울 광화문에도 다시 수많은 시민들이 운집했고 부산 역 광장, 광주 금남로, 청주 철당간에도 시민들이 모여들어 촛불을 켜 들었습니다.

탄핵안 가결상황을 지켜보면서 눈물을 삼키며 어린아이를 들쳐업고 달려나온 30대 주부, 40대 노점상인, 만두집 주인, 목사, 교수, 변호사, 직장인, 대학생에 백발의 노인까지 남녀 노소 성난 시민들이 ‘탄핵 반대’ ‘국회 해산!’을 한 목소리로 절규하며 행진을 합니다.

87년 6월항쟁을 떠오르게 하는 불의에 대한 저항의 불꽃이 다시 타오르는 것입니다. 다른 것이 있다면 그 때는 군사독재정권과 맞붙은 것이요, 이번에는 거대야당의 횡포에 맞선점입니다. 학계, 종교계, 법조계, 문화 예술계, 지식인들도 일어나 다투어 탄핵반대 성명을 외칩니다. 국민의 분노는 식을 줄을 모르고 계속됩니다.

탄핵안이 잘못된 것이라는 데는 이론의 여지가 없습니다. 각종 여론조사가 그것을 확연히 증명합니다. 신문, 방송 전 매체의 여론조사는 잘못이라는 응답이 70%를 상회합니다. 탄핵을 주도한 정당들의 지지도는 급전직하로 폭락했습니다. 반노(反盧) 신문들의 조사결과도 그와 같으니 억지를 부릴 염도 못 냅니다.

지금 한나라당, 민주당은 공황에 빠졌습니다. 지도부의 퇴진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소속의원, 단체장들이 당을 떠납니다. 공천자들은 차가운 민심에 예봉이 꺾여 진퇴유곡입니다. 하지만 지도부는 여론악화는 언론 때문이라고 엉뚱하게 화살을 돌립니다. 참으로 딱합니다. 그처럼 뻔뻔하기에 사태가 이 지경이 된 것입니다.

그 날 탄핵안 가결을 선포한 박관용 국회의장은 득의 만만하여 통곡하는 열린우리당 의원들에게 대갈일성 “자업자득!”이라고 소리쳤지만 그 자업자득이 부메랑이 되어 자신들에게 돌아 올 줄은 몰랐습니다. 한 순간, 미소가 울상이 될 줄은 몰랐던 것입니다. 대통령 노무현에 대한 증오는 결국 업보가 됐고 제 손으로 제 무덤을 판 결과가 되고 말았습니다.

총선을 불과 1개월도 남겨 놓지 않은 시점에서 한나라당과 민주당이 선택할 카드는 별로 없습니다. 악화된 민심을 되돌리기란 불가능합니다. 단, 물은 엎질러졌으나 그나마 쓸어 담는 길은 국민 앞에 무릎 꿇고 사죄하고 탄핵안을 철회시키는 것 밖에 없다고 봅니다. 그렇게 할 때 두 야당은 살 수 있을 것입니다.

사는 길은 그 길 하나밖에 없습니다. 죽고자 하면 산다는 사즉생(死卽生)의 교훈을 안다면 그렇게 해야 할 것입니다. 그러지 않고 참회 없이 독선과 오만을 버리지 않는다면 국민들은 4월15일의 총선에서 뜨거운 ‘본때’를 보일 것입니다.

민심을 무서워 할 줄 알아야 합니다. 그것은 대통령만이 아니고 국회의원들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우리는 현대사에서 오만한 지도자들의 말로가 어떠했던가를 수 없이 보아 왔습니다. 그럼에도 국민을 무시하고 조작의 대상으로 전락시키며 사리사욕, 당리당략에 사로잡혀 제 욕심 채우기에 혈안이 되어 왔으니 국민들이 이처럼 분노하는 것이 아닙니까.

‘민심은 조석변(朝夕變)’입니다. 백성의 여론은 아침 다르고 저녁 다르다는 이 불변의 진리를 어떻게 받아들이느냐에 두 야당의 운명이 걸려있습니다. 노무현이 밉다고 나라를 불태우는 것을 국민들은 결코 그냥 보고있지 않을 것입니다.
                                                                                                       /본사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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